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책에 대해서 어떻게 알게되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북카페를 돌아다니다가 알게 된 것인지,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영화기대작의 원작으로 알게된건지 모르겠다. 어쨋든 난 이 책이 다루는 내용의 흥미가 생겼고, 주문을 해버렸다.
안나는 유전자 조작에 의해 백혈병에 걸린 언니, 케이트를 위한 동종기증자로서 태어나게 된다. 안나는 어릴 때부터 언니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면 함께 입원해왔다. 그리고 골수, 제대혈, 줄기세포 등 언니를 살리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들을 어릴 때부터 제공해왔다. 안나가 13살 때, 케이트의 신장에 이상이 생겼다. 그리고 엄마, 사라는 안나에게 케이트를 살리기 위해 신장 이식을 제안한다. 하지만 안나는 언니, 케이트가 위험해질 결정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몸의 권리를 찾기위해 유능한 변호사인 캠벨을 찾아간다. 캠벨이 안나의 의뢰를 받아들여 의료 해방 탄원서를 제출함으로써 부모, 자식간의 법정 공방이 시작된다.
처음 책을 봤을 때 심상치 않은 두께에 놀랐지만, 두께는 읽는데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읽는 동안 무거워서 팔이 아팠던 것만 빼면...
처음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정신없었다. 이 책 속 등장인물들의 시점이 모두 나오다 보니까, 정신 차리지 않으면 누구 시점인지 잠깐 앞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 번거로움이 있음에도 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밤새 이 책을 읽었다.
난 책을 읽으면서 사라가 케이트를 살리기 위해 유전자 조작을 통해 동종기증자가 될 수 있는 아이를 갖자고 브라이언에게 말할 때, 좀 거슬리긴 했지만 그냥 넘겼다. 하지만 안나를 낳고, 하는 말이 탯줄 조심해줘요 라는 것에 이 여자 뭐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안나라는 새로운 자기 자식이 생겨난건데, 케이트 생각만 하다니... 안나는 너무 불쌍하잖아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사라의 생각은 모두 케이트의, 케이트를 위한, 케이트에 의해 라는 느낌을 주었기에, 과연 안나를 동종기종자로서가 아닌, 그냥 안나로서 진심으로 사랑하긴 했던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로는 제시와 케이트, 안나를 모두 똑같이 사랑한다 하지만, 언제나 사라에겐 케이트밖에는 안보이는 듯한 느낌을 줘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나는 사랑하지만 죽어가는 자식을 살리기 위해 하는 일이어도 넘어서는 안되는 선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아이를 위한 무조건적인 희생을 요구하는게 과연 부모로써 옳은 행동이었을까 하는 것이다. 죽어가는 아이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아이 또한 중요하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 결말로 향할 수록 예상하지 못 했던 내용들이 나온다. 안나가 부모님을 고소한 이유, 충격적인 결말까지...
이 책은 당신이라면 이 상황 속에서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라는 문제를 우리에게 내주는 것 같다. 당신은 단호하게 잘못이다 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겠는가 라는 질문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책을 읽으면서 고등학교 2학년 정치시간에 <타임 투 킬>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우리는 이 영화를 보고, 자신의 딸을 성폭행 한 백인 남자를 죽인 흑인 남자가 과연 유죄인가 무죄인가를 놓고 미국의 재판처럼 배심원역까지 정해서 우리끼리 결론을 내리는 수업을 했던 적이 있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왠지 모르게 이 영화가 떠올랐다.
이 책에 의학용어들, 법률용어들이 제법나오는데, 그것들에 대한 주석을 달아줬으면 좀 더 상황 이해가 쉽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올해 이 책이 영화로 개봉예정이라고 하는데, 이 섬세한 글을 어떻게 표현해냈을지 궁금해진다.
< 책 속 좋은 글귀>
아저씨도 보이지 않는 사람이었군요 -p.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