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이 책은 안중에 없던 책이었다. 지마켓에서 특가 세일을 해서 책을 살펴보는 동안에도 관심을 주지 않던 책이었는데, 이 책의 작가가 <연금술사>의 파울로 코엘료였다. 그리고 책에 대한 정보 없이 작가 하나만을 믿고 덥썩 지르게된 책이다. 하지만 책을 사고나서도 도저히 손이 가지 않던 책이었는데, 설연휴를 맞아 읽기 시작했다.
책은 마리아라는 한 창녀의 이야기이다. 어렸을 때 마리아는 백마탄 왕자가 나타나 자기를 이 조용한 마을에서 꺼내주기를 꿈꾸는 그런 아이였다. 첫사랑도 있었고, 소녀시절 몇 사람과 사랑에 빠지기도 했지만, 그들은 모두 마지막엔 마리아 곁을 떠났다. 그 결과, 마리아는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집, 남편과 자식을 꿈꾸지만, 열정은 모든 것을 망쳐버리니까 더이상 사랑에 빠지지 않겠다는 결심을 한다. 마리아는 점점 예뻐졌고, 관심을 표하는 남자들도 많았지만, 마리아는 항상 적당히 상대해 줄 뿐이다. 그러던 어느날, 마리아는 그 동안 일해서 모은 돈으로 리우데자네이루 남동쪽의 코파카바나라는 해안도시로 여행을 간다.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난 한 스위스 남자로 인해 마리아의 인생은 바뀐다.
그렇게 여행에서 만난 그 스위스 남자의 감언이설에 속아, 마리아는 성공하겠다는 큰 꿈을 앉고 스위스로 떠난다. 하지만 큰 꿈을 안고 도착한 곳에서 마리아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 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이른다. 결국, 마리아는 스위스 남자의 가게에서 나온다. 그리고 여기저기 프로필 사진을 보낸 뒤 연락을 기다리던 중, 어느 곳에선가 연락이 왔다.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난 한 남자로 인해 마리아는 창녀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그러던 중,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 일에서 살아가던 마리아는 어느 날 커피숍에서 만난 한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 책은 생각지도 않게 연애소설이었다. 파울로 코엘료 라는 작가를 떠올릴 때, 쉽게 연애소설과 매치가 안되기도 할 뿐더러, <연금술사>같은 자아발견과정. 이런 걸 기대했던 지라 연애소설이라는 것에 조금 충격이 있었다. 하지만 글 쓰는 건 작가니까... 그리고 파울로 코엘료니까... 라는 생각을 갖고 열심히 읽어나갔다. 파울로의 책은 항상 마음에 드는 구절들이 많았는데, 역시나 이 책 속에서도 마음에 드는 구절들이 많았다.
책은 마리아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중간중간 마리아가 쓴 일기가 나온다. 마치 옛날이야기를 하듯이, 그리고 일기를 증거자료로 내미는 것 같은 글 전개가 이루어진다. 책을 읽는내내 궁금했던게 책의 제목이 왜 11분인가 였는데,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의미라서 좀 충격이었다.
어쨋든, 책은 마리아의 사랑이야기이자, 삶에 대한 통찰(?)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사랑이야기가 더 많기는 했지만....
<책 속 좋은 글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나는 세상의 제물일 수도 있고, 자신의 보물을 찾아 떠난 모험가일 수도 있다. 문제는 내가 어떤 시선으로 내 삶을 바라볼 것인지에 달려있다. -p.60
롤러코스터, 그게 내 삶이다. 삶은 격렬하고 정신없는 놀이다. 삶은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리는 것, 위험을 감수하는 것,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그것은 산을 오르는 것과도 같다. 자기 자신의 정상에 오르고자 하고, 그곳에 도달하지 못하면 불만과 불안 속에서 허덕이는 것. -p.70
어쨋든 여행이 지속되는 동안은, 주변 경치를 바라보고 스릴을 즐기며 소리를 질러대야 하리라. -p.70
어느 누구도 타인을 소유할 수 없으므로 누가 누구를 잃을 수는 없다는 것을. 진정한 자유를 경험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소유하지 않은 채 가지는 것. -p.122
열정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과 그것에 맹목적으로 뛰어드는 것, 둘 중 어느 것이 덜 파괴적인 태도일까? -p.160
욕망은 내 영혼이 선택한, 너무나 강렬해서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전염될 수 있는 마음의 동요이다. -p.216
가장 강한 사랑은 자신의 연약함을 내보일 수 있는 사랑이다. -p.223
고통 역시 자연스런 과정의 일부이다. 운동을 하는 사람은 누구나 안다. 목표달성을 원한다면, 매일 일정량의 고통이나 불편을 감수해야만 한다는 사실을.-p.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