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도서관에서 이 책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기에 검색해보니 소장도서가 아니었다. 그래서 작년에 도서신청을 해두고, 이번학기 개강하자마자 도서관에서 바로 빌려왔다. 책을 본 첫인상은 이 책 제목 도대체 무슨 뜻이야 였다. 제목에 대한 궁금증을 일단 뒤로하고, 책을 읽다보니 곧 알 수 있었다. <기다리는 사람들>, <이즈모야상곡>, <무지개와 구름과 새와>, <회전목마>라는 총 4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리고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모두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라는 책을 염두해둔 채 쓴 소설들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처음 두개는 이해가 갔지만, 뒤에 두개는 좀 연관성을 찾기 힘들었다.
<기다리는 사람들>은 독서가 취미라는 이유로 회장의 저택에 초대받은 고이치의 이야기이다. 회장의 저택에는 회장을 포함해서 4명의 사람이 고이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곳에서 그들은 다른 사람에게 양도해서는 안된다. 빌려줄 경우에는 딱 하룻밤만 가능하다는 전설의 책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라는 책을 과거에 읽었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회장의 죽은 친구가 감추어두었다는 그 책을 찾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매년 한 명씩 2박 3일동안 그 저택으로 초대하는 다과회를 열고 있었던 것이다. 석류 라는 단서는 무엇이고, 고이치가 풀어낸 다과회의 수수께끼, 그리고 마지막 노인들의 이야기까지.... 긴장감도 적당히 들면서 굉장히 재미있었다.
<이즈모야상곡>은 출판사 편집자인 다카코가 다른 출판사에서 일하는 아카네와 함께 야간열차를 타면서 시작된다. 아버지가 언젠가 때가 되면 보여주겠다던 <삼월은 붉은 구렁을>을 읽었던 다카코는 이 책 이야기를 아카네에게 하면서, 작가를 찾아낸 것 같다며 자신의 추리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기대감에 부풀어 도착한 이즈모의 그 집은 이미 폐가가 되어 버려져있었다. 하지만 다카코는 뭔가 찜찜했던 것들을 마지막 퍼즐 조각을 찾아서 맞추듯, 풀어낸다. 그리고 다카코는 <삼월>이야기가 어떻게 쓰여졌는지 진실을 알게된다. 이 이야기는 긴장감도 있으면서 마지막에 다카코가 풀어낸 것들을 읽으면서, 아카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무지개와 구름과 새와>는 배다른 두 자매의 이야기이다. 어느 날 갑자기 미사오와 쇼코가 돌연, 공원에서 시체가 되어 발견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미사오의 과외 선생님이었던 나오코가 방학을 맞아 집에 돌아왔을 때, 도착한 미사오에게 온 한 권의 노트를 보게된다. 그리고 나오코는 둘이 죽었다는 공원에 찾아가서 미사오의 후배와 전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죽음의 진실을 알게되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에서는 <삼월>이야기에 대해서는 제대로 언급이 안되서 몰랐는데,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그 책이 존재하기 전 이야기라는 것 같다. 어쨋든, 하나의 진실에 당도하기 위해 이야기가 전개되는게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마지막 이야기인 <회전목마>는 굉장히 정신이 없었다. 이야기가 하나로 압축 된게 아니라 몇 개의 이야기가 동시의 전개되는 느낌이었달까... 2월의 마지막날 3월이 아닌 때에 들어온 학생은 파멸을 불러온다는 좀 이상한 학교로 리세는 전학을 갔다. 그리고 그 곳에서 돌연 학생들이 사라져버린다. 그러다가 갑자기 많은 학생들이 시체가 발견되면서, 학교에 불이 나버린다. 다른 이야기들도 몇 개 있지만, 그 부분은 왠지 정신이 없어서 그랬는지, 잘 기억은 안나고, 이 학교 이야기만이 인상깊이 남아있다.
책을 다 읽고나서, 마지막 이야기는 좀 아리까리하기도 하고, 정신없는 느낌도 들었지만 재미있었다 라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뒤에 온다리쿠의 다른 책들을 보니, 아무래도 이 책은 삼월시리즈라고 불리는 책들의 전조라고 해야할까.... 복선이 되는 이야기라고 해야할까.... 어쨋든 그런 느낌의 책인 것 같았다. <회전 목마>의 리세 이야기와 관련한 이라고 해야하나... 어쨋든, 다른 삼월시리즈들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 좋은 글귀>
이제는 사람들에게 책을 읽히려면 책을 금지하는 수 밖에 없지 않나? -p.109~p.110 <기다리는 사람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