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폐관시간이라서 급하게 책을 고르다 보니 제대로 보지 않고 '런던'이라는 제목만 보고 책을 집어왔다. 책꽂이에 꽂혀있기도 여행분야 쪽이기에 후딱 집어왔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여행이라고 보기에는 미묘한 느낌에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런던으로 여행을 간 것이 아니라 봉사활동을 하러 갔던 것이었고, 그 곳에서 자신이 느끼고 배운 것들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의 저자 이안나씨는 대한민국의 정말 평범한 20대 대학생들 중 하나였다고 할 수 있다. 대학에 들어와서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기입하기 위해 토익,토플같은 시험을 보고 해외 어학연수도 다녀오는 등 요즘 대학생이 취업을 위해 갖추어야 할 스펙들을 하나하나 쌓아가던 중 '해외봉사'를 알게 되었고 그렇게 런던으로 떠났다고 한다. 저자는 ILA라는 단체에 직접 지원해서 합격했고, 그 곳을 통해 '돈'을 만나 봉사를 하며 여러가지 것들을 배웠다고 한다.

솔직히 처음에 책을 읽으려고 펼쳤을 때, '잘못집었네'라는 생각에 다시 덮을까하는 생각도 했었다. 일단 여행서라기보단 이안나씨의 체험기라는 느낌이 강하고 난 개인적으로 이런류의 책에 별루 흥미가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안나씨가 봉사활동을 가기전에 했던 자신의 생각을 쓴 부분을 읽고 공감을 하면서 끝까지 읽게 되었다. 너도나도 취업을 위한 좋은 스펙을 위해 영어시험을 보고, 이력서 한 줄을 위해 몇 백, 몇 천 만원씩 들여가며 어학연수를 갖다오는게 당연한 세상이 된 상황에 대한 불만이랄지 이렇게까지 해서 과연 취업이 될까 라는 불안감이랄지... 어쨋든 이런 내용에 감정이입이 확 되면서 열심히 읽었던 것 같다. 저자가 마지막에 말하듯이 이력서 한 줄이라는 껍데기가 아니라 진정한 실력을 얻을 수 있는 그런 경험들을 젊었을때, 아직 학생일 때 해야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격하게 공감을 해본다.

(상)권에 이어 읽은 (하)권의 내용을 살펴보면 히로와 헤어진 뒤에 찾아온 선택의 순간, 그 이후의 이야기들이라고 할 수 있다. 미카는 그 선택의 갈림길에서 편한길인 자신을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남자를 선택한다. 하지만 히로와 미카는 헤어질 운명이 아닌건지... 결국 재회를 하게되고, 히로가 미카를 떠나야만 했던 이유와 몸은 떨어져있었지만 서로를 너무나 사랑했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마지막은 새드엔딩....

이 책을 다 읽고나니 '미카'는 정말 그 짧은 시간에 파란만장한 일들을 겪고, 파란만장한 사랑을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카와 히로의 사랑이야기가 슬픈 사랑이야기라는 건 대충 알겠지만, 마음엔 확 와닿는다는 느낌은 없었달까....? 내가 조금 피곤한 정신상태에서 책을 읽은 탓도 있겠지만, 중학교시절에 한창 유행했던 인터넷 소설 및 팬픽 등의 연애소설들을 섭렵하면서 왠만큼 슬픈 소설들을 많이 읽어봐서 그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제일 큰 이유는 역시 '미카'라는 아이의 사고방식이랄지 행동이 내가 별루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라서 호감이 간 캐릭터가 아니었기에 제대로 감정이입을 못 한 탓도 있겠지....

뭐, 어찌됐든 영화를 보고, 원작을 읽고 싶은 마음에 읽게 됐는데 모든 원작소설이 있는 영화들이 그렇듯이 꽤 많은 부분이 생략된 것 같고, 영화는꽤 미화된 느낌이랄까...? 책은 두 사람의 이야기를 주절주절 얘기해준 느낌이라면, 영화는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춰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라는 것을 강조한 느낌이랄까...? 뭐, 어찌됐든간에 '실화'가 아니었다면 그저그런 연애소설이라는 느낌이었을 법한 책이었던 것 같다.

케이블을 통해 영화로 먼저 봤던 연공, 이 영화가 원작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원작도 한 번 봐야겠다라고 생각만 한지 얼마나 지났을란지... 드디어 원작 소설을 읽게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된 또 하나의 사실,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니... 이 책의 여주인공인 미카라는 인물이 얼마나 파란만장한 청춘을 보냈을지.... 안타깝기도 하고... 복잡한 심경이다.

어쨋든... 이 책의 주인공 미카는 그저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미카에게 정말 어느날 갑자기 사랑이 찾아오게 된다. 가벼워 보이는 남자애라는 인식이 강했던 노조무의 전화 한 통에 의해 인연을 맺게된 히로키와 미카는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렇게 이 두사람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연공 (상)권에는 주로 미카와 히로가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헤어지게 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스토리가 그려져있는데, 솔직히 난 이 소설 속에서 고등학생이 서로 좋아하기에 관계를 갖는다라는 사고가 조금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런게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걸까....? 뭐, 어찌됐든 정말 사랑했지만 우리는 헤어졌고, 난 헤어짐 이후에 다시 찾아온 선택의 기로에 놓였고 결정했다라며 '(상)권은 끝을 맺는다.

솔직히 난 영화를 먼저 봐서 뒤에 내용을 어느 정도 아는 탓인지 슬프다, 안타깝다라는 등의 생각이 전혀 안드는 것 같다. 그냥 '그렇구나', '영화는 많은 부분이 생략됐군' 같은 식의 감상 뿐이랄까....? 뭐, (하)권을 읽어보면 최종적인 느낌이 나올테니 그 전까지는 이 책에 대해서 뭐라 단정짓지는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