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 저번에 지시장에서 특가로 질러둔 책들 중에 이번엔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을 고를 때, 당시 내 상태는 폐인의 절정을 이루던 때라 갖고있던 책들 중 비교적 얇은 이 책으로 정했다. 이 책의 제목 악의, 이 책의 내용과 무슨 상관이기에 제목이 이럴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악의 인거지?

이 책은 한 인기 소설 작가의 죽음, 그리고 이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 과연 범인의 범행 동기는 무엇인가. 이것이 이 책의 수사의 주요 초점이다. 이 책의 형사는 <붉은 손가락>이라는 책에 등장했던 인물, 가가 형사이다. 난 이 책을 읽고 가가형사가 마음에 드는 캐릭터 였기에 이 책에 가가형사가 등장해서 반갑고 좋았다.  가가형사는 전직 교사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 학교에서 있었던 한 사건으로 도망치듯 학교를 떠났다고 한다. 그렇게 전직하게 된 직업이 형사. 그런데 이번 사건의 용의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옛 동료교사였던 것이다. 그렇게 가가형사는 편견을 갖지 않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이 사건의 범인과 범행동기를 알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 책의 전개방식은 특이하다. 이야기는 이야기인데, 형사의 수기, 그리고 용의자의 사건기록지가 번갈아가며 등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된 시점은 가가형사의 시점으로, 용의자가 쓴 사건기록지를 읽으면 가가형사의 추리, 사건수기가 시작된다. 그렇게 우리는 가가형사의 추리를 쫓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끝까지 쫓아간 끝에 나온 범행동기는 진짜 충격이었다. 정말 이 책의 제목 '악의'를 품고 했던 범행..... 피해자를 향해 범인이 갖고 있던 악의로 인해서.... 이 범행이 이루어졌다니.... 그리고 이 책에 살짝 등장하는 가가형사의 과거이야기.... 전직 교사시절의 일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 히가시노게이고가 이 책을 전개한 방식에 혀를 내둘렀다. 처음부터 이 책은 내가 편견을 갖고 읽어나가도록 만든다. 가가형사가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가가형사를 쫓다보면 내가 알던것과 다른.... 사건의 진상이.... 그 사람의 성격이 나타난다.

다음 히가시노게이고의 소설은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 지면서, 그리고.... 가가형사시리즈를 더 찾아봐야겠다.

지시장에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이 특가로 올라와 왕창 질렀다.... 7권 중에 2권은 이미 읽었던 책이고, 남은 책들 중에서 뭐를 읽을까 하다가 이 책으로 결정하고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니시하라다. 그는 한 명문고 야구부의 주장이다. 그런데 갑자기 자신을 사랑해주었던 유키코가 죽었다. 산부인과를 드나드는 학생이 있다는 말에 학교에 생활지도부 쪽 선생님이 지키고 있는 그 선생님으로 부터 도망치다가 차에 치여서 죽었다는것이다. 그래서 니시하라는 죄책감을 덜기 위해,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일에 뛰어든다. 그리고 이런 니시하라를 돕는 가오루와 가와이.... 그렇게 이들은 유키코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밝히기 위해 머리를 모은다.... 유키코의 부모님을 찾아가기도 하고, 사건이 생기면 그 사건에 대해서 탐문조사를 하듯이 여기저기 물어보러다니기도 한끝에 도달하게 된 진실.... 그리고 니시하라가 유키코와 관계를 갖게 된 이유.....

이 책은 니시하라는 머리가 잘 돌아가서... 굳이 형사의 시점이 아니더라도 이 책에서 일어나는 두 가지 사건의 진상으로 다가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는 듯 하다. 하지만 아직 학생이기에 완벽한 추리는 무리, 그래서 마지막엔 형사의 추리도 나타난다. 알고보면 그 형사는 정말 형사의 모범답안.... 이랄까? 속마음이 남에게 들어나지 않는 포커페이스... 덕분에 나는 니시하라의 시점으로 읽은 탓도 있겠지만, 그 형사가 니시하라를 계속 의심하고 있다고만 생각했었다.. 이런 글 솜씨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능력이겠지만.... ㅇㅣ 책의 전체적인 느낌을 말해보자면 용의자X의 헌신 같은 치밀함, 반전같은 건 아쉽지만 그래도 재미는 있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방과후>라는 책은 학교선생님이 죽고, 동료교사가 그 사건을 추리하고, 마지막의 반전이 있었다면... 이 책은 친구가 죽고, 친구들이 사건을 추리하고, 약간의 반전이 있다는 비슷한 구조이다. 하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방과후 쪽 반전이 좀 더 충격이었다... 이 쪽은 그럭저럭 반전이긴 하지만, 큰 임팩트까지는 못 줬달까.... 그래도 재밌게 읽기는 했지만.... 강추까지는 못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