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자린고비를 알고는 있었던 것 같은데 따로 어디 책에서 

읽은 것 같지는 않고, 자린고비하면 천장에 굴비를 매달고 쳐다보며 밥을 먹었다는 

왕소금 영감으로 밖에는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되었다.

천장의 굴비 말고도 여러 일화를 비롯해서 그 후의 이야기도 자린고비의 생가  사진등

사실적인 이야기로 마무리지어 더욱 좋았던 듯 하다.

6학년 3학년 두아이가 모두 자린고비를 모르니 이참에 확실하게 알게 해주려 한다.  

물론 재미도 있다. 그림도 이야기에 맞게 구수하고....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여태까지 자린고비 하면 딱 떠오르는게 굴비였는데

요즘 아이들은 우리의 옛날 조상들이 즐겨 먹던 짭쪼름한 굴비 ( 아주 아주 짜서 일명 

독굴비라고 들은적이 있다 ) 는 생소하고 고등어 자반이 친숙하다고 생각해서인지 

천장에 매달고 먹은 생선이 굴비가 아니라 고등어 자반이라고 나와 있다. 

고등어가 아니라 그냥 굴비로 나왔으면 더욱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크리스마스를 얼마 앞두고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빠져보기 위해 하는 일 중의 하나가 

바로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책을 읽는 거다.

얼마전엔 ’ 타샤의 크리스마스 ’ 를 읽고는 한껏 들뜬 기분이었는데 이 책 

’ 빨간 머리 앤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 를 읽고 가슴이 따뜻해졌다.

몽고메리가 어느 어린이 잡지에 십년간 발표했던 작품들 중에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작품만을 추려 책으로 내놓은 이야기다보니 이야기들이 비슷비슷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지만 그래도 지루하지 않고 다 재미있게 읽었다.

크리스마스 관련 책들이 저학년이나 아가들용이 많은 것 같은데 이제 4학년이 되는

우리 딸아이가 읽어도 재미있어 할 것 같다.

난 그림이 들어 있는 책에서 이야기는 둘째치고 그림이 마음에 안들면 읽기도

싫어지는데 (그런 책은 그림이 아예 없는게 낫다) 중간 중간의 그림도 예쁘고 

따뜻한 느낌이다.

요즘 아이들 읽히려고 사둔 책들을 많이 읽게 된다. 이 책도 원래는 어른을 위한 글이었던 것을 작가가 어린이들을 위해 다시 손질해 펴낸 책이어서 그런가, 어른인 내가 읽어도 깊이가 있고 재미있다. 책읽기를 좋아하는 우리 딸아이 이제 3학년이니 내년 즈음엔 읽혀 봐야 겠다.
 

나도, 그리고 초등학생인 두 아이들도 아직까지 이야기 속의 ' 관모' 같은 선생님을 만난 적이 없으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아이들의 남은 학창시절 동안  ' 김유선' 선생님 같은 휼륭한 선생님을 만날 기회가 올까. 아니, 요즘은 점점 ' 관모' 도 ' 김유선' 선생님도 아닌 그저 직업인으로서의 교사만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 많이 아쉽다. 부모들의 선생님께 대한 예우 또한 옛날과는 많이 달라지는 듯 싶고.....


끝내 '관모' 의 장례식에 가지 않을 것 같은 감정을 보이던 주인공이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강릉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장면을 보고 우리 아이들 같으면  " 쳇, 미쳤어. 나 같으면 안간다." 하고 말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 나이만큼 세월을 살아보니 조금은 이해가 간다.  " 죽음이 모든 것을 다 거두어" 가지는 않지만 세월과 죽음이라는 것이 남겨진 이들에게 용서와 이해의 시간을 남기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