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같은 날? 제목을 보면서 제일 먼저 한 생각이다. 개 같은 날은 어떤 날일까? 보통은 개 같다고 하면 좋은 것보다는 좋지 않다는 느낌을 말할 때 하는 표현인데...... 개 같은 경우, 개 같은 날, 개 같은 놈 등등의 표현은 모두 그런 예가 될 것이다. 물론 애견인의 경우 매우 싫어하겠지만 말이다. 또 하나는 제목에서 큰 글자로 표현되는 것만을 읽으면 『개날다』이다. 개 날다. 개의 비상? 제목이 주는 느낌들은 그랬다.

 

  그 다음은 표지의 그림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저녁노을이 지는 그런 풍경에 삼선슬리퍼를 신은 남자 아이와 육중한 체격의 한 여자가 서 있는 뒷모습. 주변에는 화분도 있고 세수 대야에 누런 물이 담겨져도 있고 주변에 흘려져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두 사람 사이에 귀여운 강아지가 한 마리 있다. 아마도 이 그림이 내용의 많은 것들을 대변해 주겠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표지 탐색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찡코’라는 강아지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그것도 어린 중학생이 자기가 기르던 강아지를 무참하게 죽이는 장면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두 명의 화자가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남강민이라는 중학생 아이와 최미나라는 직장생활을 하는 여자이다. 각자의 시선에서 자기 이야기와 두 사람 사이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남강민은 어릴 때 엄마가 교통 사고로 식물인간을 거쳐 죽음에 이르게 되고 아버지와 형과 함께 살아간다. 아버지는 어머니의 죽음을 거치면서 말보다는 몸으로 대화하는 인간이지만 아들들을 무척 사랑하는 사람이다. 형은 아버지로부터 받은 폭력을 그대로 동생에게 푸는 그러나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사람이다. 최미나는 어릴 때부터 오빠로부터 상습적인 폭력에 시달리다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비만한 여성이다. 가족도 자신을 보호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에 정신적으로 매우 피폐해져 있다. 화병으로 까지 발전해 일상생활을 하기에 몹시 힘든 상태이다.

 

  가정 폭력! 가족의 구성원을 보호해주는 가정에서 일어나는 폭력으로 그 구성원들이 겪는 아픔을 말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으로 참담한 느낌이 들었다. 힘없는 구성원에게 가해지는 힘 있는 자들의 폭력! 더군다나 형제간에 일어나는 폭력의 장면에 정말 놀랐다. 부모가 아이들을 또는 부부간의 폭력은 많이 다루어진 주제가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지만 형제간의 폭력이라니..... 작가도 주변의 그런 사례를 듣고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주변에서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말인데... 정말 놀라운 일이다.

 

  정신과 의사인 오원장의 도움으로 강민 아버지와 형은 치료를 받게 되고 미나도 점점 자신 안에 있는 울화를 대화를 통해 해결할 용기를 가지게 된다.

 

  폭력으로 마음을 다친 모든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주는 책이다. 그동안 혹시 나의 언어적 폭력으로 라도 마음을 다친 사람이 있다면 용서를 구할 일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폭력에 대한 새로운 의지를 다질 일이다.

 

당신도 모르는 비밀! 제목이 주는 달콤함에 빠졌다고나 할까? 내가 모르는 비밀이 있다는 사실에 대한 용납을 할 수 없다는 그런 심리에서 시작되었다고나 할까? 바로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이 말이다.

결혼 20년이 넘어서는 나뿐만 아니라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는 대부분의 주부들은 아마도 이런 감정들을 많이 느꼈을 것이다. 상대는 도대체 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까? 이렇듯 시간이 흘러서도 아직 나를 사랑할까? 남편이라는 사람은 때로는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인 듯 싶다가도 어떤 때는 아주 딴 사람처럼 외계인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때로는 이 사람이 아닌 아주 멋진 남자와 매력적인 사랑에 빠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더 늙기 전에 .... 그러나 그것은 언제나 생각에 그칠 뿐, 실제로 연결되기는 매우 힘든 일이다. 또 실제로 일어나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실제로 외도를 경험한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한 연구 논문이다.

처음에는 연구 논문을 책으로 만든 것에 대하여‘뭐 이런 책이 다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대로 외도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하려는 의도와 의미에서 나름 의의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외 경험자들은 대부분 성장 환경이나 부부관계에서 자유로운 정서적 관계의 틀이 형성되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즉, 어릴 적의 경험이과 관계가 충분하지 못하여 무언인가의 문제를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부모들이 어떤 의지를 가지고 자녀를 기를 것인가 하는 문제에 관심이 기울여졌다. 너무도 무섭기만 한 아버지, 또 아버지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머니, 혼전 임신으로 흔들리는 형제들, 어릴 적 목격한 부모의 육체적 관계에 대한 충격, 충격적인 자살이나 사고 등으로 잃어버린 형제들..... 이런 경험들이 정서적인 문제들을 동반하고 그것이 중년기까지 이어지는듯하다. 아이들 f길러내는 부모의 입장에서 참으로 섬뜩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나의 아이를 어떤 생각이 들도록 길러 왔는가? 아이에게 정서적인 충격을 준 일은 없었던가? 다시 한 번 반성하고 되돌아 볼 일이다.

이 연구에서 혼외 관계 경험 과정에 대한 이론적 도출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참여자들은 성장과정에서 역기능적인 환경과 부부관계에서 역기능적인 의사소통의 누적됨을 경험한다.

둘째, 전적으로 주목해주고 수용해주는 사랑받는 행복감으로 공생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하게 되고 다른 공동체나 지인들과는 멀어지면서 둘만의 더욱 긴장된 흥분 관계에 빠지게 된다.

셋째, 혼외관계 과정 중 양가감정을 경험한다.

넷째, 혼외관계가 진행되면서 일어나는 종교적, 도덕적 제약은 많은 내적 갈등을 일으키게 된다.

다섯째, 부부관계에서 비록 결핍을 느끼지만, 자신의 역할을 유지할 수 있고 보호의 기능이 있는 가정에 대하여 혼외관계를 경험하면서 오히려 새롭게 자각하게 된다.

여섯째, 새로운 대상과 혼외관계의 틀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가정의 틀을 깨지도 못하는 이중체계에 빠지기도 한다.

일곱째, 혼외관계의 진행에 따라 신앙생활의 변화가 뚜렷하다.

어찌보면 뭐 당연한 이야기를 연구로 했는지 참 싱겁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연구를 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연구 결과를 보면 우선 부부사이의 의사소통의 방법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부부 사이의 의사소통만이루어진다면 혼외 관계라는 말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부부사이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 혼외 관계의 유형을 4가지로 나누어 놓았는데, 탐닉형, 몰입형, 탐색형, 회복형이다. 그중 아마도 탐닉형이나 몰입형이라면 아마도 부부관계를 유지하기가 매우 힘이 들 것이다. 정말 이런 유형으로 상대 배우자가 바람을 피웠다면 일찌감치 상대를 포기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또 중년기라는 특징에 따라 부부사이의 정서적 접촉을 향상시키는 상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중년기는 제2의 사춘기라고도하고, 사추기라고도 하지 않았던가!!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생각보다 대담한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는 생각이다. 혼외관계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 혼외관계로 인한 이혼이 증가함에 따라 이런 연구 논문이 필요해 진 것은 아닐까? 그만큼 세상이 이전과는 많이 달라진듯하다. 이제 나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으니 나의 생각이나 노력도 조금은 달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상대 배우자에 대한 생각이나 배려 등이 조금 다른 시각을 지녀야 한다는 말이다.

또 혼외관계는 단순히 남자들의 외도만을 생각했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 책을 보면 의외로 적극적으로 혼외관계를 추구하는 여자들도 많았다. 뭐 하긴 손뼉을 한 손으로 칠 수는 없지 않은가? 그 남자들의 상대야 당연 여자들이겠지. 중년의 남자가 젊은 여자와 그런 일을 벌일 것은 아니었을텐데..... 참 편견이란 무서운 것이다.

도덕적으로 자신을 되돌아보면 그런 혼외관계는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그것을 도덕적으로만 바라본다면 아마도 그건 충분한 잣대가 되지 못할 것이다. 사람의 심리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결국에는 관계의 회복만이 우리 사회를 지켜 줄 것이다. 우리 모두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은 더 마음의 문을 열어보자.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배려가 필요하다.

책을 읽어가면서 나를 참 고민스럽게 하는 몇 권 안되는 책이었다. 물론 너무 고민스럽게 할 책은 아예 선택하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책 표지의 사진처럼 평범한 일상을 그리고 일상속의 사람들의 관계와 그들 사이에  일어난 일들을 그린 내용이었다. 시점이 일인칭에서 또는 삼인칭까지 다양하게 바뀌기도 하고 각 장마다 마치 다른 이야기인듯 그러나 어느 부분에서는 같은 이어지는 이야기인듯하다. 또 주인공이 누구인지 모르겠고 등장인물이 각 장마다 아르고 그 관계가 매우 복잡하여 전체를 파악하는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더 당황하게 만든 점은 권터 그라스가 둑일 재통일 직후 시대상을 탁월하게 묘사한 우수한 작가라는 칭찬과 각종 언론 매체에서의 칭찬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독자인 나는 정작 읽었을 때 심한 혼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내용 또한 마찬가지로 독일의 통일이후의 일어나는 극명한 사건을 다루는게 아니라 그저 통일후 시대를 살아가는 각자의 그저 그런 삶(?)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막연하게 혼란스러운 심정으로 책을 읽어나갔다. 그러나 책을 다 읽고나서는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그들관의 관계나 각 장의 이어짐에 집중하지말고 각 장마다를 그저 둑일 재통일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면서 읽어 나간다면 오히려 더 즐거운 독서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리 그들가느이 관계와 주인공이 누구ㅜ인지를 찾으려 노력했을까? 그저 작은 옛 동독의 도시인 알텐부르크에 살아가는 사람드르이 각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삶의 모습을 본다는 마음으로 읽어 내려 간다면 즐거운 독서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잉고 슐체라는 작가의 탁월한 이야기 솜씨에 감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