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였던가 작년 말이었던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형사 시리즈 5권을 몰아 읽었던 후유증으로 한 동안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자제했었는데 이번에 정말 오랜만에 이 작가의 책을 빌려왔다.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시리즈 중 하나인 갈릴레오 시리즈 중에 한 권으로다가! 역시 도서관이 문닫기 전 시간에 가니까 사람도 적고 한적하게 책을 고를 수 있어서 좋았달까...? 앞으로는 종종 그 시간대에 가게될 것 같다. 해도 많이 길어졌으니까 말이다.

갈릴레오 시리즈의 특징인건지.... 용의자 x의 헌신 외에 책들은 단편인 것 같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책들만 놓고 봤을 때 말이다. 뭐, 크게 상관은 없지만... 이 책에는 총 5개의 단편이 실려있고, 갈릴레오탐정으로 불리는 유가와 조교수가 등장한다. 그리고 가오루라는 혈기왕성하다고 해야할까...? 어쨋든 그런 신참여형사가 등장한다. 유가와의 친구 구사나기의 부하직원으로 말이다. 어쨋든 이 책을 처음 펼쳐서 나오는 이야기에서 유가와는 경찰의 일에 더 이상 관여하고 싶지 않아한다. 지금까지 나온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에서... 갈릴레오 시리즈를 놓친게 있었나? 한 번 생각해보려고 했지만... 워낙 다작을 쓰는 작가라서 그런지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다음에 한 번 좀 찾아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쨋든 이 책을 다 읽은 결론만 말하자면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갈릴레오 시리즈 가운데 용의자 x의 헌신 다음으로 좋았던 것 같다. 특히 마지막 사건인 '악마의 손'사건은 꽤나 흥미진진했다. 그리고 왠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명탐정 코난'이라는 만화책이 생각났다. 경시청이라던가 하는 단어들 때문이려나? 어쨋든, '악마의 손'사건도 재미있었지만, 유가와의 은사가 나오는 이야기의 마지막은 정말 가슴 찡했다. 용의자 X의 헌신의 마지막 장을 보는 것 같은 묘-한 기분이랄까....?

지금까지 내가 갈릴레오 시리즈로 나온 단편들을 괜찮네 하며 좋게봤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까... 그 전에 읽은 것들의 내용이 뭔가 애들장난이랄까? 그렇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이 책은 조만간에 구입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전에 '오! 수다'를 읽고, 이 사람 책은 소설만 읽어야지 다짐했었는데 역시 이 사람은 소설을 맛깔나게 쓰는 것 같다. 읽으면서 실망했던 '오! 수다'라는 책에서 이 책에 대해서 살짝 언급하는데 어디 읽어보자며 기억해뒀다가 얼마전에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이 작가의 책은 단편집만 읽어왔던 것 같아서 이 책은 장편이려나 기대했는데, 단편집이었다는데 조금 실망하기는 했지만.... 뭐, 어찌됐건 이 오쿠다 히데오 아저씨는 단편을 정말 재밌게 쓰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단편보다는 장편을 선호하는 타입이지만, 이 작가의 글은 단편만 읽어서 그런건지 단편도 그냥 오케이라는 느낌이다.

이 책에는 총 5개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이 5개의 글들의 주인공들은 전부 다르지만 경쟁 사회 속에서 치열한 2,30대를 보내고 중역에 자리에 있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는... 그런 40대 중반정도의 중년 아저씨들이다. 이 아저씨들은 모두 제법 회사에서 인정도 받고 제법 탄탄한 인생... 소위 성공의 가도를 달려온 그런 승리자들의 표본을 살고있는... 그런 사람들이다. 회사와 직장상사에 충성도가 높달까....? 하지만 이런 안정된 삶 속에 살던 이 아저씨들의 인생에.... 잔잔한 호수에 돌맹이 하나가 던져진 것 같은.. 그런 파동이 일어난다. 이 책의 타이틀을 책임진 '마돈나'에서는 자신의 부서로 새로 부임한 어린 여직원에게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며 혼자 이런저런 상상을 즐기게 된 아저씨, 회사의 성공가도라고 불리는 타부서에서의 2년 근무를 지시받아서 그 부서에 갔지만 자신은 납득이 되지 않는 관례가 치뤄지고 있는 곳에서 개혁을 일으키려는 아저씨, 자신이 승진할거라 믿었지만 여자상사가 와서 자신이 회사에서 낙으로 삼았던 모든 일을 금지시키는 상사에 반발심을 갖은 아저씨 등등.... 다양한 아저씨들이 나온다. 아무래도 내가 여자라서 그런건지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이 이야기들 속에 아저씨들의 사고방식에 분노가 일기도 했지만... 뭐, 그런 점을 제외하면 꽤나 재미있게 봤다. 뭐랄까, 아무리 싫은 일이더라도 싫은 내색없이 직장 상사 비위를 맞추며 돈벌어 토끼같은 자식과 마누라를 먹여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어른 남자들의 세계를 엿본듯한 기분이 든달까....? 뭐, 드럽고 치사해도 이 사회에서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다는 걸 아니까....

왠지 이 작가는 단편을 많이 쓴 것 같기는 한데, 다른 책들도 여러권 봐뒀다가 다음번엔 장편도 한 권 빌려와서 읽어볼까 한다. 

몇 년 전 최강희씨 주연의  '달콤한 나의 도시'라는 드라마가 방영한 적이 있다. 난 본 적은 없지만, 이 드라마는 동명의 소설 책을 드라마화 한 책이고, 이 책의 작가가 이번에 내가 읽은 '오늘의 거짓말'과 같은 사람이다. 드라마는 물론이거니와 tv프로그램 자체를 거의 보지 않는지라 저 당시에도 난 그냥 시큰둥 했다. 그랬기에 굳이 책도 읽어보지 않았기에 나에게 '정이현'이라는 작가의 책은 이 책이 처음이다.

총 10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단편들의 길이가 길지않아서 애매하게 남는 2,30분정도면 단편 하나를 읽을 수 있을 정도다. 책 속에 실린 단편들이 각자 개성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 인상에 남는다고 할 수 있는 내용은 '삼풍백화점'과 '빛의 제국'이었다. '상품백화점'은 내가 초등학교 1학년인가 2학년때 건물이 무너지면서 뉴스에도 많이나고, 학교에서도 애도글이라던가 그 건물더미 밑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향한 응원글을 쓰는 등의 일을 수업시간에 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더 강렬하게 와닿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은 졸업했지만 바로 취직이 안된 주인공이 친구따라간 상품백화점에서 일하고 있는 고등학교 때 동창을 만나게 되고 친해지게된다. 그렇게 자주 만나던 친구였는데 한 사건으로 인해 서먹서먹해지며 연락이 거의 없었던 어느 날인 상품백화점이 무너지던 날에 있었던 일을 말해주는데 괜히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이 이야기만큼은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일어났을 수 도 있는 이야기이기에 더 그런 느낌이 들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빛의 제국'은 흔히 소년원이라고 불리는 장소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금은 소년원이 아니라 무슨 고등학교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는.... 이 이야기의 시점은 먼 미래의 이야기로 이 소년원이었던 고등학교가 폐교되면서 십년도 더 된 한 사건에 대해서 다시 파헤치는 인터뷰를 한 내용을 엮으면서 폐교되는 날 한 교사의 연설(?)도 함께 넣어놓았다. 그리고 이 교사의 연설 내용을 읽으면서 사고방식이 어쩌면 저럴까 하면서 이 교사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 속에 엮인 열 편의 단편들이 무엇을 주제로 해서 엮인 글들인지 모르겠다. 책 뒤쪽에 해설이 나와있지만, 어차피 읽어봐야 내 머리만 아프지 싶어서 스킵해버렸다. 책의 내용을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고 저것은 무슨 뜻이다 라는 식의 분석은 중,고등학교 때 했던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뭐, 어쨋든 이 책을 읽어본 결과, 모든 단편이 항상 얘기를 진행하고 끝을 맺음에 있어서 그래서 진짜로 뭐가 사실인데! 라는 말을 하게 만들게 흐지부지 끝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나는 충분히 실마리를 줬으니 나머지는 독자님들이 알아서 판단하삼 이라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굳이 이 작가의 책을 찾아보는 수고까지 하게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