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회화에는 다양한 장르가 있는데, 한 사람이 모든 분야를 잘 그리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장승업은 산수, 고사인물, 화조, 영모, 어해, 기명절지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특출한 기량을 발휘했다.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만 같은 말 그림, 수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그렸던 고사인물에도 자기만의 위트와 해학을 가미해 눈웃음을 짓게 했다는 것이다. 특히, 푸른 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옆에 술과 여자가 없으면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는 일화는 장승업의 모든 것을 규정해 버렸다. 몇몇 문헌에 나온 이 일화는 나름 근거가 있는 것이지만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며 자연스러운 과장과 살이 덧붙여져 조선의 위대한 예술가의 삶을 엉뚱한 방향으로 왜곡시켜 버렸다. 결국 조선의 위대한 화가 장승업은 현대에서 술과 여자와 기행만 남겨 버렸다. 따라서 장승업의 그림을 본 사람들은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한다. 장승업의 그림을 본 적이 없더라도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장승업의 이미지는 술에 취한 자유분방한 느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섬세하게 그린 〈홍백매화〉라든가 10폭이 넘는 병풍으로 완성한 동물화 그리고 대담한 구성과 필치가 돋보이는 산수화와 고사인물화를 보노라면 ‘기인’ 장승업이 아니라 ‘천재 화가’ 장승업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이 내린 붓을 잡은 화가 장승업의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정말 소중한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사회

사실, 토종 쌀이 수입 쌀보다 맛있고 닭고기도 토종닭이 훨씬 맛있지만, 아쉽게도 음악은 토종을 좋아하는 사람이 훨씬 적은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민요를 부르지 않은 지 오래됐기 때문입니다. 무려 50년이 넘었고, 그 사이에 외국에서 다른 음악이 많이 들어와서 민요는 차츰차츰 잊히고 말았다. 특히나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들어 본 경험이 부족해서 낯선 음악이 되어버린 민요.
이 책은 민요를 다시 듣기 위한 연습과 훈련의 징검다리가 되어준다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이처럼 잘 보여주는 민속이 없으니까 놓칠 수 없다. 책이라는 특성상 민요를 듣기보다 먼저 읽어볼 수 있도록 멋진 그림과 함께 노랫말을 보여준다. 민요 노랫말을 읽는 것이 시나 문학 작품을 읽는 것과 다르지 않고, 게다가 옛 문화와 우리말까지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원래 민요는 예로부터 대중들이 부르던 전통적인 노래를 말한다. 특정한 작사자나 작곡자가 없고 악보가 없어도 입에서 입으로 사람들과 사람들 사이로 끊이지 않고 이어져 왔다. 노래는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아주 중요한 매개체입니다. 희로애락을 함께할 때 서로 연결되고 이해하며 감정을 나눌 수 있다. 그러면 함께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사람들은 안전하게 느끼고 살맛나는구나 하는 행복감까지 느끼게 된다. 민요에는 가족이나 이웃과 삶의 모든 과정을 함께하며, 놀고 일하고 웃고 울면서 공감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민요

사실, 이야기가 있는 그림책으로 어린이들이 접하기에 쉽고 친근하다. 겸재 정선과 하인 막동이가 동행하는 금강산 유람기라는 기행문의 형식도 흥미있다. 내금강의 시작인 장안사를 시작으로 해금강 삼일포로 끝나는 여정까지 매 쪽마다 아름다운 금강산 그림이 펼쳐진다. 그림에 곁들여진, 금강산 곳곳에 얽힌 전설, 민담, 속담, 역사 이야기들은 재미를 더해준다. 그리고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의 풍속화를 재해석한 페이지들도 들어 있다는 점도 매우 재미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책은 겸재 정선의 금강산 그림들을 바탕으로 금강산 여행기 형식으로 재구성하여 박수현 작가가 새롭게 그려낸 그림책이다. 박수현 작가는 해외의 유명 걸작 그림들을 어린이들 눈높이에서 재해석하여 새롭게 그려낸 그림책 시리즈 〈걸작의 탄생〉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작가인 것이다. 그리고, 겸재 정선은 중국식의 화풍을 받아들이지 않고 우리 강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려냈다. 당시 중국의 것을 추앙하던 사회 분위기에서 우리의 독자적인 화풍을 새로이 선보였다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화풍의 시작이라는 의의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정신과 혼까지 그림에 담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정선이 어느 누구도 사사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의 천재성을 가늠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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