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악녀'는 과연 누구인가 궁금햇다. 역사 속 희대의 악녀들 중 한 명일까? 누구지? 하는 궁금증과 함께 이 책이 얼른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책을 받아들었을 때 너무나도 얇은 책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책 속 내용도....

이 책의 배경은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수리남이다. 그리고 이 수리남의 커피농장을 경영하는 부유한 집안의 외동딸 '마리아'가 주인공이다. 그녀의 부모님은 마리아의 14번 째 생일날 성대한 파티와 함께 '노예' 와 '채찍'을 선물로 준다. 그리고 노예가 생긴 후, 마리아가 쓴 일기 같은 형식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이 책은 노예가 사고 팔리던 그런 시대의 어린아이의 시점에서 쓰여진 이야기로 짤막한 일기들의 모음같다.

까만 피부를 가진 노예들을 보며 자신의 하얀 피부가 아름답다고 느끼며, 자신이 우월하다는 생각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아이.... 그리고 노예는 채찍으로 때려도 된다고 생각하는 아이... 노예가 맞고 있어도, 아무렇지 않게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는 아이.... 너무 어린 시절부터 당연하게 봐왔기 때문에 그 행동이 나쁘다는 걸 모른다. 마리아는... 그리고 마리아에게 그것이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어른들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정말 경악할 수 밖에 없다. 다 똑같은 사람이고, 평등한 사람인데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행해지던 차별, 행동들...

이 책을 읽고나면 노예 제도의 실상을 알게되는 것같다. 물론, 역사시간 같은 때 '노예제도'에 대해 배워서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이론일 뿐이니까 말이다....이 책은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노예제도에 대해 엿보게 되니... 정말 그 상황이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것같다.

책의 두께도 얇고, 내용도 시같은 형식의 일기로 짤막하기에 3,40분 정도면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하지만 이 책이 나에게 준 파장은 엄청났다.

이 책은 역사수업에서 '노예제도' 혹은 '식민지시대'와 관련해 참고문헌같은 형태로.... 혹은 쉬어가는 코너 같은 식으로 넣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대에는 아이들 조차도 이런생각을 했었다 하는 식으로 좀 더 이해를 도울 수 있게 끔 말이다....

 

이제 곧 구간도서 최대할인을 30%로 제한한다는 말에 마지막으로 지시장에서 특가도서 지르려고 뒤적이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서른이 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아직 6년이라는 시간이 남았지만 뭘 말하려고 하는걸까 궁금했기에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은 작가가 칼럼니스트로 살면서 만난 사람들과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하고 있다. 하고자하는 말을 30개의 챕터로 나눠서 짧막하게 경험을 들어 얘기해준다. 서른이라는 나이를 두려워 하지 말라고...

이 책을 읽고나서 든 생각은 이 책에서 하는 말은 솔직히 특정나이에만 해당하는 건 아닌 얘기들도 많았다고 생각한다. '서른'이라는 나이를 예로 들었을 뿐... 나이에 상관없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의 조언들도 보였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아직 서른을 코앞에 두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일까....? 어쨋든 말이다.

이 책은 내용이 경험을 토대로 얘기해주는 것이라서 어렵거나 하지는 않다. 오히려 쉽게 금방 읽힌달까....

하지만 이 책은 오타가 너무 많아서 읽는내내 짜증이 났다. 한 두개도 아니고 어찌나 많던지....

와닿는 내용들도 몇 있었지만, 오타에 짜증났던 책이었다.

 

인생은 과정이지 작품이 아니다. -p.153

스트레스를 받으며 번 돈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p.158

돈은 정복해야할 대상이 아니라, 친구로 만들어야 할 상대다. -p.158

 

<오타>

p.45 8번째 줄 달팽이에게세(x) 달팽이에게서(o)

p.82 9번째 줄 강이지(x) 강아지(o)

p.88 12-13번째 줄 봉착한 문제거 (x) 봉착한 문제가 (o)

p.93 4번째 줄 추위가 도사라는 곳(x) 추위가 도사리는 곳(o)

p.126 1-2번째 줄 다시 연락하면 지내야 한다 ~ (x) 다시 연락하며 지내야 한다~(o)

p.152 17번째 줄 너무 아쉬군요(x) 너무 아쉽군요(o)

p.163 4번째 줄 문제는 그녀만들이(x) 문제는 그녀들만이(o)

p.196 5번째 줄 자를 끊임없이 (x) 자아를 끊임없이(o)

p.206 15번째 줄 이를 퇴새김으로써(x) 이를 되새김으로써(o)

 

이 책의 주인공은 내가 즐겨봤던 만화책 '소년탐정 김전일'과 관련이 있는 책이다. 책의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건 아니고, 이 책의 등장인물들 중 한 명과 연관이 있는 것이다.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인 '긴다이치 코스케'가 만화책의 주인공 '김전일'의 할아버지인 것이다. 만화책 속에서 김전일이 무수히 외치던 '할아버지의 이름을 걸고....'의 그 할아버지!! 만화책을 보면서 그 할아버지가 누군가 항상 궁금했는데, 드디어 그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읽어보게 되었다.

1947년, '천은당 사건'이라는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범인은 한 보석가게에 들어가 직원들을 속여, 독극물을 먹여 10명을 살인한 뒤, 유유히 그 가게를 빠져나간다. 그리고 이 사건의 몽타주가 만들어지면서 살인용의자들 중 한 명으로 몰락한 귀족가문의 츠바키 자작이 지목된다. 그 후 경찰에게 조사를 받는 동안 자신의 알리바이에 대해 침묵하던 츠바키 자작.... 하지만 결국, 자신의 알리바이에 대해 말한 뒤 풀려나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뒤, 그는 자살하고 만다. 그 후, 츠바키 자작의 딸인 미네코가 자작의 유언이라 생각되는 편지 한 통을 발견하게 되면서 긴다이치 코스케를 찾아온다. 그리고 조금은 섬뜻한 이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내가 생각했던 '긴다이치 코스케'라는 인물은 일본의 국민탐정이라기에 날카로운 사람을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접한 '긴다이치 코스케'는 날카로움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었다. 날카롭다기보단 약간 맹-한 느낌에 능글능글한 느낌.... 그런 인물이었다. 하지만 사소한 것을 놓치지 않고 하는 점 만큼은 탐정다운 느낌이 들었다. 만화책 속 김전일과 비슷하달까...?

이 책에 등장하는 츠바키 자작 가문은 꽤 복잡하다. 그래서 간혹 '어라? 이사람 누구였지?'하는 생각에 잠깐 멈칫하곤 하며 읽어내려갔다. 글전개도 살짝 늘어지는 것 같은 부분도 없지않아 있었지만, 범인이 누군지 궁금하게 만드는 '긴다이치 코스케'때문에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한다. 속시원하게 말해주면 좋겟는데, 신중을 기하는건지 마지막까지 어떤 말도 속시원히 해주지 않는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굉장히 어둡다 못해 섬찟하기도 하다. 전후라는 시대적 상황이었기에 어두운 분위기도 있었겠지만, 이 책은 정말 다시 한 번 읽게 될지는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내용보다는 분위기가 어두운 아우라를 풍겨서.... 이 작가의 책을 계속 읽어나갈지는 아무래도 다른 책도 한 번 읽어본 뒤에 정해야 할 듯 싶다. 글의 처음 부분을 보면 이 이야기가 제일 어두운건가 싶은 느낌이드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