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에서 찾은 조선사회의 뜻밖의 사건들'이라는 문구만 보고 이 책을 구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이 책을 살 무렵이 역사와 관련된 책도 열심히 읽어야겠다며 투지를 불태우던 시기와 맞물려 사게된 것도 없지않아 있지만 말이다. 어쨋든 이 책의 머리말을 살펴보면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오래전 친구가 '국사는 따분하다'라는 말을 했는데, 국사를 좋아하는 자기는 그 친구에게 아무 말도 못했던게 너무 분했다고...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이 책이 그 친구가 말한 것에 대꾸할 말이 될 것이다 라고도 하는데, 솔직히 난 이 말에 찬성해줄 수 없을 것 같다. 솔직히 저자가 다룬 '조선왕조실록' 그 안에서 역사의 이면이라 국사책이나 수업시간에 등장하지 않은 걸 다룬건 좋다고 생각한다. 일단 사람들에게 책 표지에 나온 글과 책소개 만으로 흥미를 유발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막상 안에 내용을 까보면 글전개가 정말 지루하다. 뭐랄까, 저자가 실록에서 발견한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그걸 굉장히 정신사납게 써내려갔다고 해야할까....? 실록 내용 나오다가 저자가 그 내용에 대한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을 덧붙이면서 실록에 실렸던 조선시대의 재밌던 일화를 소개한다기보다는 그냥 저자 자신의 생각을 생각나는데로 나열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역사쪽에 그리 큰 흥미를 갖고 있지는 않다. 그렇기에 나 같은 경우에는 이렇게 정신없이 실록과 저자의 생각이 왔다갔다하는 글전개보다는 실록의 기록을 풀어서 짤막하게 얘기해주고 그 뒤에 저자의 생각이나 설명이 덧붙는 편이 훨씬 읽기 편하다.

내가 역사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면 어떻게 읽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은 나하고는 상성이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 뿐이다. 글 전개가 따분했을 뿐 그 내용은 나름 괜찮았지만 말이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이라는 책의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 그녀의 신간이 나왔다. 하지만 작가 소개와 책 내용을 읽다보니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늦게나오긴 했지만, 백설공주보다 전작품이었다. 이 책은 작가의 책들 중 2번 째로 출간된 책인데, 백설공주에서도 등장하는 피아와 보덴슈타인 형사들이 나온다. 아마 작가의 모든 책에 주인공은 이 두 형사인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형사 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한다.

백설공주에서는 범인이 이 사람인가? 저 사람인가? 계속 의심하게 만들더니, 이 책은 의심하게 만드는 인물을 2명 정도로 압축해서 쟤같은데 하는 반확신이 들게 만들더니 마지막에 제대로 뒷통수 날려주는 구조였다. 거기다가 이 책에서 살해당한 피해자는 워낙에 원한관계가 많았던 사람이 죽어서 범인 밝히면서 이런저런 관계가 다 들어나는데 그 관계도 참 복잡한 편이다. 어찌나 얽히고 섥혔는지..... 새삼 원한관계를 맺지않게 조심히 살아야 해 라는 다짐아닌 다짐을 하게됐다.

이 책은 나름 스펙타클한 점도 있고, 재미있게 읽었지만 뭐랄까.... 맨 마지막에 범인 추격씬은 내용을 좀 더 늘리려고 한거 아니야? 라는 느낌을 받았다. 범인에 최후의 발악이 너무 끈질겼달까....? 백설공주때 결말을 깔끔하게 맺었다는 느낌을 받아서 그런지 더 그런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 작품이 더 초기작품이라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근데 이 작가의 책이 시리즈라는 걸 알았다면 출간된 순서대로 출판해주는게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책들이 전-혀 별개의 내용이었다면 상관이 없었겠지만 이 책은 범인을 추적해나가는 과정 뿐만아니라 피아와 본데슈타인 형사들의 사적인 얘기도 나오는데, 그 두 형사의 이야기는 이어지기 때문이다. 시리즈 순서대로 못 읽은게 아쉽기는 하지만, 어쨋든 이 작가의 책은 계속 읽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