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보다는 뮤지컬, 영화의 제목으로 좀 더 친숙한 느낌이 드는 오페라의 유령. 작년인가 재작년 쯤에 모 방송국에서 모집했던 합창단 오디션에도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 속 노래가 등장했을 때, 노래가 좋다는 생각에 뮤지컬로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은 기억이 있다. 그래서 작년에 뮤지컬 지킬앤 하이드를 보기 전에 책을 구입하면서 이 책도 함께 구매했었다. 일단, 기본적으로 나는 원작을 먼저 보고 보자는 주의라서 특별한 경우(원작이 있는 줄 몰랐었다거나 하는 등의...)가 아닌한은 원작을 먼저 보는 편이다.
이 책의 내용은 방송매체라던가 영화나 뮤지컬 홍보 속 시놉같은 것에 제법 노출이 많이 되어 있어서 큰 틀의 줄거리 정도는 굳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도 알 수 있다. 파리의 오페라 극장 지하에서 살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이라고 불리는 에릭. 해골같은 자신의 얼굴을 감추기 위해 가면을 쓰고,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사랑이 찾아온다. 그가 사랑에 빠진 상대는 오페라 극장의 여가수, 크리스틴 다에. 처음에는 음악의 요정이라며 벽 뒤에서 그녀에게 노래를 가르쳐 주며 접근하지만, 크리스틴이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를 사랑한다는 것에 질투를 느낀다. 그리고 결국 크리스틴을 납치하기까지에 이른다.
책을 다 읽고나서, 작가에 대해 얘기하는 글을 읽는데, 이 작가가 추리소설 작가로 유명하다면서 그 대표작으로 이 책 제목이 나와서 순간 이게 추리소설?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의 서문에 나온 사람이 작가가 아닌 이 이야기를 쓰는 또다른 작가라고 볼 때, 그 사람이 이 오페라 극장과 관련한 과거의 비밀(?)을 파헤친다라는 느낌으로 본다면 추리소설로 볼 수도 있겠구나 라며 납득하게 되버렸달까....? 솔직히 내 개인적인 기준에서 보면 이 책은 추리보다는 멜로쪽에 가까운 소설이지만 말이다.
처음에 막 책을 덮었을 때만해도, '에릭'이라는 캐릭터가 그리 좋게, 불쌍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조금 책 내용을 되짚어보다 보니까, 어쩌면 에릭은 어려서부터 사랑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했기에, 외로움 그리고 고독 속에 지치고 지쳐있었기에 삐뚤어져버린... 불쌍한 남자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현대에서 법적으로 보면 엄연히 범죄 행위이고, 절대 좋은 쪽으로 해석될 수 없는 그런 캐릭터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 책의 내용은 뮤지컬과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솔직히 영화는 CG라는 것도 있다지만, 뮤지컬은 무대 위 한정된 공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건데, 어떻게 이 내용을 만들었을까 궁금해진다. 특히, 지하에 에릭이 살고 있던 호수가 있던 그 장소를 말이다. 일단, 영화부터 찾아보고, 뮤지컬은.... 기회가 되면, 꼭 보러가야지 라며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