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에 이어서 2권을 읽게 되었는데, 이번 권은 전권에 비해서 두께부터가 다르다. 보통 이렇게 책의 내용이 분권이 되는 경우는 책들간의 두께 균형을 맞춰주는데 이 책은 2권이 확연히 얇아졌다. 그리고 1권의 내용도 가볍다고 할 수는 없지만, 2권의 내용을 생각하면 1권의 내용은 애교로 보일정도로 분위기가 확실히 가라앉은 내용이었다.

독일의 이 가난한 마을, 뮌헨이라는 도시에서는 그래도 전쟁에 휘말리거나 하지는 않았었는데 공습이 일어나게 되면서 이 마을에도 긴장감이 돌기 시작한다. 공습의 위험이 높아지면서 방공호같은 피난처를 확보하기 위해 마을 주민들의 집에 있는 지하실까지 점검하며 방공호화 시키니 말이다. 이 상황 속에서 유대인의 행렬도 이어지게 되는데, 리젤의 아빠 한스가 자신이 유대인을 숨겨주고 있는 위험한 처지라는 것도 잊고 한 유대인에게 빵을 주게 된다. 그 모습을 독일군에게 들켜 채찍질을 당하는데, 이 부분을 읽는데 이 사람들은 같은 사람끼리 어떻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 그러면서 떠오른게 일제강점시대의 우리나라의 강제징용병들도 이런 대우를 받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물론, 그 중에도 이 책 속에 등장하는 리젤의 아버지 같은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 드는 또 하나의 생각은 전쟁의 참혹함, 죽는 건 한 순간 이라는 것이었다. 이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아마 우리나라의 현실 때문이겠지하는 생각이 들지만 말이다. 지금 현재 우리는 정말 평화롭게 지내고 있기는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는 휴전 상태인 전쟁의 위험이 있는 나라이니까 말이다.

지금 현세대 젊은이들은 전쟁을 겪은 세대가 아니라서 전쟁의 참혹함을 절절하게 느끼는 세대라고는 할 수 없는 그런 세대이다. 물론 나도 그 속에 포함되는 한 사라이고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읽는 것만으로도 그런게 느껴진다. 아마 작가가 이 책의 화자를 '사신'으로 정했던 것이 한 몫 했던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최근에 읽은 책들이 대부분 좋은 선택이었다고 할 만한 책들을 읽었지만, 이 책도 정말 좋은 선택을 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은 다른 사람들이 책 추천해달라는 말의 대답으로 추천될 책이 되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 추천 글에 제법 자주 등장하기도 했고, 제목에서도 흥미가 잃어서 구입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책을 사고서도 책장에 모셔두고만 있던 터라 정확히 언제쯤 샀는지도 기억이 안나는 그런 책이다. 책 줄거리조차도 확인하지 않고, 그냥 샀었으니..... 아마 특가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이 책의 첫 페이지를 펼쳐 프롤로그 부분을 읽는데, 뭔가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떠나는 느낌이 들었다. 도대체 이 화자로 나오는 녀석은 누구인가 정말 멍-하게 하얀건 종이요, 검은건 글자로구나 하며 읽어내려갔다. 그래서 진짜 처음엔 나중에 다시 읽게 덮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앞부분에서 집중은 안되지만 뒤쪽으로 갈 수록 좋아지던 책들을 생각해 좀 만 더 읽어보자 하며 읽었던게 정답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리젤이라는 한 소녀이다. 하지만 화자는 이 소녀가 아니라 사신 즉, 죽음의 신이었다. 이 사신은 리젤이라는 책도둑 소녀가 책을 훔치는 장면을 목격하고,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 2차 세계대전', '나치', '유대인', '히틀러' 이런 단어들의 조합으로 제일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책은 안네 프랑크가 쓴 안네의 일기이다. 하지만 그건 내가 이 책을 읽기 전까지의 지식 속에서 나온 책 제목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앞으로도 제일 먼저 일순위로 떠오르는 건 안네의 일기라는 책이 되겠지만, 이 책도둑이라는 책도 함께 떠올리게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이 책의 배경도 안네의 일기가 쓰여졌던 시기라고 볼 수 있는 히틀러가 정권을 잡고, 유대인 학살이 이루어지고 있던 시기니까 말이다. 안네의 일기라는 책이 안네일가가 나치에게서 살아남기위해 은거생활을 하는 동안 있었던 일을 기록한 이야기라면, 이 책은 나치가 이루어지고있는 독일의 가난한 한 마을에서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마을에 한 집에 과거에 입었던 은혜를 보답하기 위해 유대인이었던 생명의 은인의 아들을 자신의 집에 숨겨주는 내용이 나온다. 거기다가 어린 애들이 가입하는 나치당같은 것도 나오고, 어른들도 독일인이라면 나치당에 가입해야만 먹고 살만한 현실.... 마인캄프라는 책까지...

이 책의 화자가 이야기의 주인공이 아니라 사신이라는 객관적인 상황만 바라보는 인물이다 보니 이 시대의 참상이 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는 느낌이다.

아직 1권만 읽은 상태라서 더이상 뭐라 말하기도 뭐하고, 그 뒤에 주인공 책도둑 소녀와 유대인 막스씨가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지니까 얼른 2권이나 읽어야겠다.

인간에게는 정말 '촉'이 있기는 한가보다. 이 책만큼은 정말 책 줄거리만 보고 떠도는 소문 하나 찾아보지 않고 선택한 책이었는데, 정말 그 때의 내 촉이 좋았었나보군 하며 이제와서 감탄아닌 감탄을 하게됐다. 처음에 나는 책 제목만 보고, 사라진 이틀이라는 말에 떠오른건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얼핏주워들었던.... 시간의 흐름이랑 달력상에 날짜가 맞지않아 그 기간을 건너뛰었다나 하는 그런 얘기가 떠올랐다. 뭐, 극단적으로 이런 내용은 아닐거고, 무슨 기억상실증 비슷하게 자고 일어났더니 이틀간에 기억이 사라졌다 뭐 이런 내용일까? 하는 단순한 생각을 해봤다. 하지만 책의 줄거리는 전혀 이것과 상관없는 내용이었다.

현직 경찰관이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는 아내를 살해한 뒤 자수하러왔다. 그런데 아내를 죽인 뒤 이틀이나 지난 뒤에 경찰서로 출두한 것이다. 도대체 이 남자는 그 이틀동안 아내의 사체를 방치한채 무엇을 했던 것일까? 그리고 신문도중에 말한 앞으로 1년만 더 살고싶다라는 말... 도대체 무슨 의미인 걸까.....

이 책은 각 장마다 화자를 다르게 하여 내용을 전개한다. 경찰, 검사, 변호사, 판사, 기자 그리고 교도관에 이르기까지.... 현직 경찰관의 아내 살인사건 처벌과 관련된 직업군의 인물들의 입장에서 그려지는 것이다. 각자의 직업 군 속에서.... 그 조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외압에 굴복하게 되는 모습까지 생생히 그려주고 있다. 뭐, 이 모습이 솔직히 남에 나라 일처럼 느껴지지만은 않는다는게 좀 씁쓸한 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어쨋든 이 모습보다도 이 책 속에서 강렬하게 사로잡힌 문구는 따로 있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이 문구는 한 신문 기자의 시점에서 쓰일 때 나온 말이었는데, 정말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나 라는 걸 생각해봐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내가 처한 상황 탓인지 이 말을 좀 진지하게 받아들인 것 같기는 하지만, 학창시절 사춘기는 '나는 누구인가'라며 끊임없이 자아탐구를 하는 뭐 그런 시기로 배웠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 말이 사춘기 시절에 고민이라면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라는 말은 인간으로 태어나 평생 지고가야하는 질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일본에서 2004년에 영화로도 만들어졌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영상으로 만들어졌을지 궁금하다. 제목을 검색해보니까 영화 이미지 포스터에 한글로 제목이 쓰여있지 않는 걸로 봐서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미개봉인걸까? 좀 더 검색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