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3대 여류 작가 중 한 명인 에쿠니 가오리, 그녀하면 제일 먼저 나오는 작품이 이 작품 <반짝반짝 빛나는> 이다. 일본 소설에 입문하기 시작하는 책으로도 많이들 권하고, 읽는 책이지만 내가 에쿠니 가오리씨의 작품으로 제일 처음 읽었던 책은 <냉정과 열정사이>였다. 이 책을 읽고, 그녀의 담백하고 깔끔만 문체가 좋아서 그녀의 책을 간혹 찾아 읽었지만, 정작 이 책은 읽을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었다. 남들이 좋다고 열광할 때 읽는건 왠지 지는 기분(?)이라는 청개구리 심보로 안 읽었던 것 같다. 유행하고, 인기 있는 것보다는 내 취향에 맞춰서 읽는 걸 추구하는 성향도 한 몫 했지만 말이다.

어쨋든 이 책은 그렇게 내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조차 올라 있지 않았었는데, '지시장 특가'라는 마의 유혹에 빠져 그렇게 결제까지......

이 책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꽤나 특이한 인물 구성이다. 결혼 생각이 없던 두 남녀... 호모인 무츠키와 알코올 중독에 신경쇠약에 걸린 쇼코는 부모님의 성화에... 부모님을 안심시켜드리기 위해 형식적으로 선을 봐오던 중 선자리에서 만나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로 마음이 맞아 의기투합하여(?) 결혼까지 이르게 된다.

그런데 이 부부의 대화를 가만히 들어보면 '곤'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는 무츠키의 애인인 것이다. 이 두사람은 서로 애인을 갖을 수 도 있고, 서로에게 자유를 인정하는... 한마디로 보여지기 위한 부부 라고 할 수 있다. 거기다 재미있는건 쇼코와 곤은 서로 한 남자를 사이에 둔... 불편한 사이일 텐데, 서로 마음이 잘 맞는지 두 사람끼리 만나기도 하며 즐겁게 지낸다. 이 책 속에 나오는 말을 빌려 말해본다면 정말 특이한 이 사람들은 은사자들이고, 이 책은 이런 은사자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에는 이런 은사자 같은 사람들이 있지만, 이들도 역시 자신들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어요! 라고 외치는 듯한 느낌....

이 책은 200페이지 조금 넘는 분량으로 집중해서 읽으니 2-3시간정도 걸렸던 것같다. 다 읽고나서 느낀 건 확실히 에쿠니 가오리스러운 문체와 글전개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하지만 그녀의 초창기 작이니 만큼 내가 좋아했던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보여준 섬세한 심리묘사 같은게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오즈의 마법사, 어렸을 때 애니메이션으로 봤었는지 동화책을 읽었었는지 잘 기억나지는 않는다. 단지, 회오리 바람을 타고 오즈의 세계로 떨어진 도로시와 강아지 토토가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마법사를 찾는 모험이야기 정도로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지고, 영화, 뮤지컬 등 여러가지로 만들어졌지만, 난 본 적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냥 어렸을 때 이런 얘기도 읽었었지.... 정도의 어렴풋한 기억 뿐...

그러다가 내가 모으고 있는 인디고 시리즈에서 <오즈의 마법사>가 출간되었고, 난 지시장 특가를 이용해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그렇게 받아 본 책은 적당한 두께로 일러스트도 이쁘고 좋았다. 그리고 이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느낀 건 내가 어렸을 때 봤던 건 역시 조금은 삭제되기도 했던 이야기였구나였다.

도로시 일행을 방해하기 위해 서쪽마녀가 보낸 늑대떼와 까마귀 떼들을 도끼로 목을 쳐서 죽이고, 목을 비틀어 죽이는 장면은 전혀 읽은 기억이 없으니 말이다. 어린애들 대상이었기에 삭제된 부분이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에메랄드시 라는게 있었나? 라는 의문도 있었고 말이다.

난 이 이야기를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유명해서 읽었다고 착각하고 있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어라? 싶은 요소들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문체는 어린이들에게 이야기를 읽어주는 느낌이어서 좀 딱딱한 감도 없잖아 있고, 텔레비전 같은데서 영상이나 그림이 나오고 나레이션을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 책을 읽고나니 'over the rainbow '라는 오즈의 마법사 ost로 유명한 이 노래가 듣고 싶어졌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이 노래가 삽입된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들었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보기 전에 원작으로 예습하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지른 이 책, 요즘 슬럼프가 찾아와서 이제야 리뷰를 쓰게되었다. 지킬박사와 하이드 라는 책은 '이중자아'를 설명하는 대표적 예시로써 유명하다. 거기다 정확히는 몰라도 지킬과 하이드는 같은 인물이지만 서로 상반된 자아를 갖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라는 정도는 대부분 알고있다. 내가 보려는 뮤지컬만으로도 몇차례 상영되고 있고 말이다. 그래서 어느 출판사의 책으로 읽을까 고심하다가 최근에 관심갖게 된 펭귄클래식 책으로 결정, 주문했다. 그렇게 책이 도착하고 펼쳐보니 내가 여태까지 읽었던 책들과 다르게 서문부터 책에 대해 분석한 내용들이 나온다. 뭐지? 하면서 힘겹게 읽고나니 드디어 내가 읽고자 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런데 내용이 생각보다 짧다. 단편인건가? 뮤지컬 시놉 살짝 봤을때는 애인같은 여자도 나오는 것 같았는데? 이런 생각들을 잔뜩 품은채로 이 이야기는 끝났다. 그리고 다음으로 이어진 이야기는 <시체도둑> 이 이야기는 처음엔 별 감흥은 없었는데 마지막에 '헉'소리 나게 만들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건데???/ 라는 의문을 남기며 끝....  그리고 <오랄라> 이 이야기는 흡입력도 나쁘지 않고 괜찮았는데, 마지막에 응? 뭔 소리야? 라는 물음표 가득으로 끝을 맺는다. 아마도 이 작가의 글쓰기 스타일 인 것 같다. 어쨋든 이 책을 다 읽고나서 든 생각은 어떻게 100년도 전에 이런 이야기들이 쓰여졌을까? 하는 감탄이었다. 고전 소설들에는 안좋은 추억이 있기에 즐겨 읽지 않는데, 이런 고전이라면 얼마든지 두 팔 들어 환영할 것 같다.

<지킬박사와 하이드>라는 책이 장편인지 단편인지, 내가 읽었던 내용이 전부인지 아닌지 한 번 더 찾아보고, 뮤지컬 보러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