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끌려서 장바구니에 담아뒀었는데, 마침 '사랑후에 오는것들' 츠지 히토나리씨가 쓰신 책을 구매하면서 같이 구매했다. 벽장 속의 치요라... 무슨 내용일까 하는 궁금증과 기대감에 이 책을 읽어내려갔다. 그런데 장편인 줄 알았는데, 이 책 단편집이었다!!

이 책은 총9개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용들의 장르는 호러물 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하지만 전혀 호러물 같지가 않다. 작가의 문체가 담담해서 그런건지.... '잉?'이라는 말과 함께 다시 한번 앞쪽을 돌아보기도 하고, 가끔 섬뜩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그렇다.

이 책의 첫번째 이야기는 이 책의 제목인 '벽장 속의 치요'로, 한 백수청년이 이사간 집에 10살정도 되어보이는 어린아이 귀신이 살고있다는 이야기다. 회사에 사표를 내고 나오긴 했지만, 정리해고나 다름없이 쫓겨나온 이 청년은 구직자리를 찾다가 형편에 맞춰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어린아이 귀신을 보게된다. 이름은 '치요' 육포를 먹는 귀신이다. 그리고 그 소녀귀신이 죽게된 이유를 알게되며, 성불시켜주겠다고 결심하게된다.

이 다음 이야기는 Call 두 남자와 한여자의 우정이야기이자 사랑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책 뒤에 말처럼 다시한 번 앞장을 넘겨보거나 앞에 이야기를 생각해보게 된다. 세번째 이야기 어머니의 러시아 스프, 이 이야기는 처음엔 별 생각이 없다. 하지만 마지막은 조금 잔인하기도 하고, 헐-이란 말이 나오게 만든다. 두 쌍둥이의 정체를 알게되면..... 네번째 이야기 예기치 못한 방문자, 이 이야기는 좀 웃긴다. 자신의 범죄를 안들키기 위해,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들인 청소업체직원이었는데, 그 남자때문에 덜미를 잡히다니 ㅋㅋㅋ 다섯번째 이야기 살인레시피, 이 이야기도 좀 재밌다. 두 부부가 서로를 죽이려고 놓은 덫.....ㅋㅋ 여섯번째 이야기인 냉혹한 간병인, 이 이야기는 욕지기가 나올정도로 이 이야기의 며느리는 참 잔인하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은 헐- 이란 말이 절로 나온다. 일곱번째이야기 늙은 고양이, 이 이야기는 뭐랄까... 무섭다. 이 말로 밖엔 표현할 단어가 없을 것같다. 그냥... 고양이가 무서워지게 만든 이야기랄까.... 여덟번째 이야기 어두운 나무그늘은 어린시절 숨바꼭질 후 잃어버린 동생을 15년 뒤, 다시 그 장소로 가서 찾아보게 되는 이야기로, 기묘한 분위기가 감도는 이야기였다. 마지막 이야기 신이치의 자전거는 죽은 친구가 어느날 밤, 자신을 찾아와서 함께 했던 하룻밤의 이야기로... 이 이야기의 여자가 자전거를 어떻게 배우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모두 정말 담담한 말투 덕인지 호러물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간혹 재밌고, 슬프기도하고, 섬뜩하기도 하고.... 그런 느낌의 단편들이었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작가의 다른 저서들을 알아봤는데, 내가 재밌게 읽었었던 '그날의 드라이브'라는 책을 쓴 작가의 책이었다! 아무래도 이 작가의 문체는 나하고 잘 맞는 것 같달까... 처음엔 그냥 제목만 보고 산뒤, 많이 들어본 책 제목도 아니고, 작가이름도 아니라서 다른 저서들을 찾아보려고 했던건데, 처음접한 작가가 아니었다니!!

이 작가의 다른 책들도 기회가 되는데로 하나씩 읽어나가야겠다.

 

처음에 공지영씨가 쓴 '사랑후에 오는 것들'이라는 책을 읽었다. 그런데 이 책이 '냉정과 열정사이'처럼 두 권의 책으로 남자와 여자의 시점으로 나뉘어 쓰여졌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래서 찾아보니 츠지 히토나리씨가 남자의 시점으로 책을 쓰셨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에 구입했다.

이 책의 시점은 '준고'라는 일본 남자다. 그는 7년 전, '홍(베니)'가 자신을 떠났을 때 금방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돌아오지 않았다. 처음엔 그녀가 떠났다는 것을 알게되었을 때, 준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오래동안 일했던 아르바이트까지 그만두게 되었다. 그녀는 왜 나를 떠난 것일까...  이런 생각을 안고, '홍(베니)'를 이해하기 위해 그녀가 일본에 있을 때 자주했던 달리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교토에 있는 그녀의 아버지의 팬이라는 한 여인.... 베니와 함께 갔던 그 여인의 집을 자주 찾게된다. 그리고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알리기 위해 두 사람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기로 한다. 그렇게 그 소설이 유명해지게 되며 한국에까지 출판되게 되면서, 그녀가 떠난지 7년 뒤, 한국에 오게된다. 베니가 살고 있는 한국, 서울에... 그리고 공항에서 그녀를 만나게 되면서, 두번다시 없을지도 모를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기로 한다.

이 책까지 읽고나니 비로서 하나의 이야기를 다 읽은 느낌이 들었다. 최홍(베니)의 시점에서는 알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알게되었으니말이다.

한국과 일본은 지금 비록 문화교류같은건 활발하지만, 역사적인 문제에 관해서는 아직까지도 예민한 문제이다. 하지만 이 책의 두 주인공이 만났을 당시엔 지금보다도 더 예민한 문제였을 것이다. 이 책을 쓰신 작가분의 글을 보니 한일교류 화합 이었나? 이런 취지를 위해 두 작가가 만나 이 책이 쓰여졌다고 한다. 이 책이 출간되었을 당시만해도 지금까지 한류붐도 없었을때 일텐데 말이다..... 거기다 문화도 언어도 다른 두 나라가 만나서 책을 쓰고, 출간하는데 얼마나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을지 생각하니 왠지 그 장면들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았다. 아마, 내가 일본어를 배웠고, 문화에 대해서 조금은 배웠기에 이런 생각이 드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츠지 히토나리씨의 글을 번역하신 분의 옮긴이의 말 같은 걸 읽었다. 그런데 이 번역가 분의 말처럼 우리나라엔 일본어 번역본이 정말 넘쳐흐르지만, 정작 일본에는 우리나라 책들 중 얼마나 일본어로 번역되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말이 외국어로 번역하기 어려운 말이라는 건 알고있지만, 언젠가 해외에 나갔을 때, 우리나라 책들이 그나라 말로 번역된 책을 많이 볼 수 있게 되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랄뿐이다.

 

악녀의 세계사라 어떤 악녀들의 이야긴가 하는 궁금증과 옛날에 이 책의 제목을 얼핏들어봤던 것 같아서 지시장 특가로 주문하게 되었다.

책은 세계사 속 여러 악녀들의 이야기를 짤막짤막하게 들려주고 있다. 이 악녀는 언제 어떻게 태어나 그 지위에 올랐으며, 어떤 일들을 하다가 결국엔 이런 최후를 맞았다 라는 식의 내용들의 반복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있다보면 과연 여기에 나온 여인네들을 전부 악녀라고 칭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정말 누가봐도 악녀라고 느껴지는 여인네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여인네들도 꽤 많았다.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위해 살인조차도 서슴치 않았던 여인네들도 있었지만, 생활고에 찌들려 남편을 닥달했던 경우까지도 과연 악녀라고 칭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책을 역사에 대한 헤박한 지식이 없더라도 이 책의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이런 일도 있었군 하는... 그냥 가볍게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일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이 읽히기는 금방 읽혔지만 좀 그랬다. 뭐랄까, 이 책에 등장하는 여인네들은 대부분이 모르는 사람이어서 일까....? 하다못해 이름이라도 들어본 여인네들조차 몇 없으니 재미까지는 느낄 수 없었다. 내가 정말 역사(국사+세계사)에 엄청난 관심과 해박한 지식이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말이다. 만약, 내가 세계사나 국사에 관한 지식이 빠삭했었다면 이 책을 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