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추천 책을 뒤지다가 제목에 끌려서 읽고싶은책 리스트 한켠에 제목을 적어둔 적이 있다. 그리고 며칠 전, 도서관에 들러서 빌릴 책을 둘러보던 중 이 책을 발견했다. 맨 위 칸 구석쪽에 위치한 얇은 책이었지만, 제목을 하나하나 훑어보고 있던지라 쉽게 눈에 들어왔고, 바로 빌리기로했다.
헬렌 할프는 뉴욕에서 글을 쓰고 있는 가난한 작가이다. 그녀는 어느 날, 신문 한 귀퉁이에서 본 마크스 서점에 대한 광고를 보고, 런던으로 편지를 보내면서 마크스 서점의 프랭크 도엘과의 우정은 시작된다. 어느 날, 뉴욕에서 날아온 한 통의 편지. 신경질적인 느낌에 쌀쌀맞은 한여인의 책문의 이자 주문서 였다. 그리고 무뚝뚝하지만, 맡은 일에 충실하고 성실한 프랭크 도엘은 답장과 책 그리고 청구서를 보낸다. 책을 파는 한 상인과 책을 사는 한 여작가의 청구서와 주문서이지만, 그 속에는 따뜻함이 묻어있다. 책 이라는 매개체가 있었기에 이 둘은 20여년간의 우정이 지속될 수 있었다. 처음 시작은 프랭크와 헬렌, 둘 뿐이었지만, 세실리를 시작으로 서점의 다른 직원들도 가끔 편지를 했고, 프랭크의 가족과도 편지를 나누며 우정을 키워갔다. 그리고 69년 1월 8일 변호사가 보낸 한 통의 편지로 프랭크의 사망소식을 마지막으로 이 둘의 편지는 끝난다. 그리고 헬렌은 그 동안의 편지를 갖고 출판사로 갔다는 것 같다.
처음에 이 책을 집으로 갖고와 쭉 훑어보면서 뭔가 했었다. 난 제목만 보고, 추리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책이었던 지라, 이 편지인지 일기인지를 묶어놓은 것 같은 이건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리고 처음에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이 여자 굉장히 신경질적이고, 히스테리틱한 느낌을 주네 였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왠지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영국과 미국이라는 국경에 바다까지 건너가며 책을 통해 이어진 두 사람의 우정이 부럽기도 했다.
헬렌 할프가 주문하는 책들은 고서적에 내가 좋아하는 소설들이 아닌지라 흥미를 끄는 책들은 별루 없었지만, 몇 가지 읽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책들은 있었다. <캔터베리 이야기>, <새뮤얼 페피스 - 일기>,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오만과 편견>, <어느 시골 부인의 일기>.
이 중에서 볼 수 있는 책이 있다면 한 번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
또, 이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진 적도 있는 것 같은데 영화로도 한 번쯤 보고 싶다.
<책 속 좋은 글귀>
혹 채링크로스 가 84번지를 지나가게 되거든, 내 대신 입맞춤을 보내주겠어요? 제가 정말 큰 신세를 졌답니다. -p.145 <69.4.11 헬렌의 편지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