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기자 출신인 저자가 미 대선기간 동안에 많은 관심을 받았던 새 퍼스트레이디인 미셀 오바마에 대한 느낌을 연설문, 인터뷰, 메일, 기사, 지인들의 평가를 기반으로 쓴 전기같은 책이다.
  이전에 읽었던 버락 오바마의 책에는 어쩔수 없이 상대적 비중이 적었던 그녀의 성장과정과 생각, 행동, 그녀가 생각하는 미국사회의 바람직한 미래상등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아울러 이전의 책에서는 소개되지 않았던 버락 오바마의 이야기도 더불어 접할수 있었다.

   외교와 정책을 이야기하는 대통령의 옆자리에 서서 아이와 가정에 대해 고민하는 어머니 상으로서 미셀은 부동층과 투표에 참여하지 않던 무관심자들에게 강한 동기부여를 하여 투표장으로 이끌어낼수 있었다. 몇 년전의 우리나라처럼...

  지역사회에 봉사하던 경험으로 서민층의 생활에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필요한지를 한층 더 이해함으로서, 자신들이 살아갈 사회를 남이 아닌 자신들의 힘으로 바꾸어나가겠다는 그 희망으로 시민들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불어넣었기에 새로운 지도자부부로 뽑힐수 있었을 것이다.

   이전의 퍼스트레이디처럼 대통령옆에서 미소짓고 있는 명문가 출신들의 모습과는 달리 주로 흑인들이 거주하는 시카고 서민동네에서 방하나짜리 아파트에 살았다는걸 이번에 알았다. 결코 평탄하지 않은 그녀의 주변환경때문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을 잃지 않고 노력한 결과 프린스턴 대학과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다니 역시 기회의 나라라 불릴만하다. 우리나라는 점점 직업의 대물림으로 더 이상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사라지고있는데 말이다. 아이에게 선행학습과 과외등의 무거운 짐을 지우는 강남식 사교육이나 외국유학을 위한 기러기 가족이 되기를 마다하지 않는 식의 교육보다 직접 부모의 애정과 관심, 격려속에서 자라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걸 배울 수 있었다. 물론 그녀자신의 철저한 자기관리가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에둘러 표현하지 않고 정곡을 찌르는 직접적인 표현으로 반발과 오해도 많이 샀다고 한다. 그냥 좋은게 좋은식의 유세용 미소가 아니라 문제에 대한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접근하는 성격이 그동안의 일반적인(?) 퍼스트레이디의 모습은 아니지만 미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얻기에 충분했던것 같다.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에피소드 부분에서는 나도 내 일이 정말 시간을 바쳐서 하고 싶은 일인지, 아니면 남들의 마음에 드는 일인지 다시한번 심사숙고 해봤다. 평범하게 다음 단계로 가는 컨베이어벨트위의 인생인가? 1층지나서 2층 그리고 3층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빌딩같은 길을 걷고 있는게 아닌가? 정말 그것에서 벗어날 용기가 있을까? 수입의 감소를 용인하면서? 현실에 하루하루 목메는 내게는 참 어려운 문제다.

   '있는 그대로의 세상'에 살면서 '되어야 하는 세상'을 바라보며 그 차이를 분명히 인지하고, 그 간극을 좁히기 위해 해야 할 일을 명확히 알고, 또 그를 위해 진지한 노력을 해나가는 그런 지도자가 우리에게도 있다면 하는 바램을 해보았다. 달콤한 말로 떠드는 헛된 공약이 아니라 자신의 의무이자 책임으로 기꺼이 떠안으려는 그런 사람을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의 인생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부모의 중요성을 알수 있었다. 미셀도 그러한 부모밑에서 자랐고 현재는 그렇게 자신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앞으로는 미국 전체가 그렇게 변화하여 발전을 이루기를 바라고 있다. 정말 그 일이 중단없이 계속된다면 다음세대의 미국의 미래는 엄청 밝을것이다.

주변에서 숫하게 일어나는 범죄와 폭력과 마약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그녀가 훌륭히 자라난것은 부모님 덕이라고 한다. 미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에 충분히 바꿀수 있을 것이다. 나도 우리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 미셀의 부모가 미셀에게 해주었던 그 말을 나의자식들에게 해주어야겠다.  자식들이 자라서 성인이 되어 지금보다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부모님이 저에게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어요. '무엇을 할 수 없다고 우리에게 말하지 말아라. 무엇이 잘못될지 모른다고 걱정하지도 말아라'"

  두 공동저자는 모두 경제학자는 아니고 금과 주식등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현업에 종사하는 투자전문가들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 금상품에 대한 편견이 섞여있을 것이라는 가정을 하고 읽어야 할 듯하다.

  이 책이 처음 출간된 2004년에 이 책의 권유대로 했다면 (달러를 팔고 금에 투자했거나 페니멕과 프레디메이의 채권을 경고하는등) 지금쯤 독자들은 행복한 미소를 지을수도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한국에는 이제야 출간이 되어서 시기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책 제목이 강렬하게 주장하듯 저자들은 달러붕괴의 근거로써 첫째로 달러 발행국인 미국이 수입보다 빚을 이용한 생활을 하며 적자재정을 확대함으로 인해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있으며, 둘째로 로마, 프랑스, 독일, 아르헨티나등 역사적으로 반복되는 금과 연동되지 않는 불환화폐 자체의 거품으로 인한 붕괴를 증거로 제시하고 있다.

  저자들은 금은 화폐로서 존재하지만 달러를 비롯한 대부분 외국통화들은 화폐의 대체체로써 금을 지불할 것을 약속하는 증서로서 발행되었다가 아전인수격으로 그 존재의 기원인 금을 벗어남으로써 화폐로써의 가치를 상실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쑹홍빙의 '화폐전쟁'에서는 달러의 몰락을 음모론적인 관점에서 치우쳐 설명했지만 이 책은 달러의 붕괴를 행정부의 집권을 위한 인기정책으로의 달러 공급 확대과 경제성장에 의한 시장 확대로 인한 결과물로 묘사하는 것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1960-70년대에 미국은 이미 군비경쟁과 국민복지예산에 동시에 투자하는 정책으로 인해 엄청나게 늘어난 정부지출을 신규통화발행으로 조달하면서 이로 인해 생긴 인플레이션으로  달러의 구매력이 매년 점점 떨어졌고, 결국 달러의 붕괴는 기정사실화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또한 다우지수대비 또는 유가 대비 금의 가치를 도식화해서 금은 항상 일정한 반면 달러의 가치는 변동성이 크다는 면에서 자산의 가치하락을 막는 수단으로써 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저자들은 거대 정부와 정부의 재정지출확대를 반대한다. 정부지출이 늘수록 부채는 확대되고 그에 따라 화폐발행량이 증가하고, 이는 물가상승을 일으켜 결과적으로 사회불안을 초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미국은 흑자재정을 유지할수 있을까? 지속적인 무역적자와 재정적자-이른바 쌍둥이적자-라는 굴레에서 미국이 탈출할수 있을까? 정부의 보호와 역할확대에 매달리는 수많은 유권자들의 요구에 반해서 허리띠를 졸라매하고 외칠 정치인이나 정부관료가 있을까? 오바마도 정부지출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되었음을 보면  아무래도 그 방법은 요원하다. 그럼 어찌하면 좋은가에 대한 해답은 물론 이 책은 제공하지 않는다 . 단지 달러의 미래에 대해 예상을 하고 거기에 대응해 개개인이 그 위기를 지혜롭게 헤쳐나가길 바라고 그 방법으로 금 투자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Part4. 에서는 현물로써 금을 사는 법, 금관련산업에 투자하느법, 금연동 ETF, 은 및 다른 귀금속에 투자하는 법등에 꽤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인이나 미국에서 투자하고 있는 현지인이라면 몰라도  한국독자들의 실정과 조금 거리가 있다고 느껴진다. 우리나라 상장기업들도 그 미래를 알수 없는데 저 바다건너 한번도 접해보지 않은 회사에 투자한다는 것이 그리 녹녹치 만은 않을 것이다. 골드바에 관해 인터넷에서 시세를 보니 대충 기준가에서 8%정도의 수수료를 챙기는 것 같다. 그러면 살때 팔때 생각하면 16%의 수익이 생겨야 수수료 빼고 본전이란 것인데. 역시나 원화 약세인 현시점에서는 좀 부담되는 투자라고 느껴진다.

 며칠전 뉴스에 미국이 중국의 위안화 절상문제를 다시 꺼내며 환율조작국 운운하자 이제 일본을 제치고 최대 미국채보유국이 된 중국에서는 미국에 투자한 국채를 회수하고 신규투자를 안하겠다는 협박성멘트가 오고갔다는 걸 들었다. 이제 국제적으로 달러는 보유하고 있는 것 자체로 손실을 입히는 계륵같은 존재가 되버리고 말았다. 그렇다고 달러를 줄이자니 현재 한국같은 입장에서는 무역적자로 인한 원화가치가 하락하고 원유등 원자재 결제수요는 지속되어 오히려 다른나라 통화에 비해 달러가치가 올라가고 있다.  이에 통화스와프를 급히 체결하고, 외환보유고 감소를 염려하고, 한때 IMF에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루머가 도는 문제가 생기는 등 부작용이 하나둘이 아니다. 객관적으로 달러는 가치를 잃겠지만 외국과의 무역에 70% 이상을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그리 쉽게 버릴 달러도 아닌듯 하다.

 이 책의 제목이 의미하는 제 2세계는 부유하고 안정되어 국제질서에서 큰 이익을 보고 있는 제1세계 국가들과, 가난하고 불안정하며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제3세계 국가들, 그리고 이 가운데 끼어있어 두가지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국가로 자칫하면 3세계로 전락할 우려가 있고, 역량을 모아 발전한다면 충분히 제1세계 국가로 올라갈 수 있는 범주에 속하는 국가를 말한다.

   저자는 제1세계 국가들은 대부분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며, 이는 민주주의가 그들을 1세계국가로 이끈것이 아니라 1세계 국가에 진입함으로써 얻어진것이라 말한다. 이를 국가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매슬로의 욕구단계설에 지배를 받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 EU, 중국등 세 개의 슈퍼파워는 자신의 군사력, 정치력, 경제력을 이용해 세계 곳곳에 영향권을 구축하고서 경쟁적으로 분쟁을 중재하고 시장을 조성하고 관습을 유포하여 점점 힘을 키워가고 있다. 이 책은 이 슈퍼파워를 가진 세 국가와 이들과 지리적. 문화적으로 연결되어있는 수많은 제 2세계 또는 3세계 국가들으 현실과 한계를 보여주고 앞으로 이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 또는 미래를 조심스레 예상하고 있다.

   50개 이상의 수많은 나라들을 직접 여행하고 체험했다는 말대로 책 곳곳에서 정부고위관료, 집권당 권력자부터 야당 정치인까지, 부자 경영자들 뿐만 아니라 영세 자영업자나 회사원, 주부, 학생들까지 포함한 수많은 인터뷰들을 수시로 만날수 있다. 여기서 현재 세계시민들이 자신의 조국과 이웃나라와의 관계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을 엿볼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저자가 슈퍼파워로서가 아닌 이제는 제2세계로 분류하고 있는 러시아의 경우 고질적인 부패와 비합리적인 지배계층에 대한 암담한 현실과 점점 더 러시아에 강한 영향을 끼치고 지속적인 변화를 유발시키는 EU의 역할, 서방자유세계의 견제와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의 부흥까지를 읽다보면 충분히 그럴만하다는 것을 공감하게 될것이다.

   동유럽의 경우에 우크라이나는 오렌지혁명 후에도 별반 바뀐 것 없는 후진적 정치행태를 지속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발트연안의 소국가들에 대한 러시아의 치사한(?) 에너지수송봉쇄 정책에 의해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현실들을 알게 될 것이며, 유럽의 화약고로 불리우는 발칸반도의 그리스, 루마니아, 불가리아, 세르비아, 보스니아등 여러 국가들에 대한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풀어가야 하는 EU의 고민과, 앞으로 이들 지역이 어떻게 변모해 갈 것인가? 그 방향은 어떤 역학관계로 이루어질 것인가? 에 대한 힌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동유럽과 발칸반도에 관한 부분은 예전에 읽었던 이원복교수의 '가로세로 세계사' 편과 비교해 같은 지역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외국인의 시각차이도 느낄수 있었다.

 서방의 에너지안보에 결정적인 지역인 카프카스지역의 그루지아등의 crony governance (정실지배)의 문제점은 마치 우리나라 지난 정권의 코드인사라던지 현 정권의 고소영, 강부자 내각을 떠올리게 한다. 

 한국에 대해서도 아주 약간의 페이지를 할애했는데 역시나 이제 원조국에서 벗어나 발전하는 나라로 소개하며 주한미군문제와 점점 중국과 긴밀해지는 경제및 외교등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고 있었다.

   이름은 낮익지만 정확한 지리상위치를 잘 모르는 수많은 국가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수 있었고 지정학적 위치가 그 나라의 미래에 이정도로 큰 영향을 끼칠줄은 사실 잘 몰랐었다. 북대서양조약기구처럼 익숙하지 않은 상하이협력기구나 유럽안보협력기구란 것도 어느정도 이해할수 있었다.

   역자 후기까지 570여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덮고 나니 이젠 또 이나라 저나라 헷갈리기 시작한다. 한번보고 덮을 책이 아니라. 국제면에서 관련 나라가 나오면 다시 책을 펴고 또 들여다 보아야 할 인덱스 같은 책으로써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이 분명하다.

  제국은 자신의 표준과 관습을 전파하면서 문명에 관계없이 사람들의 정체성을 변화시킬수 있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의 두 슈퍼파워속에서 줄다리기를 하고있는 형태가 아닐까 생각한다. 중앙아시아의 예에서 보듯 점차 강력해지는 중국의 외교전술에 통일을 대비해야 할 한반도는 과연 제 위상을 찾을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한편 최근 EU와의 FTA논의가 시작됨으로 인해 결국에는 세 슈퍼제국사이에 모두 끼어버려 자칫하다간 우리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훼손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