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책은 최근에 한 권씩 독파해나가고 있는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로 '이라부 시리즈' 중에 한 권 이다. 이 책을 난 처음에 '인터풀'이라고 봐가지고 뭔 소린가 했는데, 다시 제목을 보니 '인 더 풀'이었다는 점에 글씨를 대충 읽으면 안된다는 점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뭐, 어찌됐든 이 책에서도 이라부는 괴짜 의사의 진면모를 제대로 보여준다.

이 책에는 총 5명의 환자들이 이라부를 찾아오는데, 누군가 자신을 스토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일종의 나르시즘에 빠진 여자, 핸드폰 중독에 걸린 남학생, 담배불로 인한 화재가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증(?)에 걸린 남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시작한 수영에 중독되버린 남자 등 가지각색의 이유를 갖은 남녀다. 지금까지 이라부를 찾아왔던 모든 환자들이 그랬던 것 처럼 이라부의 괴짜스러움에 경악하지만, 그 괴짜스러운 치료법이 효과가 있는건지, 이라부가 사람을 믿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건지.... 환자들은 점점 이라부를 신뢰하게 된다. 아마 이라부가 갖고 있는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 때문인 것 같지만... 뭐, 어찌됐건간에 이라부시리즈는 몇 권을 읽어도 '이라부'라는 캐릭터 때문인지 질리지 않는 느낌이다.

환자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고, 조금 괴짜스럽지만 자신의 방식대로 환자와의 상담을 진행하는.,,, 이런 이라부 같은 의사가 정말 현실에 존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이라부처럼 비타민 주사를 놓는다는가 하는 식으로 모든 환자에게 주사를 놓는 것같은 행동은 하지 않는 사람이어야겠지만...

어쨋든 나도 가끔은 이라부가 살고 있는 책 속에 들어가서 이라부에게 상담을 받아보고 싶다.

이 책은 아마 신문광고를 통해서 접했던 것 같다. 표지도 귀엽고 재밌는 제목이네 싶어서 기억하고 있었던 책인데 도서관에 들어와있는 걸 보고 바로 빌려왔다. 역시 평일날 잉여처럼 도서관에 가는게 신간이나 읽고싶었던 책을 건져오기 좋은 것 같다는 걸 다시 한 번 절감하며 이번에 빌려온 책들 중에서 이 책을 제일 먼저 집어들었다.

이 책의 주인공 여자는 요리가 취미이자 특기이고 직업도 요리사인 그런 여자로 이름은 린코로 주변 사람들에게는 링고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어쨋든, 이 링고는 인도인 남자친구와 함께 살고있었지만, 어느날 일을 끝내고 돌아와보니 집안은 텅텅 빈채였다. 다행히도 겨된장절임만큼은 무사했지만, 하루아침에 돈, 목소리, 애인까지 모든 것을 잃은채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게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엄마가 쓰지 않는 창고를 빌려 식당을 차리기로 한다. 취급하는 음식이 정해지지 않은 식당, 하루에 딱 한 테이블만 받아 그 손님과의 상담을 통해 100% 손님을 위한 맞춤요리를 대접하는 식당으로....

이 책은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의 사이가 별루 좋지 않았던 린코라는 여자아이가 고향을 떠나 성공해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려고 했지만, 상처투성이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와 달팽이 식당을 개업해 일을 하면서.... 점점 상처를 치유해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나서 가슴이 따뜻해진다거나 뭐 그런 느낌은 덜했던 것 같다. 제일 마지막의 비둘기 요리를 하는 장면 탓도 조금 있지만, 역시 내가 피곤함에 쩔어서 읽은 탓도 있겠지....

이 책은 주인공이 목소리를 충격으로 잃은 탓에 대사가 정말 적다. 그래서 그런지 이 주인공의 생각들이 섬세하게 묘사되고, 요리하는 방법까지 자세하게 묘사가 된다. 하지만 한 번 해볼까 하는 엄두가 나지 않는 요리들이라서 시도는 못 할 것 같다는게 함정이랄까....? 뭐, 그거야 어찌됐든 간에 이런 달팽이 식당이 실제로도 존재한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식당을 하려면 엄청난 돈을 갖고 있어야 겠지?라는 현실적인 생각이 먼저드는 걸 보면 역시 나는 속세에 너무 찌든걸까....?

'아라비안 나이트, 신비한 이야기♬'라는 가사의 노래가 생각나는 제목의 아라비안 나이트라는 책을 나는 어렸을 때 읽었다는 생각이 들만큼 친숙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본 결과 나는 어렸을 때 결코 이 책을 넘겨본 적이 없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아무래도 어디선가 주워들은 저 노래때문에 친숙하게 느껴졌던걸까...? 뭐, 언제 읽었던 간에 읽었다는 것이 중요한 거겠지....

이 책은 이야기 속에 이야기라는 구성으로 이루어졌다고 해야할까...? 한 나라의 왕이 자신의 부인, 왕비의 부정을 목격하게되고 이에 분노하게되면서 그에 대한 화풀이로 자신의 나라에 모든 처녀들을 하룻밤의 노리개로 만든디 그 처녀들을 죽이는 폭군이 되버렸다. 이런 왕으로 인해 딸을 갖은 국민들은 공포에 떨게 되고, 나날이 처녀들을 죽여나가는 왕으로 인해 나라에는 처녀의 씨가 말라간다. 이러한 상황에서 왕의 부하 대신의 딸이 자청하여 자신이 왕에게 가겠다고 나선다. 그리고 그 그 처녀는 천일이라는 긴 시간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왕에게 들려주고 마지막엔 행복해진다라는 큰 내용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모두 여러가지 형태의 사랑이야기들이다.

솔직히 이 이야기들 속 사랑이야기들은 비현실적인 느낌이 강한 이야기들인데, 역시 이야기라는 것도 있지만, 과거 이 책이 씌여진 시대를 생각해보면 그 당시 사람들은 이런식으로 생각했던건가 하며 납득아닌 납득도 하게된다. 뭐랄까, 아직 왕, 왕비, 공주, 신분의 차 같은 것들이 있던 시기의 이야기들이니까....

뭐, 어쨋든 이래저래 거의 반쯤 정신줄 놓고 읽기는 했지만, 꽤나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다음으로 정가프리로 풀릴 인디고 고전시리즈나 천천히 기다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