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책 제목만 보고 유학일기? 재밌겠네 하고 생각했었다. 근데 표지 밑에 들어온 글인 젊은이들의 일본어, 현지 일본어 시작? 일단 책을 받고 펴보니까 읽기 위한 책이 아닌 문제집에 가까운 책이었다. 한마디로 하자면 일본어 공부를 돕기 위해 나왔다는 느낌.

학교다닐 때 자주 보던 스타일이다. 하나의 상황에 맞는 대화문이 나온다. 그리고 밑엔 새로나온 단어가 나오고, 뒷장에는 문법적인 요소 정리...... 다른 점이라면 이 책에는 문장 바로 밑에 해석도 같이 나온다는 정도? 난 개인적으로 대화문에서 문장 바로 밑에 해석이 나오는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지라 별루였다.

일단 이 책이 일본어 공부를 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 나왔다면 문장 바로 밑에 해석을 달아놓는건 무슨 태돈지 모르겠다. 그건 공부 할 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지라 공부하는 입장이었다면 절대 사지 않았을 책이다.

그 안에 내용이야 솔직히 초급수준이라서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들이 봐도 어려울 내용은 아니었지만, 내용을 배치한 스타일?에 쫌 열받는 책이었다.

1권에 이어 곧장 읽기 시작한 2권, 이 책에는 중남아메리카와 알래스카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알래스카 하니 작년 무한도전에서 '알래스카에 사는 김상덕씨'를 찾으러 갔던 내용이 떠오른다. 그 때가 겨울이라서 그랬는지 알래스카는 엄청난 눈에 덮여있는 도시였는데, 책 속에 알래스카는 겨울이 아니여서 그랬는지 연어낚시하는 내용도 나온다. 무한도전을 볼 땐 너무 추운 동네처럼 보여서 나는 못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겨울만 피해간다면 한 번 가볼 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나오는 또다른 도시들은 남미 지방 도시들인데, 남미는 정말 아프리카 만큼이나 오지의 결정판이라는 느낌이다. 활화산도 있고, 정글도 있고....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달까... 물론 한비야씨가 여행했던 시기사 10년도 더 전이니까 지금은 그 느낌이 덜 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남미지방, 특히 고대 문명인 마야문명과 잉카문명의 발생지였던 도시들은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생각 역시 한비야씨가 그 곳에서 직접 듣고 얘기해주는 이야기들 때문이다.

이 책을 한창 보다보니까 내가 좋아했던 만화책에서 고대유적이 좋아 학교를 졸업하면 '남미'를 가겠다는 캐릭터가 있었는데, 그 당시엔 왜 남미일까 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그래서 였군 하고 이해가 됐다. 그리고 어렸을 때 꽤 재미있게 봤던 만화가 생각났다. 일요일 아침에 일찍해주던 만화였는데 제목은 '몬타나존스'였던가? 세계적인 유적지에 잠들어있는 보물을 도굴하려는 도둑들에게서 그 보물들을 지키는 내용으로 기억한다. 항상 '변명도 죄다'라는 내용의 말로 끝났었는데, 이 만화의 배경도 남미와 관련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책에서 한비야씨가 '세계사는 누가 쓰는가' 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을 하는데, 정말 동감이 많이 되었다. 학창시절 역사라는건 결국 승자들의 기록이라는 얘기를 주워들은 적이 있는데, 정말 패자의 역사는 구구절절 알 수 없으니 맞는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하는 입장에서야 문명의 발전을 위해 라는 말이 붙는거지 당하는 입장에서 보면 그 사람들은 침략자고 약탈자인건데 말이다.

어쨋든 다시 한 번 여행 전에 세계사와 세계지리들을 공부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얼른 나머지 책 3권과 4권을 주문해서 읽어봐야겠다.

한비야씨의 우리나라 여행기인 '바람의 딸, 우리땅에 서다'를 읽고나서 세계여행기도 읽어야겠다고 벼루고만 있었는데, 드디어 읽게 됐다. 사실 도서관가서 책빌려와서 읽었으면 더 빨리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은 사서 읽을거야' 라는 내 똥고집으로 버티고 버티다가 얼마전, 포인트가 소멸직전이던 인터파크에서 주문했다. 이 책은 중동,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지역의 여행기와 시베리아 횡단열차 이야기가 실려있다. 개인적으로 꿈꾸는 세계일주의 첫시작은 중국으로 건너가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유럽으로 건너가며 시작한다라는 마음이라서 이 열차이야기가 사실 제일 기대가 됐다. 하지만 한비야씨는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오는 루트였다. 뭐, 열차생활에 대한게 궁금했던거니까 크게 상관은 없지만 말이다.

이 책속에 대륙들은 정말 '오지'에 손꼽히는 곳들이다. 특히, 아프리카! 난 솔직히 이집트에서 피라미드를 보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아프리카에 다른 나라들은 왠지 정보도 없고 해서 조금 무서운 느낌이 강했는데, 책을 읽어보니 그렇지도 않았다. 한비야씨가 여행했던 시기를 생각해보면 지금은 좀 더 여행하기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거기다가 요즘 블로그로 보고 있는 세계일주 여행기에도 아프리카여행 사진들이 막 올라오는 걸 봤어서 그런지 난 책을 읽으면서 정보만 잘 모아서 간다면 가볼만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중동과 중앙아시아 이야기들도 흥미로운 편이다. 솔직히 중동, 중앙아시아쪽은 '아프카니스탄의 전쟁'이 떠올라서 위험한 지역이라는 생각이 강했는데, 매력적인 나라들인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거기다가 한비야씨가 그 나라의 역사같은 것도 설명해주니까 마치 살아있는, 생생한 세계사 수업을 듣는 느낌이 들어서 더 흥미롭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아는 만큼 보인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한 번 더 깨닫게 됐다. 30이 되기 전에 세계 일주를 할 거라는 꿈이 있는데, 그 전에 세계사, 세계지리 공부에도 힘을 쏟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한비야씨의 국내여행서가 그랬듯이 이 책 역시 책 속에 실려있는 사진의 수는 엄청 적고, 글이 많지만 지루하지 않았다. 얼른 다음 권을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