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가형사 시리즈 그 두번째 책인 이 책의 배경은 발레단이다. 발레하면 떠오르는게 귀족적이미지 같은게 강해서 그런지 부자애들이 배우는 무용이라는 느낌과 금전적, 정신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나 보러가는 것 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뭐, 나야 발레가 아니더라도 문화공연을 보는 것에 있어서 내가 좋으면 그만이다 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어쨋든, 이 책을 읽고 보면 '예술하는사람=부자'라는 편견은 많이들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술이라는게 부자만 하는게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쉽게 말해서 유학가고 이민가는 애들이 돈많은 부잣집 자식들이라서 가는 애들보다는 넉넉한 형편은 아니어도 자기가 돈 모아서 가는 애들도 있고, 최소한의 비용만 들고 떠나는 사람들도 많으니 말이다. 이 책의 '야스코'라는 인물만 해도 그 이웃주민들이 발레하는 사람이 이런데서 살거라고 생각도 못했다는 증언들도 나오니 말이다.

이 책의 내용을 조금 살펴보면 과거의 일 덮기 위해 일어났던 한 사건으로 인해 시간이 흘러 그 복수로 연쇄적으로 사건이 터진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셔츠의 첫 단추 하나만 잘못 끼워도 줄줄이 잘못끼게 되는 것처럼, 이 사건도 첫 단서를 잘못끼워지면서 수사가 난황을 겪게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가가형사에게 '사랑'이라는 감정도 같이 찾아오게 되는데, 이 책의 마지막 장까지 읽고나서 작가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 뒤에 얘기도 조금만 더 들려주면 안되는거냐' 였다. 가가형사의 그녀가 그 후에 어떻게 되었을지 다른 책에서 살짝 언급되더라도 좋으니 알고싶다! 라는 마음이랄까..... 내가 지금까지 읽은 그의 책은 <악의>와 <붉은손가락> 그리고 <졸업>까지 3권이다. 그 중에서 가가 교이치로가 형사가 되고나서의 일은 <악의>와 <붉은손가락>뿐인데 이 두 책은 내가 읽은지가 너무 오래되서 그런지 이런 내용이 언급이 되었는지 조차 기억이 안난다. 나머지 3권의 책을 얼른 마져 읽어보고, 위에 두 권도 한 번 다시 읽어보던가 해야겠다.

몇 달 전이었던가, 지시장 특가로 '가가형사시리즈'라고 5권 셋트가 있었다. 그 세트가 다행히도 내가 읽지 않았던 가가형사시리즈들만 묶여있던거라서 이건 사야한다며 질렀던 적이 있다. 그렇게 책을 질러서 집안에 묵혀놨다가 이제서야 꺼내 읽게 되었다.

이 책은 가가형사의 탄생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가가 교이치로가 대학교 4학년, 졸업을 앞 둔 시점에 일어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교사 아니면 형사 라는 꿈을 갖고 있었는데 형사=가정을 불행하게 한다 라는 가치관을 갖게되면서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생겼기에 '교사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다. 어쨋든, 그에게는 6명의 친구들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다고 한다. 그런데 친구 중 한 명의 갑작스런 자살소식에 친구들은 모두 당황스럽다. 자살할 이유가 없다 라는 친구에 대한 믿음을 갖고, 누가 그녀를 왜 죽였느냐 라는 죽음의 이유를 찾아 다닌다. 그러던 중 또 다른 친구의 죽음....

이 책은 뭐랄까... 긴박감이랄까, 긴장감이랄까... 이런거 없이 굉장히 여유로운 느낌이다. 뭐, 가가 교이치로 라는 인물이 원래 분위기에 잘 휩쓸리지 않는... 마이페이스 타입이라 더 그렇게 느껴진건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거기다가 다른 책보다 이 책의 진행이 조금은 느린 듯한 느낌이 들었던건 역시 이 이야기가 가가의 첫 추리였기 때문이기도 했던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뭐, 어쨋든 풋풋한 학창시절 '가가형사'의 면모를 보여주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 후 남은 친구들의 소식같은 것도 다른 책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뭐, 개인적으로는 가가형사가 교사에 재직 중일 때 일도 언급되는게 아니라 하나의 큰 이야기로 나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이제 가가시리즈 남은 4권을 마져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