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끌리게 된건 흑백합이라는 제목도 있었다. 하지만 제일 큰 이유는 탐정은 등장시키지 않은 채 작가의 교묘한 트릭만으로 독자의 뒤통수를 친다는 말때문이었다. 도대체 어떤 서술트릭이길래 이런 평을 받은거야? 라는 생각에 어떤 트릭인지 궁금해졌다.
이 책은 크게 두 개의 시대로 나눠져 있다. 스스무, 카즈히코, 카오루가 등장하는 1952년의 롯코산과 스스무와 카즈히코의 아버지들의 시대이야기... 이렇게 크게 두 시대가 교차되며(?) 내용이 서술되고 있다. 여름 방학을 맏아 스스무는 시원한 곳에서 지낼 수 있다는 말에 아버지와 아는 사이인 카즈히코네 별장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카즈히코와 카오루를 만나게 되는데, 이 여름방학 동안의 이야기가 이 책의 주 내용이다.
이 책은 생각보다 얇은 두께에 내용도 지루함을 못 느껴서 빠른 속도로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처음에 이 책을 읽으면 이거 미스테리 장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이 책을 다 읽고나서도 난 미스테리라는 느낌을 받지는 못 했다. 하지만 이 작가의 글솜씨에는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평범한 듯 하지만 평범하지 않달까.... 이 책에 등장하는 세 아이들은 우정, 풋사랑을 키워갔다면, 이 책에 어른들은 기묘하게 얽혀있다...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장까지 읽고 책장을 덮으면, 이 책 속 등장인물들의 기묘한 관계(?)들이 정리가 된다. 책 속에 그냥 사소하게 나오던 것들이 복선이 되어주기도 하고, 그냥 스쳐지나가듯이 나왔던 내용이 뒤에서 밝혀지기도 하는 등... 정말 이 작가는 독자들을 손바닥에 올리고 쥐락펴락하는 서술방식이었다.
이 작가는 이번에 처음 접하게 됐는데, 만약에 기회가 된다면 이 작가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