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력이라는 책 제목을 보고는 타력?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자력의 반대말이라는 걸까?’ 라는 추측 정도였다. 아! 그런데 이런 자기계발서 중의 자력을 강조하는 책은 많은 데 타력이라니...... 대부분이 자기 계발서를 읽어보면 자신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무엇이든 마음을 먹으면 해낼 수 있다는 식의 긍정적이고 자기를 채찍질하는 내용의 책들이 대부분이다. 읽다보면 ‘아! 나는 왜 안 되는거지. 의지박약한 인간이었던가?’라는 자괴감에 빠지기 십상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아! 그렇구나. 그러 수도 있구나!’라는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그리고 그런 감정들이 그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것들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었다.

 

타력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나 이외의 뭔가 커다란 힘이 내 삶의 방식을 떠받치고 있다는 사고방식이다. 나 자신이외의 타자가 나라는 존재를 떠받치고 있다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바꿔 말하면 타력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우주의 커다란 힘이라고 해도 좋고 커다란 에너지가 보이지 않는 바람처럼 흐르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자기 혼자 힘으로 했다는 생각은 얕은 생각으로 그 밖의 눈에 보이지 않는 커다란 힘이 내 운명과 관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감동적인 부분을 간단히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인간은 그저 하는 일 없이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힘든 법입니다, 평생 자랑할 만한 일을 이룩한 사람은 겸허하게 감사하면 됩니다, 만일 하지 못했어도 부끄러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는 것 자체가 힘든 일입니다. 50년, 60년을 살았다는 사람에게는 이미 그것만으로도 칭찬해주어도 좋습니다. 어떤 인생도 그 나름대로 열심히, 필사적으로 살아왔음에 틀림없습니다. 지금의 나는 꼴불견일지도 모르지만 그것도 그대로 긍정하여 받아들여 보면 어떨까요. 우선 나를 믿고, 나를 사랑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죽음에서 삶을 생각한다. 병은 인간의 동반자임을 인식한다. 노화를 자연의 리듬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죽음을 무리해서 멀리하지 않는다.

 

자신의 가치는 타인과의 비교에 의해 정해지는 게 아니다. 이 세상에서 자신의 가치를 정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자기 자신이지, 타인이 정해주거나 타인과의 비교로 정해지는 게 아닙니다. 나는 생로병사를 짊어진 전 세계에 단 하나뿐인 사람이라는 자각이 필요합니다.

 

마이너스의 용기, 잃어버리는 것의 용기, 혹은 버리는 것의 용기, 현실을 직시한 궁극의 마이너스 사고에서 진정한 플러스 사고가 나오는 것입니다.

 

저는 지식인이 오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깨어나야 하는 것은 지식인입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인생을 많이 살아간 사람의 심오한 지혜가 느껴진다. 아마도 일본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살아간 사람이라 그런 사고에 이르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현재라 할지라도 이런 사고방식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무언이든 내가 열심히 하면 내가 착하면 내거 노력하면 다 이루어지는 세상은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이루어지지 않는 일도 있는 것이다. 이제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에 대하여 단지 자책감에 휩싸일 필요만은 없다는 것이 큰 위안이 된다.

언제부터였던가? 만화를 즐겨 읽었던 때가! 가족끼리 여름 후가라도 떠날라치면 필수 준비물이 만화였었다. 만화 가게에서 잔뜩 빌려서 돌아가며 읽었던 때가 있었다. 서로 읽는 속도가 달라서 빨리 읽으라고 독촉하고 재미있는 분에서는 서로 깔깔 웃던 때가 바로 얼마 전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만화를 점점 멀리하게 되었다. 그 까닭은 아마도 급격하게 나빠진 시력의 노화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두 번째 단계로 돋보기를 바꾸면서 부터는 만화의 그림과 글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되었다. 책으로 만들어진 것도 그런데 하물며 웹툰이야! 웹툰을 본다는 것도 힘든 일이 되었다. 신체의 노화가 가져다 준 슬픈 선물이라고나 할까? 그러다가 우연히 접한 만화가 4컷짜리 단편으로 부부와 아이 키우기와 관련된 재미있는 만화였다. 또 주호민의 만화도 하도 유명해서 직접 구입하여 읽어보았다. 그 다음이 바로 PEAK 였다. 읽고 나서 너무 멋진 그림과 스토리로 다시 몇 번인가를 뒤적이게 되는 그런 책이었다.

 

아들을 군대에 보낸 한 엄마로서 우리 아들이 저런 곳에 배치된다면 하는 생각이 순간 남의 일이 아닌 듯 한 생각이 들었다. 뭐 우리 아들이야 몸을 쓰는 그런 일과는 거리가 먼 애라 저런 곳으로 배치 받지도 못하겠지만 순간순간 위험에 직면할 수 있는 곳에 배치된다면 너무도 걱정스러울 것이다. 뭐 사실 군대란 곳이 완전하게 위험이 없는 곳이 있을 수 없을 만큼 다 비슷비슷하겠지만 그래도 산악구조대는 왠지 불안할 것 같다.

 

산악구조대에 배치된 5명의 인물. 유연성, 임배호, 고학문, 남기중, 박광도. 출신도 다르고 하던 일들도 다른 다섯 명의 소년들이 성인으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다. 산악구조대로서 적응하고 진짜 산악구조대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내용이다. 우선 그림이 너무 멋지다. 실제의 산을 보는 듯 한 그림과 아찔한 순간을 표현한 그림들이 마치 내가 산 속에 들어와 있는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또 스토리도 너무 멋지다. 실제 산악구조대원들이 겪을 수 있는 일들을 실감나고 재미있게 엮어져 있다.

 

실제의 산악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산이 북한산이라 한다. 물론 서울 시민이 아닌 나는 북한산에 가보지 못했다. 아마도 많은 서울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산이 북한산이라 사람 수에 비례하여 사고의 수도 많을 것이다. 서울에 살고 있는 동생들 말에 의하면 주말에는 사람에 스칠 정도라니 참으로 명산은 명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산에 오를 때에는 항상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올라야 겠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 물론 산을 쉽게 만만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그만큼 준비하고 안전하게 산에 오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실감을 했다. 대충 준비도 없이 운동화 신고 물도 없이 옷도 반바지 입고 오르려는 사람들을 간혹 보게 되는데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그런 행동들은 삼가야 하겠다. 나 자신을 위해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 말이다.

 

2권밖에 읽지 못하여 그 뒤에 이어질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기대가 된다. 책을 사던 아니면 인터넷으로 보던 꼭 찾아서 읽어야 겠다. 정말 멋진 만화다.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아주 작고 얇 책이라 마음에 가볍게 얻을 수 있으리란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읽어 보니 역시 그 느낌 그대로의 책이었다. 생각을 깊게 하거나 신경을 집중하여 보는 책이 아니라 마음 가볍게 언제든지 작은 자투리 시간 속에서도 언제든지 가볍게 볼 수 있는 그런 책 말이다. 그리고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어는 부분이라도 열어도 읽을 수 있는 그런 책 말이다.

 

살아가면서 만날 수 있는 작은 인연과 그 인연과의 관계 맺음을 통하여 얻어지는 단상들을 써내려간 책이다.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에게서 얻어지는 깨달음이랄까? 읽으면서 작은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퇴직 후 퇴직금을 자식에게 날리고 부인마저 병이 든 한 경비원이 자신마저도 치매에 걸린걸 아는 심정은 어떨까? 아마도 지금의 나라면 너무도 절망스러워 삶을 이어가길 힘들어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분은 이렇게 말한다.

“내게 주어지는 하루를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로 여기기로 했지.”

참으로 감동적인 한 마디다. 정말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

 

남편이 암에 걸려 병원생활을 지속적으로 하는 아내의 말 한마디는

“그래요. 당신이 곁에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그 사람을 살게끔 한다는 것이다. 삼의 비루함과 허무함 속에서도 그저 남편이 죽지 않고 살아있어 주어서 다행이라는 말에 마음 한켠이 아릿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노숙을 벗어나기 위해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아버지, 그에게는 그 삶의 동력이 바로 예쁘게 자라고 있는 딸아이였다. 세상사에 시달리며 닳고 닳아져 가는 직장인들에게 꿈은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잊고 살아갈 뿐이라는 말도 가슴에 와 닿았다.

 

살아간다는 일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그걸 나이가 들면서 알게 되는 건 또 무슨 조화일까? 사람으로서 사람의 모습을 갖추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느끼면서 이렇게 상처받고 괴로워하면서도 또 다시 내일 툭툭 털고 일어나 묵묵히 작의 길을 가는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나 또한 그런 삶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나의 길을 묵묵히 자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