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의 책은 굳이 찾아 읽지는 않았지만, 꽤나 가볍게 읽을 수 있어서 눈에 띄면 빌려다가 읽고는 했는데, 이 책은 그렇다기보다는... 다른 사람한테 받고, 아 이사람 우리나라도 왔었구나?라는 생각만 한채 읽지 않았었다. 뭐, 이 책은 읽지도 않고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갔지만... 어쨋든, 도서관에서 눈에 띄길래 빌려왔다.

이 책은 1년에 걸쳐 '배'를 타고 이리저리 식도락여행을 했던 이야기를 엮은 책 이라고 한 마디로 정의 할 수 있을 것 같다. 뭐, 1년내내 배타고 놀러다녔다 라는 호화판 여행은 아니고, 1년 동안 6번 정도로 나눠서 짧게 여행을 다닌 것 같다. 한 번에 일주일도 안되는 정도에 여행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다. 뭐, 잡지사 편집자에 사진기자들도 함께 다녔다고 한다. 이런저런 관광지도 가고, 그 곳에서 유명한 음식 같은 것도 먹는.... 식도락여행. 그래서 이 책에 내용은 이런 곳을 갔다. 먹었다 라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딱히 흥미가 느껴지지 않는달까....? 아, 그냥 먹으러 다녔구나 라는 느낌이 강하다.

뭐, 책을 읽고나서 이 작가가 독신이라는 것과 게으름피우는 걸 좋아한다는 등의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정보들만 알게됐다는 느낌이다. 번역하신분은 이 책을 옮기면서 꽤 즐거우셨다는 것 같은데... 뭐 어찌됐든 이책만큼은 나랑 코드가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나서 생각난 것이지만, 얼마전에 읽었던 이 작가의 소설 '오해피데이'의 마지막 단편에 나온 작가의 모습도 살짝 보이는 것 같았다. 뭐라고 딱 꼬집어서 말 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앞으로 오쿠다 히데오의 책은 소설이나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새삼 해본다.

1권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궁금증을 해결해주기를 기대하면서 2권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헌수는 뜬금없이 정신병원 자유병동에 자진해서 입원해버린다. 1권에서 잠시 견학을 했을 때 편안하다느니 하던게 자진입원을 암시했던건가? 뭐, 자기만 남들은 모르는 '달'이라는 존재를 알고 있었으니... 진짜 내가 미친건가 하는 의심을 한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말이다. 왜 굳이 입원을? 이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퇴원 후에 친구는 감방에 가있고.... 심지어 이 사람에 대한거는 아직 재판을 받기전이지만 합의는 되고 있지 않음이라는 언급이 전부..... 마지막엔 소설스럽다고 해야할지.... '달'의 존재를 아는 사람들의 모임이랄지 마을이랄지... 이 곳에 이헌수가 가게 되는걸로 끝이 나버린다. 그래서 책을 다보고나서도 잉? 그래서?라는 생각을 하게된달까...?

결국 '달'이라는 것은 실제로 존재하지만, 세상 사람들의 감성이 점점 메말라가면서 볼 수 없게 된것이다 라는 것일까? 이 책 속에 마지막에 등장하는 꼬마아이가 하는 말들이 결국 작가께서 말하고자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은 든다. 마지막 결말이 황당해서 그렇지.... 뭐, 조금 신비한 요소를 반영했다고 이해하고 넘어가면 되겠지..... 소설이니까.... 그냥 그렇게 넘어가려한다. 어쨋든 읽는동안 재미있었으니까 말이다. 황금만능주의랄지 물질만능주의랄지.... 돈, 돈, 돈 만 외치는 이 세상의 모습을 꽤나 제대로 볼 수 있었고, 생각해 보게 했으니까 말이다. 사람을 때린 것보다 합의금이 없는게 더 큰 죄가 되는 세상이다 라는 소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말이다.

욕심부리지 않고, 자기 분수에 맞춰 성실하게 열심히 사는 사람은 바보가 되는 이 세상에 대해 제대로 비판해주고 있지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뭐, 이건 책 내용과는 별개지만, 주인공인 이헌수가 닭갈비집을 운영하는 사장이다보니 '닭갈비'라는 단어가 엄청 등장한 덕에 오밤중에 책읽으면서 닭갈비가 먹고 싶은게 좀 괴로웠다. 절대 야심한 시각에 배고플 때 읽으면 안되는 책이었다.

 

문제는 세상의 흐름이다. 양심이나 도덕을 밑천으로 살아가면 능력 없는 놈으로 간주되고 반칙이나 암수를 밑천으로 살아가면 능력있는 놈으로 간주된다. p.174

내가 기억하기로 내가 읽었던 이외수씨의 작품으로는 '하악하악'이 유일무이 했는데, 이 책이 재미있다는 글을 어디선가 보고 한 번 읽어보고자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달을 보기 위해서 해저물녘부터 산에 올라가서 새벽까지 내내 고개를 쳐들고 하늘을 올려다 봤지만, 달은 코빼기도 비추지 않았다. 심지어 보름날이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더 이상한건 산을 내려와 근처에 사는 친구집에가서 하소연을 하니 '달이 뭐냐?'라는 이상한 질문을 받는다. 마감에 쫓기는 친구가 자신의 말을 귓등으로도 안듣는다고 생각하고 집으로 돌아와 조간신문도 읽어보고, 정보도 찾아보지만 '달'이라는 천체, 관련된 단어들이 모두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렸다. '달'에 대해서 아는 지구상의 유일무이한 인간이 된 기분이다. 세상은 메뚜기 떼라던가, 고래들의 떼죽음이라던가 하는 원인모를 일들만 일어나고, 동생은 돈에 현혹되어 '돈이 피보다 진하다'라는 세상을 제대로 보여준다. 언젠가 함께 술을 마셨던 신비한 노인과의 재회에서 노인이 말한 두가지 재앙이란 무엇일까?

이 대목에서 1권은 끝을 맺었다. 빼빼한 노인이 장성한 젊은이들을 쉽게 제압하다니... 이 노인의 정체는 진짜 무엇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그리고 과연 '달'은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일까...? 왜 이헌수만 '달'의 존재를 기억하는 것일까? 마치, <눈먼자들의 도시>에서 한 여자만이 앞을 볼 수 있었던 것 처럼 말이다.

책을 읽다보면 세상은 미쳤다며 이현수라는 인물을 통해 꽤나 직선적으로 비판을 해주는게 꽤나 재미있다. 책 속에서 술먹는 초딩을 신고했으나, 어떤 거물의 자식이었는지 전화 한 통 받고는 다시 물러나던 경찰에 모습을 보며 세금이 아깝다 라는 말을 날려준다. 물론, 이헌수라는 인물이 속으로 하는 말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 외에도 세상 속에서 일어나고 이상한 일들, 도리에 어긋나는 일들에 대해 세상이 미쳐감에 대해 얘기를 한다. 이 모든 것이 '달'이 없어졌기 때문이다라며..... 이제 2권을 읽어야 하기에 섣불리 결론을 내리기는 힘들겠지만.... '달'이라는 것이 뭔가를 상징하고 있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스쳤다. 메말라버린 감성 이라던가..... 하는 뭐.. 이런 것들을 말이다. 일단은 2권을 읽어서 노인의 정체와 달이 어디로.. 왜 사라졌는지하는 궁금증부터 해결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