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이 책이 난 굉장히 두꺼운 소설책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받아보고 굉장히 얇은 책이라는 것에 조금 놀랬다. 단순히 달의 사막을 사박사박이라는 귀여운 제목에 끌려서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책이었다. 그렇게 읽고싶은 책 리스트에 적어놓고, 잊고있다가 우연이 이 책의 제목을 다시 보게되면서 주문했고, 공부하다가 지루해서 잠깐 기분전환삼아 가볍게 읽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두 모녀의 이야기이다. 딸인 사키와 엄마의 평범한 일상이야기. 사키는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고, 엄마는 소설가이다. 그래서 사키는 엄마에게 매일 밤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사키와 엄마가 함께 살면서 있는 몇몇 이야기들을.... 조그만한 에피소드들을 엮어서 만든 책인 것이다.

이 책에는 특별한 장치가 없다. 큰 사건이나 반전이나 이런 것 하나 없이 일상의 잔잔한 작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사키의 시선에서.... 어린아이다운 상상력이 담겨 서술되기도 하고, 사키가 커가는 것을 지켜보는 엄마의 시점으로 서술되기도 한다. 이런 큰 사건이나 반전이 없음에도 이 책은 재미있고, 귀엽다. 나름대로 일본 소설을 많이 읽는편인데, 이 책의 작가는 처음 접하는 거였다. 그래서 이 작가의 다른 책들은 뭐가 있나 하고 찾아보니, 원래 이 작가는 미스터리 소설쪽으로 유명한 작가인 것이다. 뭐, 나쁜뜻은 아니지만, 미스터리 소설을 쓰시던 분이 이런 아기자기한 소설을 썼다니.... 좀 놀랬다. 어쨋든, 이 작가의 다른 소설들도 기회가 된다면 읽어보고 싶다.

작년 초, 완득이라는 소설은 나에게 큰 즐거움을 줬었다. 제 1회 창비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했던 작품이었는데, 당시에 평판들이 좋아서 읽고 괜찮아서 내년에 이 상을 수상할 책에 기대하고 있었는데, 올해 초, 위저드 베이커리라는 책이 수상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래저래 읽는 것을 미뤄오다가 학교도서관에서 예약해서 읽어보기로했다.

이 책의 주인공의 집은 재혼가정으로 새엄마와 이복여동생, 아빠 이렇게 4명으로 구성되어있다. 어려서 친엄마에게 버림받았던 적이 있는 주인공은 엄마에 대한 큰 애정도 없고, 아빠가 재혼하신 새엄마에게도 기대하는게 없다. 그렇게 집안에서 큰 마찰없이 지냈는데, 그게 거슬렸던건지, 주인공의 아빠가 너의 엄마는 어쩌구 하면서 애를 혼내며 자기가 새엄마임을 인식시키는게 마음에 안들었던건지, 새엄마는 교사라는 직업답게 꽤나 지능적으로 주인공을 괴롭혔다. 학대한다던가 하는게 아닌, 가족에서 분리시킨다라는 느낌이랄까... 그렇게 주인공은 점점 자신의 방에만 처박혀 있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었고, 자신의 의견을 눈 앞에 글이 없이는 제대로 말을 표현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린여동생이 성폭행을 당한것이다. 그 일로 길길이 날뛰는 새 엄마는 아이가 지목한 선생을 상대로 법정싸움까지 갔다. 하지만 결국 딸에게 상처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새엄마는 딸에게 그 사건의 진범이 누군지 계속 추궁하자, 딸은 이 주인공을 손으로 가리킨 것이다. 이에 오명을 뒤집어 쓴, 주인공은 위저드베이커리라는 빵집으로 들어가 숨겨달라고 한다. 이 빵집은 주인공이 저녁거리를 사기위해 항상 들르는 곳이다. 어쨋든, 그 곳에서 주인공은 이 빵집의 주인의 정체가 마법사라는 것을 알게되고, 주인과 종업원인 앵무새를 좋아하게 된다. 그렇게 빵집 오븐 뒤에서 지내다가 한 사건으로 인해 집으로 돌아가게 된 주인공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된다. 그리고 그 부분에서 두 개의 결말로 나뉘게 된다. 타임리와인더로 시간을 돌렸느냐, 그렇지 못했느냐의 결말로....

내가 이 책이 정말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이 두개의 결말 때문이었을 것이다. 등장인물 중에 마법사라는 존재가 있었다는 것도 한 몫 했지만....

신비한 빵가게 위저드 베이커리.... 이 곳에서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것들이 정말로 현실에 존재한다면 과연 난 무엇이 사고 싶어질까 생각해봤지만, 그리 없을 것 같다. 타임리와인더라면 조금 갖고 싶기도 하지만, 지나간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서 내가 그 일을 또 반복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는데 괜히 모험을 할 필요를 못 느낀달까... 그냥 앞으로 남은 시간들에 충실하게 사는게 낫지 않나 싶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전문가분들이 이래서 좋네, 저래서 좋네 이런건 잘 모르겠고, 난 그냥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고, 재미있었다. 우리나라 소설이 나쁘다거나 한건 아니지만, 이 위저드 베이커리는 우리나라 소설에서 읽기 힘든 스타일의 소설이었다라는 느낌이었다.

어쨋든, 제 3회 수상작은 어떤 책이 될까 또 다시 기대가 된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연재를 했던 나비가 책으로 나왔다. 개인적으로 인터넷으로 보는게 눈도 아프고 해서 난 챙겨보지 않았는데, 잊고 있던 사이에 책으로 출간된 것이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눈에 띄어서 바로 빌려왔다. 이 책 역시 장편소설인 줄 알았으나 총 16개의 단편들로 이루어진 단편집이었다.

이 책의 단편들은 하나하나가 모두 역시 온다리쿠 라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온다리쿠씨의 책을 좋아하는데, 단편보다는 장편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 나비는 정말 한편 한편이 매력적이었다. 무섭도록 소름끼치기도하고, 뭔가 오묘하게 신비하기도 한 이야기들이 엮여있는 책이었다.

그 중에서도 인생에 남았던것들 몇 개가 있는데, 제일 처음에 읽었던 관광여행이야기와나비사와 봄, 그리고 여름 이랑 당첨자, 선생님의 착한 제자 등등 많이 있다. 정말 폐쇄적인 도시로 그 곳에서는 손이 자란다던가, 그랬다. 그런 폐쇄적인 곳에서 어느 날 부턴가 극소수의 사람들을 받아서 관광객들을 받아준다는 곳이다. 그렇게 죄지은 것도 없는데, 한 밤중에 버스를 타고 그 마을로 급하게 인원체크만한채 출발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여행을 마치고 온 사람들은 그 곳의 이야기를 절대 입밖에 내지 않는다. 무서워서...... 그리고 종종 그 여행을 갔던 사람들이 실종되기도 한다... 이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 관광여행이었다. 제일 처음에 있는 이야기였는데, 처음부터 나를 책 속으로 확 빨아들이는 내용이었다. 나비사와 봄, 그리고 여름이라는 이야기는 나비사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당첨자는 뭔가 좀 씁쓸한 이야기였다. 로또에 당첨이 되어도 마음껏 기뻐할 수 없다. 생명의 위협이 있기때문에 그 기한동안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두려움 속에 살아야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로또에 당첨되고 두려움을 못이기고 자살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로또에 어느 시골마을에 한 남자가 당첨된 것이다. 하지만 그 로또에는 숨겨진 음모가 있었던 것이다. 선생님의 착한제자는 읽으면서 헛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불쌍하기도하고, 그런느낌이었다. 어렸을 때 좋지 못한 가정환경에서 자란탓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한 사람의 이야기. 그 외에도 뭔가 자극적인(?)이야기를 듣게되어 머리속에서 상상하게 되면, 그 것이 현실속에 나타나서 항상 후추를 들고다니는 형제의 이야기인 저녁식사는 일곱시라던가, 일본이 동서로 나뉘어서 대립한다는 가정하에 쓰인 다리라던가.....

이 나비라는 단편집은 하나하나 이야기가 다 역시 온다리쿠라던가, 온다리쿠스러운 이야기 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제목도 참 잘 정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신비로운 느낌이 강한 나비. 신비스럽고, 미스테리틱하고, 조금은 무섭기도 한 이 책에 딱 어울리는 제목이었지 않나싶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원서를 읽으며, 원서가 주는 느낌은 어떤지 느껴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