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분방한 부부 싼마오와 호세의 이야기인 <사하라 이야기>의 뒷이야기가 이 책이다. 전 책에서는 둘이 결혼하게 된 이야기부터 사하라에서의 신혼생활 이야기들이 주 였다면 이 책은 조금은 사하라의 당시 사회 모습, 분위기 같은 것도 녹아있다. 스페인의 보호령 속에 있던 사하라에 독립의 물결이 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모로코 쪽에서도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한낮의 타는듯한 더위를 제외하고는 큰 걱정 없었던 사하라의 삶 속에서 싼마오 부부는 점점 목숨의 위험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마지막까지 버티던 중 싼마오와 호세는 결국 사하라를 떠나기로 한다. 유격대의 두목이었던 파시리가 죽게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기에....

결국 사하라를 떠난 싼마오와 호세는 카나리아제도로 떠나 그 곳을 돌아다니며 이런저런 사람들과 만났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그 후에 싼마오의 이야기도 살짝 들려주고 말이다.

난 <사하라 이야기>를 읽었을 때만 해도 마냥 이 두부부의 자유분방한 삶이 부럽기만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부럽기도 했지만, 역시 이런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현실적인게 필요하구나 라는 걸 깨달았달까....

흠... 어쨋든 난 역시 이 책에 나온 것 처럼 알 수 있는 역사? 사회? 이런게 좋은 것 같다. 국사책이나 신문같이 딱딱한 글이 아닌 그 곳에서 직접 살았던... 그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이 쓴 에세이 같은거 읽으며 '아, 이 나라는 이런 일도 있었구나', '그 때 이 사람들은 이랬구나' 라는 걸 더 현실감있게 느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위저드 베이커리>로 제 2회 창비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했던 작가, 구병모씨가 신작을 들고 돌아왔다. '아가미'... 물고기의 호흡기관인 그 아가미인건가? 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로 나를 홀릴까 라는 기대감과 함게 펼처든다.

이 책은 <위저드 베이커리>에 등장한 마법사나 새 같은 등장인물은 없다. 하지만 '곤'이라는 물고기의 호흡기관, 아가미를 갖고잇는 인간이 등장한다. 태어날 때부터 아가미를 갖고 태어난 건지, 죽음의 위기 속에서 생겨났는지.. 그건 알 수 없다. 확실한건 그가 아가미를 갖고있고, 등쪽엔 아름다운 비닐이 돋아있다는 것 뿐이다.

곤은 세상에 존재하지만, 서류상으로 보면 존재하지 않는 존재.... 그런 존재이다. 이런 곤이 살아갈 곳은 강하와 할아버지가 있는 곳 뿐이었다. 하지만 한 사건으로 더 이상 그 곳에 있을 수 없게 되면서 곤은 여기저기 강을 따라 떠돈다. 그리고 이번에 머물게 된 민박집 겸 슈퍼인 곳에서 해류 라는 여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떠난 후 강하와 할아버지에게 일어난 일, 강하의 진심(?)같은 걸 알게된다. 해류라는 여자를 통해서...

이 책의 내용을 읽고나서 제일 먼저 생각났던 단어는 '차별'이었던 것 같다. 강하와 할아버지는 '곤'의 존재를 받아들여줬지만,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를 징그럽다 며 괴물 취급을 하거나, 신기하다는 이유로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른다는 걸 어려서부터 들어왔기에.... 남들 눈에 띄지 않게 지내야하던 곤....

곤이 이렇게 지낼 수 밖에 없는 건, 나와 다른 사람은 배척하고 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름이라는게 틀리다 라는게 아닌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와 다른 걸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표적인 예가 '인종차별' 같은게 아닐까?

이 책은 그런걸 잘 보여준다고 느꼈다. 곤이 숨어서 살 수 밖에 없는 이유만 봐도 자신은 남들과 다르기 때문이니까 말이다... 물론, 곤이 그곳을 떠나야 했던 사건과 불분명한 신분인 것도 하나의 이유이긴 하지만 말이다. 

 

이 책만큼은 영화를 통해 알게된 책 이라고 할 수 있다.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북카페에서 이 책 이야기로 떠들석 했던 때만해도 알고있었는데, 그 열기가 식으면서 기억 속에서 사라진 책이었다. 그렇게 잊고 있던 중, 영화 시사회에서 설문지 작성을 하다가 다시 생각났다. 맞아, 이런 책이 있었어! 이 영화가 그 책이 원작이구나!! 라는 감탄(?)을 하며 영화를 보게되었던 기억이 난다.

이야기는 한 여자의 고백으로 시작된다. 종업식날,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다며... 그이유는 자신의 딸아이가 죽은 것 때문이다 라고... 그리고자신의 딸아이 '마나미'는 사고가 아닌 자신의 반 아이들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말이다. 그렇게 그녀는 정말 담담한 어조로... 무미건조하게 그 이야기를 시작한다. 어떤 아이들에 의해 죽었는지 실명을 직접적으로 얘기하지는 않지만, 누구나 그 이야기를 들으면 이 사람이구나 라는 걸 알 수 있을만한 설명과 함께 말이다. 그리고 오늘 아이들이 먹은 우유 중 살인범인 아이들에 우유 속엔 자신의 남편, HIV바이러스에 걸린 남자의 피를 넣었다는 충격 고백과 함께 그녀의 이야기는 끝난다.

이 고백이후, 반에서 일어난 이야기, 살인범 아이들의 이야기가 그 아이들의 시점... 그 아이의 부모님 혹은 가족의 시점으로 번갈아가며 이야기는 계속 진행되어 나간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은, 영화를 먼저 봐서 다행이라는 생각이었다. 만약, 이 책을 먼저 읽었었다면 아마 영화를 보고 실망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영화를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책 속에 심리묘사를 영상 속에 다 남아내지 못했다는 걸 책을 읽고 느꼈다.

그러고보면 이 작가 정말 엄청난 것 같다. 이 책이 데뷔작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느낌이랄까?

어쨋든,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청소년 법'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청소년 법 중에서도 '14세 미만의 아동의 범죄는 형사처벌하지 않는다.'라는 조항에 관한 것이다.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있겠지만, 이 영화에 등장하는 아이들 같은... 청소년 법을 이용해 정말 계획적으로 범죄를 일으키는.... 그런 아이들도 있는 마당에 과연 이 법이 존재하는 이유가 뭔가 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과연, 이게 그 아이들을 위한 걸까? 정말 그 아이들을 위하는 건 그 일에 대한 처벌을 받고, 다시는 그런 일을 저지르지 않게 깨닫게 해주는거 아닐까?  물론 아직 미성숙한 아이들이기에 보호 받아야 할 수 도 있지만, 계획적으로 저지른 범죄까지도 청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보호받아야 할까? 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