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만나야 할 100가지 말이라는 부제가 정말 잘 어울리는 책이다. 책 표지에는 허공을 가로지르는 젊은이의 실루엣이 있다. 이편에서 저편으로 건너뛰는 모습이다. 아마도 이 책은 그런 도움을 주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작은 변화가 아주 중요한 의미가 될 때가 있다. 사람에게 조금만 생각을 바꾸는 것이 행동에서의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 조그만 생각의 변화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관습에 의해. 또는 이전의 내 생각에 길들여져서 조금 달라지는게 표지의 사진처럼 마치 절벽을 건너는 것과 같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책은 젊은이들에게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포인트가 되는 말이 아주 간단하게 제시되어져 있다. 아주 짧은 말들이지만 그 말들은 촌철살인의 힘을 가지고 있다. 이미 직장생활 25년차인 나에게도 매우 공감 가는 말들이 많이 있다. 그 때도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의 직장생활이 좀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지금과는 다른 위치에 가 있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짧은 말에 따른 간단한 설명 그리고 체크 포인트까지 아주 간략하고 명료한 의사가 전달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공감가는 말들이 매우 많지만 그 중 몇가지를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99%의 사람은 준비만 하다 인생을 망친다.

자신있는 사람보다 발동걸린 사람이 더 강하다.

무리에서 탈출하면 시간이 늘어난다.

같이 있을 때 마음이 편한 상사가 미래의 당신이다.

숨어서 몰래하는 것이 어른의 공부!

말하는 양이 적은 쪽이 마지막에 이긴다.

무찌르려 하지 맑고 포용해라.

상대에게 화가 나는 것은 당신이 상대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힘주어 결단하지 말고 담담하게 결단해라.

 

곁에 두고 자신을 되돌아보고 싶을 때마다 한 번씩 뒤적여도 좋은 책이다, 이 책은. 왠지 주변과 어울려지지 않는 그 누군가에게, 자신만의 생각이 옳다고 고집을 부리는 그 누군가에게, 그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줏대 없는 그 누군가에게, 오늘 하루 하루가 그저 먹고 살기위한 삶으로 전락해 버린 그 누군가에게, 자신이 자신의 인생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방관자로만 살아가는 그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와! 이쁘다.’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의 첫 느낌이었다. 작은 크기의 표지조차 너무 예쁜 그런 책이었다. 그런데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하자 그 내용은 더욱 나의 마음을 끌어 당겼다. 일상과 연결된 독서기라 그런지 작가가 읽었던 책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생기고 내가 읽었던 책을 이 작가는 이런 감성으로 읽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늘어났다.

 

이 책은 다섯 개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다. 우선 첫 번째는 삶...오늘도 행복할 권리, 관계...서른에도 어렵고 마흔에도 숙제인, 일...밥벌이와 포옹하는 법, 꿈...남루한 일상, 감정...생의 특별한 생채기들이다. 즉 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고 생각하게 되는 삶, 관계, 일, 꿈, 감정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 읽으면서 위안을 받는 느낌이 들었다.

 

혼자 먹는 밥, 혼자 보는 영화에서 정말 나도 이런 경우가 많아서 공감이 되었다. 아들은 군대로, 남편은 일 때문에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 나에게는 혼자서 해야 하는 일들이 참 버거울 때가 있다. 혼자서 장을 본다든지 혼자서 영화를 본다든지 하는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간혹 그런 상황에서 알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왜 혼자 왔냐는 의아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그렇게 묻는 사람의 곁에는 남편이 아니면 아이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럴 때 마다 참 뭐라고 해야 할지 감정이 수습 안되는 경우가 많았다. 읽으면서 내내 공감했다.

 

살찐 여자 주눅 들게 하는 사회 역시 정말 공감 가는 이야기였다. 나도 예전에는 날씬한 여자였지만 이제 오심을 바라보는 나이에 세상에 시름에 음식에 스트레스에 점점 붙어가는 살을 느끼고 있는 요즘, 살찐 사람은 무능력하거나 자기 관리가 안되는 사람이라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의 눈초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주인의식 뒤에 감춰진 입장 차이라는 글을 읽으면서 공감 백배였다. 그렇지 그런 생각들이었겠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주인의식을 가지라는 학습이 꼭 그렇게 만은 아니라는 자각이 따랐다.

 

한밤중의 바스락 소리에서도 위선과 위악에서도 평소 내가 느꼈던 생각들이 되새겨지면서 ‘그래. 그렇지.’라는 공감으로 다가왔다. 그러면서 목요일쯤의 지친 마음을 그렇게 그렇게 다독여주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작가의 생각을 건드려 주었던 책들의 목록 중 ‘아! 나도 꼭 읽어봐야 겠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책들이 있었다.

  불과 1년 전에 엄마를 세상에 보낸 나로서는 참으로 마음에 와 닿는 책이었다. 엄마께서는 암이라는 병마와 4년간 싸우시다가 돌아가셔서 사실은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여유도 있었지만 부모의 죽음이라는 것이 준비가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겪어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암이라는 병을 알게 되고 얼마동안 밖에 살지 못하리라는 것을 의사로부터 통고 받았다. 그 후 여러 번에 걸쳐서 치료와 회복과 재발의 과정을 거치면서 언젠가는 우리 곁을 떠나시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엄마의 임종을 접하고 장례절차에 의해 장례를 치르는 것은 예상한 감정들보다 더 큰 것 들이었다. 아니, 당장의 그런 의례적인 절차는 그렇다치고 그 이후에 오는 감정의 물결들이 더 크다고나 할까? 감당하기가 너무도 힘든 일이었다. 지금도 역시 그런 감정 상태라고나 할까?

 

  이 책은 정신분석학자인 리디아 플램이 자신의 부모님을 모두 잃고 부모님의 집을 정리하면서 겪은 마음의 행로를 기록한 책이다. 나는 아직은 부모님의 집을 정리하는 일은 없었지만, 그리고 아마도 우리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그런 일들을 겪지 않을 가능성도 클 것 같다. 왜냐하면 돌아가실 때는 대부분 자식들과 같이 살거나 아니면 이미 살림살이들을 정리하고 요양원에 가시거나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나의 경우 엄마의 병을 확인한 후에는 남동생 부부가 부모님을 보시고 살아서 이미 엄마의 단독 살림은 없는 상태이므로 그런 문제들은 없었다. 하지만 나도 엄마의 개인적인 물건들을 정리해 드리면서 처음에는 참으로 힘이 들었다. 우리의 경우 네 자매가 있는데 엄마의 물건중 가지고 싶은 물건들을 나누어 가졌다. 낡은 옷, 내복, 묵주 등등. 그리고 가끔 엄마를 추억할 때 입곤 한다. 나는 엄마께서 즐겨 입으시던 낡은 스웨터를 가졌다. 나이가 드시면 음식을 드시면서 자주 흘리시는데 그래서 음식 얼룩이 있는 스웨터. 엄마 생각이 나는 옷이다.

 

  저자가 부모님의 편지를 컴퓨터에 기록하는 장면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우리 부모님 사이의 연애편지를 보지는 못했다. 아마도 그분들은 연애편지를 나눌 수 있는 시대에 살지도 못하셨다. 그저 부모님들끼리 약속한 사람과 몇 번 만난 후에 결혼식을 하셨을 것이다. 그런 현실들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그래도 왠지 마음 한구석이 싸한 느낌이 들었다.

 

  저자는 부모님의 집을 정리하면서 즉 상속이 아닌 유산으로 물려받으면서 갈등한다. 유산이란 부모님의 의지 하에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이고 상속이란 그 의사를 듣기 전에 무조건 받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유산들을 정리하면서 자신의 예전의 모습, 부모님의 젊은 날들을 추억하고 되돌아본다. 어렵고 힘든 시절을 보냈을 부모님. 젊은 시절의 부모님 모습, 또 자신이 청소년기 였을 때의 부모님의 모습을 회상한다. 과거를 회상하는데 그 시절에 사용했던 물건이나 편지들, 사소한 기록들, 예를 들면 그 시절에 모았던 냅킨부터 영수증 등등. 최근 한 10년 동안 나의 물건을 사들이는 행위에 대한 회의가 있었는데 그 생각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더 확고해졌다. 되도록 나의 소유물을 줄이려는 의지 말이다.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구입하지 말고, 구입한 후 장기 용도를 고려하여 물건을 사는 것 말이다. 나도 후에 죽게 되면 나의 자녀가 나의 물건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하게 될지 두려워지는 것이다.

 

  부모님의 죽음으로부터 나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한 생각들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부모에 대한 사랑, 부모임의 인생에 대한 되돌아봄, 결국 그것이 내 인생의 바탕이 되니 말이다. 누구나 한 번 쯤은 읽어볼만한 책이다. 또한 나처럼 부모님을 보내드릴 때가 다가오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