달의 바다라는 제목에 끌려서 읽고 싶은 책 리스트에 적어두기만 하고 있던 책이었는데, 친구와 시작한 책교환해서 읽기에 첫번째 주자가 이녀석이었다. 내가 읽고싶던 책이기는 했지만, 한동안 금독서(?)랄까... 독서를 잠시 안했더니 다시 책 읽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게 책을 받고 열흘정도 지나서야 드디어 책을 읽게 되었다.
차례를 훑어보면 알겠지만, 하나의 날짜 그리고 2 개 정도의 이야기들. 이런식으로 번갈아가면서 나와있다. 처음엔 이런 구성을 이룬 책에 뭐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날짜가 나와있는 것은 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읽어보니 미국의 고모가 할머니에게 보낸 편지였다. 그리고 날짜가 아닌 작은 소제목들은 이 책의 주인공. 취업 실패에서 허덕이고 있는 은미 시점의 이야기들이다.
편지부분의 내용들을 읽어보면 전문적인 단어들이랄까... 그런 것도 나와있어서 대충 읽으면 진짠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생각해보면 이건 어딘가 모르게 허무맹랑한, 소설같은 이야기들이다. 고모는 미국에 간 뒤, 할머니에게만은 꼬박꼬박 편지를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또 다시 높은 취업의 문에 부딪혀서 자살을 생각하던 은미가 수면제를 사갖고 들어오던 날, 할머니는 잼을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날, 할머니는 은미에게 미국의 고모에게 갔다오라는 특명(?)을 내린다. 가족들의 반대에도 할머니는 은미의 미국여행(?)을 추진했고, 그렇게 미국에 도착한 은미는 고모를 만나면서 진실을 알게된다. 그리고 미국에서 돌아온 은미는 고모의 마음을 이해했기에 가족들에게 그 비밀을 지켜주지만, 찬이에게만은 진실을 털어놓는다.
이 책을 읽는동안 나는 즐거웠다. 내용 전개가 특이해서라고도 할 수 있지만, 일단 내용이 재미있었다. 소설 속 흔한 결말인 해피엔딩이 아닌, 열린결말. 결국 주인공 은미는 이대갈비에 출근을 하지만, 아직 글쓰는 일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이 책을 덮고나서 난 이 책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버렸다. 뭐라고 콕 찝어서 말할 수 없지만, 뭔가 뭉클 하면서 머리가 개운해지던 느낌이 들었다. 사소한 것 하나로 고민하고, 정작 중요한 것보다 다른 것들로 고민을 하던 나한테 그런 고민할 시간에 그냥 부딪혀. 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마지막에 은미가 찬이에게 말했던 것처럼 아직 젊으니까 무엇이든 가능해 라는 말에 두근두근했다라고 하는게 제일 좋을 것 같다.
이 작가의 다음 책이 기대된다.
<책 속 좋은 글귀>
동물이 다시 가길 원치 않았던 우주로, 인간들은 끊임없이 되돌아가요. 우주에 다녀온 뒤 다음 비행을 포기했던 비행사는 지금껏 단 한 명도 없었죠. 그건 인간만이 자기가 선택한 삶을 살기 때문일 거에요. 내가 선택한 대로 사는 인생이죠. 그것마저 없다면 우리의 삶이 무엇 하나 동물보다 나은 것이 있겠어요? -p.108~p.109
즐거움을 위해서. 만약에 우리가 원치 않는 인생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거라면, 그런 작은 위안도 누리지 못할 이유는 없잖니.-p.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