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인가, 박신양씨와 문근영양 주연의 드라마로 유명한 이 책은 당시에 드라마를 봤던 건 아니지만, 이 책이 다루는 내용이 재미있을 것 같은데다 특가세일 유혹에 혹해서 지르게 된 그런 책이었다. 그렇게 책을 사고, 한 2년정도 묵혀놨던 것 같은 이 책을 드디어 읽어보게 되었다.

역사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은 아니라서 확인은 못 해봤지만 일단 나는 신윤복과 김홍도라는 인물들이 조선시대 사람이고, 그림을 그리던 현재로 말하면 화가라는 직업을 갖었던 사람이라는 것 정도는 대충 알고 있다. 그런데 이 책에 의하면 김홍도씨에 대한 기록은 많이 남아있지만, 신윤복이라는 사람은 역사 속에 기록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작가는 이 사람이 왜 역사 속 기록에서 사라진걸까?라는 의문을 갖고 글을 썼다는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은 신윤복과 김홍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주된 화자는 김홍도라는 인물로 그가 나이가 들어서 신윤복과의 일을 회상하는 식의 설정이지만 시점은 신윤복과 김홍도가 만나서 함께하는 그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둘의 첫만남과 신윤복의 천재성을 알아버린 김홍도, 현왕인 정조의 10년 전 의문의 살인사건을 재조사하라는 명을 받은 김홍도.... 이 책은 이런 에피소드들로 나뉘어 글이 진행된다. 책 속에 나뉜 하나의 소제목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단편적으로 이어지지만 시간의 흐름에 맞춰서 이어진다. 그리고 이 책은 정조가 이 두사람에게 하나의 어명을 내리며 끝이 난다.

이 책의 내용이 어디까지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두 사람이 하나의 주제를 갖고 그림대결을 하는 장면은 드라마로 어떻게 만들었을까 궁금해질 정도로 굉장히 인상깊은 장면이 되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시절 미술책에서나 봤던 그 그림들을 이 책을 통해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다음 권의 내용이 어떨지 기대하게 만들었다.

난 이 책의 내용이 이 두사람이 라이벌이자 친구로써 어떻게 지냈었다 라는게 주 내용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아마, 왕이 내린 그 어명이 이 책의 내용의 핵심인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달까....

사실 역사이야기를 다룬 팩션이라고 해서 김진명씨의 글같은 걸 생각했는데, 이 책은 달랐다. 김진명씨 책은 현대의 사람들이 과거의 일을 파헤쳐 진실을 밝혀내기위해 힘쓴다 라는 느낌으로 전개된다면 이 책은 과거에 살았던 그 인물이 주인공이 되고, 그때는 이렇지 않았을까 하는 식으로 그 시대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라는 느낌이랄까...?

어쨋든 글자도 크고, 내용도 금방 읽히는게 좋았다, 얼른 다음 권이나 마저 읽어야겠다.

셜록 홈즈 전집 대망의 마지막 권이다. 이번 책에는 총 12개의 사건이 실려있는데 이 이야기들은 종전까지와의 이야기들과는 다르다. 1900년대로 들어서면서 전화, 전화교환국, 사진 같은 현대에 와서 등장한 발명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오랜 세월동안 연재되어온 이야기니까 시대가 변하면서 등장하는 도구들이 바뀌는게 당연하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이 책에 또 특이하다고 할 수 있는 점은 두편 정도가 홈즈가 직접 사건기록을 남겼다는 것이다. 하나는 홈즈가 탐정생활을 은퇴한 후 시골에서 살던 때 일어났던 일을 다뤘던 사건이고, 하나는 왓슨이 재혼 후 베이커가를 떠난 뒤 홈즈 혼자서 맡게 된 사건이었다. 이 두 가지 사건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서 왓슨의 글솜씨가 있었다면 좀 더 극적이게 전개했을텐데 하는 말들이 자주 나온다.

이번 사건들도 역시 홈즈의 말을 빌려, 흥미로운 사건들인 기묘한 사건들 위주로 구성되어있다. 그 중에서 제일 인상 깊은 편인 사건은 <사자갈기>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난 그런 종류의 해파리가 있다는 걸 처음 알게됐달까....

어쨋든 이 책을 다 읽고나서 든 생각은 이 시대의 영국, 영국의 지리 같은 걸 좀 더 자세히 알았다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이 책 속에서 홈즈는 기차타고 지방도 여기저기 다니는데, 난 영국에 지리를 자세히 알지 못하니까 상상에 한계가 느껴진달까... 아무래도 난 조만간 세계사든 유럽사든 조금은 공부하게 될 것 같다. 그리고 또 다른 건 셜록 홈즈 전집으로 추천받는 또 하나의 출판사의 책이 있는데, 번역의 뉘앙스 같은게 이 책과는 다르다는 것 같다. 그래서 언젠가 그 책도 한 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일단, 그건 조금 더 시간이 흐른 뒤가 되겠지만 말이다.

근데 이 전집을 다 읽고 나서 드는 의문점이 있는데, 2009년에 개봉한 그 영화의 내용은 원작과는 상관없이 지어낸 내용인걸까? 원작이 있다면 어느게 궁금해진다. 그리고 셜록홈즈시리즈는 모작 같은 것도 많다는 것 같던데, 아무래도 그 책들도 한 번 찾아봐야겠다.  이 9권의 책을 읽으면서 아무래도 난 이 괴짜탐정의 매력에 빠진 것 같으니까 말이다. 

셜록 홈즈 전집 가운데 단편집 중에서는 제일 얇은 두께를 갖고 있기에 이 책에는 8개의 사건밖에 실려있지 않다. 더군다나 이 책은 <마지막 인사>라는 사건을 발표하기 위해 나머지 사건들을 사건집 속에서 발췌했다고 왓슨박사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셜록홈즈의 귀환의 마지막 사건 서문을 보면 책을 출판하는걸 더이상 안했으면 하는 홈즈의 생각이 밝혀진다. 그 무렵에 홈즈는 시골에 내려가서 조용한 생활을 즐기고 싶었던건지, 아니면 이미 그런 생활을 하고 있었던건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7권에는 그런 것들이 지나가는 식으로 언급이 되니까 말이다.

어쨋든 이번 책에 내용들을 살펴보면 살인사건을 다룬 사건들이 무려 5편이나 된다. 아니, 6편이라고 봐야할지도 모르겠다. 거기다가 이 책은 홈즈가 탐정 생활을 은퇴하고 시골에 내려가 살던 중 수상까지 자신을 찾아와 부탁하는 통에 사건을 맡게 된 홈즈의 이야기인 <마지막 인사>편을 위해 나머지 사건들은 과거 사건집들 속에서 꺼내온 것이기에 시간적 순서대로는 아니다. 왓슨이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얘기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역시 제일 인상깊은 사건은 마지막 사건이었다. 아무래도 이 사건만큼은 왓슨의 시점에서 쓰여졌다고 보기는 힘드니까 말이다. 그 동안은 왓슨의 시점에서 왓슨의 생각까지 결부되어 글이 전개되었다면 이 이야기만큼은 사건 현장을 생생히 중계해준다 라는 느낌이 강했으니까 말이다.

제일 적은 양의 기록이 실려있고, 유난히 살인사건들이 많이 다뤄진 책이었지만 흥미로웠던 책이었다. 특히, <빈사의 탐정> 속 홈즈의 연기는....

이제 남은 마지막 권도 얼른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