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가 도시의 길고양이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면 ‘명랑하라 고양이’는 시골 길 고양이의 삶을 그리고 있다. 동네 왕초 시크 고양이 바람이에서부터 나의 이상형, 크림색의 산책 고양이 달타냥, 개울을 나는 애교 냥이 봉달이 등등 하나하나가 소중한 길 고양이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앞서 말한 세 고양이들은 가장 기억에 남는 고양이들이다.

 바람이나 봉달이나 마지막이 너무 안타까운 고양이들이다. 바람이의 마지막에서는 울지 않을 수 없었고, 봉달이의 마지막은 너무 의외여서 너무 놀랍고 안타까웠다. 마당집 할머니도 모르시고.. 조금만 더 봉달이에게 관심을 가져주셨었더라면, 하는 마음이 든다.

‘명랑하라 고양이’는‘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보다 마음 편히 읽었는데, 아마 시골 길 고양이들의 모습이 왠지 더 안전하고 평화로워 보였기 때문인 것 같다. 도시에는 인간을 포함해 길 고양이들에게 위협적인 것들이 너무나도 많으니까. 뭔들 인간만 하겠느냐만! 여튼간에 그렇다고 해서 결코 시골 길 고양이의 삶이 순탄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 책에 나오는 고양이들은 각자의 삶을 가지고 때로는 즐겁게, 귀엽게, 사랑스럽게 행동하지만 결코 밝은 이야기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길 고양이의 삶은 어떻게 보면 고통의 연속일 수 도 있다. ‘명랑하라 고양이’나 또 다른 길고양이의 이야기를 담은 ‘행복한 길고양이’에서나 한없이 귀엽기만 한 길 고양이들의 삶은 사실 얼마나 고단한 것인가가 잘 나와있다. 그에 안타까워하는 글쓴이들의 마음도. 길고양이들과 관련된 글들에서는 이런 이야기는 빠질 수 없는게 사실이다.

읽다보면 그루밍이라던가 고양이와 관련된 용어를 하나하나 설명하기도 하는데, 생각해보니 고양이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용어들이 익숙한 나와는 달리 어색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런 길 고양이들을 챙겨주는 행동부터가 이해가 안가겠지.

솔직히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를 보고 난 다음에는 불편한 마음이 컸는데 이번에 ‘명랑하라 고양이’를 읽으면서 이번에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나도 도와야지 싶었다! 길 고양이가 올지 안올지는 모르겠지만 사료와 마실 수 있는 물을 내다 놔야지.

이런 고양이관련 서적중에서도 길고양이와 관련된 서적들이 많이 나와 조금이나마 사람들이 길 고양이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그런 날이 올 때 까지, 명랑하라 고양이!

'명랑하라 고양이'는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에 이은 이용한님의 두 번째 길 고양이 이야기. 

북폴리오의 책들은 깔끔하고 느낌이 좋다. ‘명랑하라 고양이’의 둥글둥글한 느낌의 캘리도 귀엽고 고양이를 제외한 색들을 죽여버린 것도 자연스레 고양이와 캘 리가 부각되어 좋다.

밝은 듯 하면서 밝은 느낌만은 아니다. 길고양이들의 삶을 나타내주는 것 같은 느낌. 이건 내 지나친 생각이려나^^;

내부 편집도 전보다 깔끔해지고 사진의 비중이 늘어서 좋았다. 귀여운 일러스트도 좋지만 역시 고양이 사진 하나라도 더 보고픈 마음이 드는 건 사실. 등장고양이들 소개 코너도 귀엽고, 바로바로 누가 누구라고 매치할 수 있어서 좋았다.

글도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때보다 훨씬 읽기 수월해지고 자연스러운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