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뒷부분에 있는 옮긴이의 말 첫머리를 보면 이런말로 시작이 된다.
"1980년대 초에 텔레비젼 연속극으로 방영되어 큰 인기를 모았던 ’초원의 집’이 있는데, 그 연속극의 원작이 바로 이 책입니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 여러분은태어나기도 전이어서 모를테니까, 부모님한테 여쭤 보면 "아, 그 작품! " 하고 반갑게대답해 줄 것입니다. "

그렇다.
내가 바로 그 연속극을 보고 자란 ’부모님’ 세대인거다. 어렸을 적 이 연속극은 나의동경의 대상이었다. 가뜩이나 물건도 미제가, 사람도 미국사람이(금발에 파란눈은무조건 미국 사람이라고 한다) 최고로 멋있어 보이던 시절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그림같은 초원에서 그림같은 집을 짛고 힘세고 멋진 아빠, 아름답고 다정한 엄마,그리고 인형같이 예쁘고 귀여운 아이들로 이루어진 한 가족의 소소한 일상들로 채워진 드라마가 얼마나 멋져 보이고 매력있든지. 나도 이 담에 커서 저렇게 멋진가족을 이루고 살고 싶은게 꿈이 될 정도였다.  이제 세월이 흘러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가장 이상적인 가족상하면 떠오르는 게 바로 로라네 가족일 정도로 가슴속에 깊이 새겨진 드라마였는데 우연히 인터파크에서 바로 이 < 초원의 집 > 전집을보게 된거다.  보자 마자 나오는 첫마디는 " 왁, 초원의 집이잖아! "얼마나 반갑던지 단숨에 클릭을 해 구입해 버렸다. 택배를 기다리던 며칠간의 시간은얼마나 설레고 기대가 되던지 어릴적 옛 친구를 몇 십년 만에 만나러 나가는 마음 같다.

드디어 책을 받아 들고 읽어 내려 가기 시작. 어느 분의 말씀처럼 식음을 전폐하고 읽는다. 아홉권이나 되는데도 한권씩 읽을 책이 줄어들 때마다 얼마나 아깝던지.....

이 이야기는 작품 속 로라가 실제로 자신의 이야기를 쓴 자적전인 소설이다. 이야기 뒷쪽으로 가면 나오는 로라의 딸 로즈가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는데, 그 이야기를 책으로 내면 좋겠다고 권유해 그녀의 나이 65세인 1932년에 1권을 발표하게 된다. 

 

이야기는 " 지금으로부터 백 년도 더 오랜 옛날, 미국 위스콘신 주의 큰 숲 속, 통나무로 지은 작은 집에 어린 소녀가 살고 있었다."로 시작된다.  그렇다. 이 이야기의시대적 배경은 백년도 더 지난 남북전쟁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로, 서부 개척이한창 진행되던 시절이다. 그래서 로라네 가족은 집도 없고, 길도 없고, 사람도 없이있는 것이라고는 나무들과 들짐승들뿐인 숲 속에서 살기도 하고, 인디언 거류지인 캔자스 주의 대초원에서 살기도 하며, 미네소타 주에서는 냇둑 옆에서 토굴집을 짓고살기도 한다. 당연히 전기도 없고 사냥을 해서 고기를 얻고 생선 요리를 먹으려면 호수에 가서 직접 물고기를 잡아야 한다.

 

모든 것을 자급 자족하면서도 항상 감사하고행복해 하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히코리 나무로 훈제한 고기햄, 돼지고기로 다져서 만든 진짜 수제 소시지, 단풍나무시럽으로 만드는 단풍 설탕, 신선한 우유로 금방 만든 황금빛의 고소한 버터등을 만드는 이야기는 정말 군침이 돌 정도로 재미있다!!!눈보라가 치는 추운 겨울 밤, 따뜻한 통나무 집안에서 안락하게 보내는 가족들의모습은 가스 윌리엄스의 삽화와 함께해 더욱 행복해 보인다.

이 좋은 작품이 <빨간머리 앤>만큼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너무 아쉽다.내게는 <빨간머리 앤>에 버금가는 소설인데......
내 큰 딸아이가 이제 4학년. 딸애에게 책을 내밀며 말해야겠다.  
"이게 엄마가 어렸을 때 텔레비젼에서 하던 이야기거든......"

이번 여행지는 인도차이나 반도와 남부아시아.  우리나라 밖으론 한 발자국도
나가보지 않은 내가 이제 1,2권을 거쳐 3권을 읽고 나니 이젠 제법 여행에 이력이
붙은 느낌이다. 그만큼 한비야씨의 글이 실감 나고 감칠맛이 있어서인가보다.
이 지역을 여행할 때의 작가의 나이가 지금의 내 나이와 비슷하다. 그래서인지
자꾸만 지금의 내 모습을 돌아 보게 된다. 한 남자의 아내이고 세 아이의 엄마의 
자리를 지키느라 하루도 온전하게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쉬어 본 적이 없는 나.
나도 어디론가 훌쩍 한번 떠나보면 어떨까하는 상상을 절로 하게 된다. 어제 마침 
수도권에 살면서 예전 생각에 서울 인사동 골목을 몇년만에 가보았다. 물론 혼자가 
아니라 딸아이 둘과 남편과 함께. 오랜만에 거닐어 보는 서울 시내 거리는 
참 좋았는데, 역시나 큰 딸아이는 너무 번잡하다며 시큰둥, 아직 네살배기인 작은
딸내미는 업어달라 안아달라 보채고 성격 급한 남편은 느긋함이라곤 눈곱만치도
없이 이리로 빨리 가면 저리로 빨리 가야 되고 저리로 빨리 가면 또 다음으로 빨리
가야 한다. 그러다 보니 한비야씨 생각이 저절로 난다. 나도 혼자 가고 싶을 때 가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면서 여행을 해봤으면. 외국은 안돼도 우리 나라라도.
하지만 이루어 질수 없을 거다. 일단 내 상황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그렇게 혼자 떠날
용기가 없는 거다. 그러니 난 한비야씨가 하는 세계여행에 그림자처럼 함께 동행하는
거다. 같이 울고 같이 웃고 같이 감동하면서.....
마지막 여행지 중국여행을 앞두고  작가의 설레는 마음이 내게도 전해온다.

   
      나는  여행하여 여러 일을 겪는 책을 좋아한다. 그런데 엄마가 추천한 책은 보물

      섬 이었다. 그러나 나는 처음에 4학년이라 너무 많은 양에 책 이라고 하였다. 사

      실 나는 내용이 긴책 (양장) 으로 된 오즈의 마법사, 피노키오, 이상한 나라의 앨

      리스, 비밀의 화원, 키다리 아저씨 등을 읽었다. 그리고 피터팬도 읽었다. 그러나

      보물섬은 물론 내가 읽었다는 내용도  모두 긴책 이지만 뭐니뭐니해도 보물섬이

      제일 길었기 때문에 못읽을 것 같다고 엄마에게 말하였다.그러자 엄마가 지금까

      지도 내용이 긴책을 이렇게 많이 읽어 왔으니 읽어보라는 것이다. 나는 너무 황

      당 하였다. 왜냐하면 우리반 아이들은 짧은 내용의 책이 들어있는 것만읽는데 

      나는 이렇게 긴책을 많이 읽어왔는데 칭찬은 못할망정 더 읽으라는 것이다, 오

      죽하면 우리반 아이들이 내가 긴책을 읽어 놀라워할 정도 였다. 할수없이 불쌍한

      나는 보물섬을 읽게 되었다. 여행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는 처음에 읽을때 시

      시해도 너무어렵고, 시시해서 다른 책을 읽었다. 그런데 엄마가 보물섬을 처음에 

      읽었으니 나더러 계속 읽으라는 것이다. 그래서 읽었다. 하지만 정말 처음에는 재

      미 없더니 중간쯤 됬을때는 실버, 짐, 키다리 존, 리브시 선생, 지주,톰이 나왔던거
    
      같다. 나는 기억에 이정도 뿐히 등장인물이 생각나지 않았다. 이야기는 보물지도

      를 두팀으로 나뉘어서 뺐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제일 중요한 등장인물을 까먹었

      다. 그것은 바로 벤 건,플린트 선장이 었다. 그리고 나중에는 아무리 나빴던 실버

      선장이 었어도, 마지막이 되자 더 이상 나쁜짓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으

      로 핸즈도 있었다. 그리고 짐이 아니라 짐 호킨스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