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주어진 상황에 따라 인간의 행동이 어떻게 되는지 몰래카메라처럼 여러가지 실험을 수행하고 뜻밖의 놀라운 결과를 얻었고,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이고, 그 불합리하게만 보이는 행동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역력히 담겨있는 책이다.

   첫머리에 써있는 인간은 상황에 지배당한다. 라는 문구는 이 책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알려줄 뿐 아니라 사회적 동물로써의 인간을 정확하게 표현한 말이라 생각한다. 로빈스 크로소처럼 혼자서 떨어져 살아간다는것이 얼마나 두렵고 고통스러울까. 타인과 부딪히기 싫어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은 경치좋고 풍요로운 시골풍경만을 보고 시골에서 살수 있다고 감히 생각하는 도시인들의 착각과도 같다. 내가 타인의 삶에 영향을 주고 또 타인에게 영향을 받아가며 사는 것이 가장 평균적이며 만족스런 삶이 아닐까 한다.

   실험결과에서 보듯 주변에 있는 여러사람의 행동이 한명의 개인에게 미치는 커다란 영향을 보면 요즘같은 선거철에 유세를 통해 세과시를 하며 딱히 듣는 사람도 없는데 확성기로 크게 홍보하며 부동층을 자기쪽으로 동조시키려는 전략과도 흡사하게 느껴진다. 이런 정치적인뿐 아니라 경제면에서도 튤립버블이나 부동산폭등, 묻지마 투자등도 이와 마찬가지로 깨어나고 보면 그때 왜 냉정하게 판단하지 못하고 남들이 하길래 따라했을까? 하고 얼마나 후회를 하게 되던가.

 자신의 원칙과 믿음보다 주어진 상황의 힘은 상상했던 것보다 거대하다는 사실을 연기실험, 가짜교도소실험, 하늘올려다기실험, 쓰레기실험, 권위실험등의 다양한 실험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나 또한 그런 결과로부터 자유로울수 없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마음이 답답해졌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거기서 벗어나서 자유로운 영웅이 될수 는 방법들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하는지 해답을 얻게 된 것같다.

 케빈 스페이시와 할리 조엘 오스먼트가 열연했던, 이웃을 무심코 지나치던 사람들이 자기가 받았던 작은 친절을 되갚으려고 하면서 구성원 다수가 점점 기쁨과 만족을 얻는다는 내용의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라는 영화처럼 시작은 피라미드의 꼭대기 처럼 작고 좁지만 그 파급되는 결과는 밑부분처럼 엄청나고 거대하게 확대될 것이다. '바늘도둑 소도둑된다.'는 속담이나 뉴욕지하철범죄의 예에서처럼 강력범죄는 사소하고 작은 위반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그걸 막기 위해 부단히 교육과 계몽을 해야 하며 작은 친절과 도움이 사회에 퍼지도록 스스로 노력, 발굴, 전파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겼다.타인의 행동을 목격함으로써도 이타심이 생긴다고 하므로 이러한 프로그램의 제작이나 책의 전파가 상황에 지배당하지 않는 평범한 숨은 영웅을 더 많이 만들어낼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결론과는 좀 다른 생각이지만 내 생각으론 상황보다 개인차에 의한 것도 상당하다고 본다. 평범한 영웅들이 주변상황에 지배되지 않고 줌렌즈처럼 대상과 사건에만 집중하듯 일부, 아주 일부의 몰상식한 사람들도 주변상황과 무관하게 거리낌없이 법과 질서를 무시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통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차창밖으로 휴지버리기, 아무데나 담배꽁초와 쓰레기 버리기, 잔디밭에 들어가면 안된다고 해도 '당신이 뭔데' 이러면서 오히려 화를 내는 사람들,  이렇게 타인의 눈총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벌이는 염치없는 짓을 하는 사람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이 책을 읽고 난 지금도 의문이다.

 인플루엔자가 유행할때 모든 사람들이 면역을 가질필요가 없고 구성원중 일부만 면역을 가진다면 더이상 전파가 안되고 수그러든다고 알고있다. 즉 비관적이든 희망적이든 구성원 다수의 분위기가 어느쪽으로 형성되느냐에 따라 사회전체의 분위기가 결정될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 내 가정, 내 일터부터 남과 함께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려는 분위기를 만들도록 해야겠다. 

  중동지방에 대해 아는것은 뭐랄까.. 사막으로 둘러쌓여 온통 무더위 뿐이라 게으르고, 운좋게 석유가 많이 매장되어있어 석유를 수출하여 먹고 살고 있으며 OPEC을 결성해서 석유파동이 툭하면 일어나고, 모하메트 알리가 창시한 이슬람교를 국교로 삼고 '한손에는 칼. 한손에는 코란을' 이란 구호로 테러와 전쟁을 자주 일으키며 이스라엘과 국제 분쟁의 씨앗을 항상 내포하고 있는 지역. 게다가 성차별이 심하여 여성의 참정권과 사회생활이 극히 제한되어있다. 이정도가 내가 알고 있는 대부분이 상식이었다.  하지만 역시 세계4대문명의 발상지가 두개가 있을정도로 고대로부터 발달된 문명을 이루고 인류역사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그 이후에 떠오를 정도로 중동지역에 대해 선입견이 상당히 자리하고 있었다.

   이 책은 상인이었던 무함마드가 창시한 종교인 이슬람교가 상업의 요충지인 메카로부터 우마이야 왕조를 거쳐 아바스 왕조의 바그다드까지 멀리 퍼져나가며 중동지방을 아우르는 대역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놓았다.

   현재의 스페인이 8세기부터 15세기까지나 오랜동안 이슬람세계였다는 것, 아랍이 크세르크세스와 다리우스로 유명했던 페르시아와 다른 지리적,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 몽골제국의 칸에게 크리스트교를 신봉하는 아내가 있었으며, 몽골의 이슬람 공격에 길잡이 역할을 한 나라들이 크리스트교파인 인근 프랑크국가들이었다는 사실등은 편파적이었던 내 중동에 대한 상식을 다시 일깨우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십자군 전쟁은 성전을 가장한 침략과 약탈행위에 불과하다는 실랄한 비판을 가하며 성지회복이란 허울을 쓴 십자군 전쟁을 유럽문화의 입장이 아닌 이슬람 문화의 입장에서 침략군으로 보는 견해는 그동안 얼마나 편파적인 시선에 잡혀있었는지 알수 있었던 아주 새로운 관점이었다.

   노예부대인 맘루크가 어떻게 왕조를 세우게 되었고 그게 가능했던 당시의 시대상황, 카이로에서 다마스쿠스 바그다드까지를 아우르는 거대했던 맘루크 왕조가 몽골의 침입과 십자군을 최후까지 격퇴하여 시리아와 이집트에서 그 세력을 몰아내는데 성공했던 부분이 특히 흥미진진했다.

   앞부분에 설명되는 이집트의 하트셉수트여왕과 시바여왕등에 관한 내용이 왜 후반부로 갈수록 중요해지는지 마지막 장을 덮고서야 알았다. 정향과 후추등 향신료와 귀중품이 수입되는 중계무역지인 이집트, 시리아 지역이 전략적 요충지로써 수에즈 운하의 잇권을 둘러싸고 현재까지 끊임없이 주변국가의 침략을 촉발시킬수 밖에 없었던 사실은 일본, 중국, 러시아등 강대국에 둘러쌓여있는 한반도의 운명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야 할 숙제를 안겨주었다.

   이 책에 실린 많은 삽화들은 대부분 처음 보는 좋은 자료들이었고, 시대가 변함에 따라 지배국가의 영향력이 어떻게 변해갔는지에 대한 지도가 많아서 앞뒤로 뒤적거리며 지명과 그 위치를 확인하며 읽으니 아랍지역 국가의 지리적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

   화무십일홍이란 말처럼 중동지역을 제패했던 수많은 이슬람국가들과 몽골제국등이 세대를 거듭할수록 무능한 지배자들에 의해 쇠퇴하여 멸망해갔던 것처럼 현재의 영국과 미국 또한 그 부분에서 얼마나 자유로울수 있겠는가?

 

                    冶隱 吉再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미국 경제의 두 축이었던 자동차로 대표되는 제조업의 몰락과  금융회사의 부도로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을 보유한 미국에 위기가 심화되고있다. 미정부의 테러와의 전쟁으로 국고가 과도하게 낭비되고있으며 아직 그린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성장동력은 궤도에 오르지 않았다. GM을 위시한 자동차 산업의 몰락은 변화에 재빨리 적응하지 못하고 방만한 경영을 이어갔기때문이며 과도한 레버리지를 이용한 투자은행의 몰락은 그 탐욕으로 인해 금융1번가 월스트리트를 휘청거리게하고 있다.

  이 위기는 서킷시티나 베스트바이등의 유통업체로까지 이미 확대되었고 점차 산업전반으로 번져가고 있다. 뿐만아니라 한국을 위시한 동유럽, 남아메리카등의 나라에도 경제위기를 심화시키고 일부국가에서는 IMF구제금융을 신청하게 할 정도로 파급효과가 커지고 있다. '칼로 흥한자 칼로 망한다.'는 말처럼 한때는 금융공학을 내세우며 세계금융의 중심지였던 월스트리트를 모방해 금융허브를 만들겠다던 여러 국가들이 오히려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다이어트하는 방법은 사실 아주 간단하다. 섭취한 열량보다 더 많은 열량을 운동으로 소비하면 된다. 하지만 운동보다 간편한 약물이나, 지방을 소모시켜준다는 기계등으로 손쉽게 해보려하지만 그때마다 실패한다. 가계던 기업이던 국가던 재정을 튼실히하기위해서는 번것보다 적게 쓰고 부를 축적해야 하지만 1%도 못미치던 미국국민의 저축률과 세입보다 세출이 많은 미정부가 어찌 튼튼한 체력을 가질수 있겠는가. 저저가 이책의 원고를 쓸때만해도 미국의 GDP성장률이 0%대로 주저않을거라 전망했지만 현시점에서는 마이너스성장이 기정사실화 될정도로 점점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부시정부 말기부터 현재 오바마 정부까지 경제침체시 금리인하를 통한 통화정책을 확대하는 고전학파의 처방과  정부지출을 늘리는 재정확대정책을 펼치는 케인즈학파의 처방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유동성함정에 빠져 가시적 성과는 아직도 요원하기만하다.

 미국의 위기는 달러통화에 대한 불안과 의심으로 확대되어 세계여러국가들이 통화다변화를 추구하게 되고 다시 미국은 통화스왑으로 달러패권을 유지하려하지만 유럽, 일본, 중국을 위시한 아시아통화권, 남미통화권, 중동오일통화권등의 글로벌 경제주체들의 견제를 무시할수 없다. 미국은 이제 독점적 경제국에서 과두경제로 그 지위를 일부 내줄수 밖에 없는듯하다.

 경제상황이 나쁘게 돌아가면서 주식가치하락과 주택가격의 하락으로 소비가 감소되고, 기업은 생산과 매출이 줄어들어 위기에 빠지고 결국 투자가 위축되어 실업률이 증가되고 이렇게 악순환에 빠지게 될수밖에 없음을 잘 설명하고있다.

 미국경제의 추락과 달러의 몰락이 한국과 글로벌경제에 어떠한 구조로 악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 한권으로 간단히 정리요약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어렵지 않은 용어로 비교적 쉽게 설명되어있으므로 국제면이나 경제면에 자주 등장하는 글로벌경제의 상호관계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는데 기초지식으로써 상당히 도움이 될 듯하다.

 마크 파버와 로버트 실러교수, 누리엘 루비니교수, 짐 로저스의 인터뷰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경제가 움직일지 상상해볼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준다. 이들의 예상이 항상 옳지는 않겠지만 방향을 제시해주는 유용한 내용이기에 국제경제의 흐름에 관심이 있다면 꼭 정독해두기 바란다.

 호황기에 파티에 취해 들뜨지말고 이어질 불황에 차근차근준비를 했어야 하는데 사람의 심리란 것이 그리 간단치 않아 어려운부분이 많다. 거꾸로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언젠가 위기가 지나갈 것이고 그때를 대비한 전략 또한 염두해두어야 할 것이다. 알려진 악재는 더 이상 악재가 아니라는 증시격언처럼 수많은 미국달러패권주의의 몰락과 파생상품로 인한 미국금융위기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한편으론 이제 이런 위기의 마무리 단계가 도래했고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이하는게 아닌가 한다. 그 전환점은 이미 풀린 천문학적인 달러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물가상승, 원자재상승이 곧 밀어닥치치 않을까 고민해야 할 때인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