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처음 이 책의 표지를 봤을 때 알록달록한 스타킹 색으로 강하게 인식되었지만 제목에서는 귀여움과 달콤함 밖엔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왜 어쩌면 이라는 단어가 앞에 붙은걸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 책의 달콤할 것 같은 이야기를 읽고 싶어졌다.

이 책의 주인공 조안나는 지방의 한 대학에서 영어를 공부했지만, 영어 실력이 출중하지는 않다. 뛰어나게 얼굴이 이쁜 것도 아니고, 부자집 외동딸도 아니다. 아주 평범하기 짝이없던 조안나이다. 하지만 떨어지더라도 후회는 하고 싶지 않아서 취업원서를 넣었던, 그녀의 목표였던 자이언트에 취직하게 된 것이다. 광고의 카피가 쓰고싶다는 열정하나로 회사에 들어갔지만, 그 곳에서 그녀는 의도하지않은 오해를 받게된다. 뜻하지 않게자이언트의 전무인 조연남의 사촌이 되버렸던 것이다. 조안나는 이 터무니 없는 오해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몰라 긍정도 부정도 아닌 어정쩡한 태도를 취한다. 그러면서도 나중에 모든 사실이 밝혀졌을 때 회사에서 잘리지 않기 위해 실력을 키우기로 결심하지만 주변에서는 그녀를 공주대접 할 뿐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조안나는 꿋꿋하게 자기의 일을 하며 버텨내고, 좋아하던 사람까지 얻게된다. 결국 사랑과 일을 모두 얻은 것이다.

책 속에 조안나의 삶을 얼핏보면 현대판 신데렐라라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그녀는 동화에 나오는 것과 같은 신데렐라가 아니다. 그녀는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왕자를 찾았고, 잃어버린 구두도 찾았다. 운 좋게 지방의 대학을 나와 대기업인 자이언트에 취직해 신분이 상승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조안나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즉, 조안나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신데렐라 라고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이 책을 자칫 가볍게 읽으면 아무것도 아닌 책 일 수 도 있겠지만, 조금만 생각을 해보면 여러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먼저, 조안나의 오해를 생각해보면 조안나는 오해를 받은 순간 그 자리에서 바로 풀지 못했기에 일이 꼬이고, 더 큰 오해를 받기도 한다. 이런 점만 보더라도 오해라는 것은 가만히 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니까 그 자리에서 바로 잡아줘야한다 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조안나가 대학시절에 썼다가 선배에게 혹평을 받았다는 What No, How Wow! 라는 카피문구.

무엇이 되느냐 보다는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의미가 들어있다고 하는 문구라고 한다.

이 문구를 보면 맞는 말이기에 무엇이 되든 정말 어떻게 내가 살아왔는지가 더 중요한거야 라는 생각을 갖게 해주었다.

이 책은 문장도 간결한 편이고, 내용이 쉬워서 금방 눈에 들어오고 단숨에 읽게 된다. 책 내용은 독특하게 광고에 사용되었던 카피문구들이 인용되어 파트가 나뉘어져있고, 조안나가 취직한 회사가 광고업체이니 광고속에 사용된 멋있고, 감동적인 카피들도 많이 나온다.

현재 머리 속이 복잡하다거나 여러가지 것들로 부터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특히, 내 또래의 사람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책 속 좋은 글귀>

나를 만드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다. -p.227

What No! How Wow! -p.228

분리된 평화라는 이 모순적인 제목에 끌려서 이 책에 내용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도대체 저 제목의 의미는 무엇인가 라는 궁금증을 품고 읽기 시작했다.

이 책에 시대적 배경이 된 것은 2차세계대전 당시이고, 무대는 데번스쿨이라는 한 명문 기숙사 학교이다. 그 당시는 전쟁 중 이었기에 상급생이 되면 영장이 나오고 전쟁터로 군인으로써 나가게 되는 시기였는데, 이 책의 화자인 진은 아직 상급생은 아니었다. 하지만 좀 있으면 영장이 나오는, 상급생은 아니지만 상급생에 가까운 그런 나이에 있었던 이야기를 15년이 흘러 어른이 된 후 모교를 둘러보면서 회상하고 있다. 룸메이트이자 절친한 친구인 피니어스는 모든 것을 잘 했기에 진은 그에게 질투를 느꼈다. 그 질투심이 쌓이고 쌓여서 어느 날 폭발하게 되는데, 그 결과 피니어스는 한 쪽 다리를 잃게 되고 결국 죽음에 까지 이르게 된다. 그 후 진은 피니어스는 자기를 진심으로 좋아했고, 자기가 피니어스를 질투하는 것처럼 피니어스는 질투심같은게 없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단순히 좋은 일이든 나쁜일이든 함께 공유하고 싶었던 마음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피니어스가 두 번째로 다리를 잃게 된 후, 진과 피니어스가 자기 마음 속에 진심을 서로에게 얘기함으로써 둘 사이에 응어리가 풀리게 되었지만, 피니어스는 수술 중 죽게된다. 그 후 진은 졸업을 하고 전쟁에도 참여했지만, 그에게 있어서 전쟁은 피니어스와 보냈던 그 시절이지 눈 앞에 2차세계대전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 책의 제목은 무엇을 말하고자 했던 걸까? 학교에서의 전쟁과 2차세계대전 이라는 전쟁. 이 두 전쟁은 끝나는 시기는 달랐지만, 어쨋든 전쟁은 끝났다. 하지만 2차세계대전 후 평화가 찾아왔지만, 진에게는 피니어스와 보냈던 그 시절의 전쟁이 끝났어도 평화가 찾아오지 않았기에 제목이 분리된 평화가 된게 아닌가 싶다. 시대는 평화롭지만 진의 마음은 아직 평화롭지 않다라는 걸 말하고 싶었던걸까하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 친구라는 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아무리 안 좋은 상황이더라도 소중한 친구니까 믿어줄 수 있고, 이해해줄 수 있는 피니어스같은 사람은 멋진 친구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멋진 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하기 전에 내가 이런 친구가 되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 청소년들의 필독서라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재밌기도 하고, 많은 것들을 생각해보게 돼서 좋았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온 배경은 미국이기에 미국의 지명들이 제법 나온다. 그래서 미국의 지명이나 지리적인 것들을 제법 알았다면, 조금은 더 풍부하게 이 책의 풍경을 머리속에 그려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 조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