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만해도 무슨 역사관련 소설이나 주리소설인가 했었다. 언젠가 이 책에 대해 좋은 평도 본 것 같아서 질렀었는데 막상 질러놓고 손이 안가서 좀 묵혀뒀던 책을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제목은 마음에 들었는데 왜 손이 잘 안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쨋든 이 책은 첫 장에서부터 내 맘을 확 사로잡을 만한 내용은 아니었다. 뭔가 서론, 본론 전부 빼고는 일단 결론부터 던진다. 그리고는 그 다음장부터 이야기다운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첫 챕터부분을 읽을 때 아, 이걸 덮어 말어 하며 고민을 하다가 다음장까지는 읽어보자 하고 참고 읽었는데 그 판단이 옳았다. 그 다음부터는 왠지 이 책은 한 번에 흐름끊지 않고 읽어나가야 할 것 만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
이 책에 띠지를 보면 로맨틱하게 돌아왔다? 뭐 이런 문구가 쓰여져 있다. 아마도 로맨스 소설인 것 같은데, 겉표지만 보면 전혀 로맨스 소설로는 보이지 않는다. 왠지 추리소설과 세계사 소설에나 쓰일법한 표지다. 어쨋든, 책의 내용은 사랑이야기도 나오지만, 청춘의 방황도 참 비중있게 나온다. 뭐랄까, 이제 막 성인이 된 만 20세도 안된 어른아이가 나오는데, 그는 재수생이라는 신분이지만 대학에 큰 집착은 없는 듯 하다. 뭐, 이 책의 시대배경이 지금처럼 무조건 대학을 나와야만 하던 시기는 아니니까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쨋든, 우연히 친구 소개로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한 남자를 만나고, 한 여자를 만나면서 그 둘과 함께했던 그런 20살의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인생이란건 이런거다, 삶이란 이런거다 하는 고민도 많이 하고, 서로 의지하면서 사는.... 그런 청춘의 이야기 라는 느낌이다.
이 '박민규'라는 작가의 책은 이번에 처음 읽은 책이었는데, 난 이 책이 마음에 들었기에 다른 작품도 읽어볼까 한다.
근데 이 책에 BGM이라며 CD를 한 장 같이 주는데, 이거 왜 이렇게 책에다가 꽉 붙여놨는지 모르겠다. 그냥 끼워서 준다거나 하는 방법도 있었을텐데... 아니면 책에서 떼어낼 정도로만 붙여도 되고 말이다.... CD를 떼고 싶은데 책찢어질까봐 떼지도 못하고.... 참 곤란한 CD다.
인생이 힘든 것은 예습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나는 눈을 감고 중얼거렸다. p.243
인생의 대부분은 그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밖에 없는 일들로 채워진 것이었다. p.248
인간은 결국 자신이 나비인지 나방인지를 알 수 없는 애벌레와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p.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