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티븐 킹에 대한 애정은 다소 맹목적일지도 모른다. 그는 내가 세상에서 유일하게 그 타고난 재능을 부러워하고 감히 질투하게 만든 사람이다. 그가 이제까지 쓴 작품들을 읽어보면 여타 다른 예술 분야의 천재들처럼 그 또한 글쓰기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났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를 처음 알게 된 것이 20년도 지났는데 이제야 그의 첫 작품인 <캐리>를 읽게 되었다. 오래도록 지니고 있던 책을, 그것도 그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작품을 오늘에야 읽게 된 이유는 <캐리>가 염력을 지닌 한 소녀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 때문에 시시하지는 않을까, 내가 지금까지 그의 작품에 대해 가지고 있던 애정과 기대감이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 때문이었으리라.

 

그러나 그는 역시 '스티븐 킹'이었다. 74년도에 씌여진 작품이니까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에 그리고 그의 나이 스물 여섯 살의 나이에 출간한 작품이지만 고리타분하지도 시시하지도 않다. 몇몇 고전이 된 장르 소설들을 지금 읽어보면 웬지 감각이 시대에 뒤떨어지고(물론 그 당시엔 센세이셔널했겠지만 말이다) 고리타분하다는 느낌을 받는데 스티븐 킹의 작품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것은 바로 그의 작품이 시대를 아우르는 인간 심리의 원초적 두려움과 인간 내면의 감춰진 이기심과 잔혹성을 들어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캐리>는 광신적인 어머니 밑에서 학대를 받으며 자란 주인공 캐리 화이트에 대한 이야기다. 캐리는 그녀의 외할머니에 이어 유전되어진 염력을 잠재하고 자라나는데 고등학생이 되어 첫 생리를 겪으면서 잠재되었던 텔레파시적 염력이 오랜 세월 자신을 괴롭히고 놀려대던 친구들에 대한 분노에 의해 표출된다. 광적인 신앙심을 가진 어머니 때문에 캐리는 어릴적부터 어머니 외의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할 수 없었고 이렇게 평범하지 못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니 그녀가 학교에 들어가 처음 겪은 것이 친구들의 놀림과 왕따였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소심하고 착한 캐리, 그녀가 여느 가정에서 태어나 자랐다면 사랑스럽고 이쁜 소녀로 자라서 자신이 지닌 염력을 끝까지 숨긴 채 평범한 삶을 살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녀는 결국 되돌릴 수 없는 운명의 실타래에 얽혀들어 당대 존 F. 케네디 암살사건과 나란히 어깨를 견주는 캐리 화이트 사건의 주인공이 된다.

 

그런데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공포스러웠던 것은 사실 캐리의 어머니의 광적인 신앙심이었다. 그것은 텔레파시나 염력과 달리 인간에 대한 실제적인 두려움과 끔찍함을 안겨 주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어제 텔레비젼에서 '보성 삼남매 살인 사건'에 대한 보도를 보게 되었다. 아이들의 부모는 목사 부부였는데 그들은 아이들을 말 그대로 가둬 놓고 굶기고 때려서 죽였다. 처음엔 감기에 걸린 아이들을 현대 의학의 힘을 빌리지 않고 신앙심으로 악귀를 쫒아 내기 위해서였다고 했으나 결국 밝혀진 사실은 그들이 아이들의 버릇을 길들이기 위해 매질과 금식, 징계를 가한 것이었다. 더욱 경악을 금치 못한 것은 아이들을 굶긴 상태에서 묶어 놓고 아침 저녁으로 허리띠를 사용해 39대씩 채찍질을 가한 것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성경책을 그대로 인용해 따라한 것이었다는 사실이다. 화면에 펼쳐진 성경책을 얼핏 들여다보니 다음과 같은 구절이 씌여 있었다.

 

'아이를 훈계치 아니치 말라. 채찍으로...... 40대에서 한 대를 감한......'

 

이 얼마나 무섭고 소름끼치는 일인가. 내가 바로 읽고 내려놓은 책에서 일어난 일을 현실에서 마주하다니...

 

이처럼 인간 내면의 원초적이고 끔찍한 모습을 들여다 보게 만들어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점이 스티븐 킹의 작품을  단순히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가벼운  공포소설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일 것이다.

해리포터를 장기간동안 끊어서 읽게 되었다

사실은 반정도를 읽고선 내동댕이친뒤 다른책을 읽었다

해리포터는 내가 써틴,시티 오브 더 엠버, 율리시스무어 등과 함께 가장 좋아하는 책이었는데 이렇게 읽은 이유는 이미 결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주 어려서부터 영화관에서 해리포터전편을 다 보았었다

게다가 죽음의 성물 마지막 편도 이미 영화로 다 보았기 때문에 결말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 영화를 보기전에 비해 읽는속도가 많이줄어들었다

그렇지만 영화로 보아서 내용은 모두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 ㅋㅋ

 

그리핀도르의 검..... 그걸 찾으려다 볼드모트의 뱀에게 당할뻔 하기도 한다

호크룩스를 부숴버리기 위해선 그검이 꼭 필요했다

게다가 그놈의 호크룩스 때문에 론도 가버렸다

그러다가 해리는 우연히 암사슴 페트로누스를 발견하고 따라가게 된다

그래서 그가 가르키는 곳을 보니 그리핀도르의 검이 있었다!

그걸 가지러 얼음장같은 물속으로 빠지는 순간 물속에서 해리가 걸고있던 목걸이. 호크룩스가 해리의 목을 조여오게 된다.

 

 

 

 

해리가 눈을 떠보니 론이 있었다.

론도 어리둥절한 표정이었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해리와 헤르미온느에게서 가버린 순간부터 다시 돌아오고 싶어했다고 했다

그래서 아까 그 사슴 페트로누스가 해리의것인줄 알고 와보니 해리는 물에 빠져있었고 그리핀도르의 칼이 있는 이런 상황이 된것이다

서로 기뻐하고 해리는 말했다

이제 그리핀도르의 칼을 가지고 호크룩스를 부숴야 된다고 했다.

론이 칼을 꺼냈으니 그칼을 주운사람이 부숴야 효력을 발휘할거라고 말이다.

론은 하기싫어했지만 하는수 없이 하게된다

하나! 둘! 셋! 해리는 호크룩스를 열었다

호크룩스는 론을 화나게 하기위해 내가 봐도 정말 황당한 장면과 말을 만들냈다

론도 웬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해리도 소리를 지르며 론에게 무시하고 칼로 호크룩스를 찔러버리라고 했다

호크룩스는 계속해서 론에게 말했다

 

에휴 론같은 쓸모도없는 아이보단 해리같은 선택받은 아이가 내 아들로 태어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등의 말을 해댔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작가 치누아 아체베의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는 일단 제목 때문에 상당히 마음이 끌렸다. 그런데 알고 보니 작가가 아일랜드의 시인 예이츠(W. B. Yeats)의 시 <재림>에서 따왔단다. 물론 원제는 <Things Fall Apart >이지만 나는 웬지 우리말 번역이 더 마음에 든다. 아프리카 출신의 작가가 쓴 아프리카 문학의 대표 작품이 영어로 씌여지고 그 제목 또한 영문학에서 빌어온 것을 보면서 이것이 현재 아프리카의 현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현재 나이지리아의 공식어는 영어이고 아체베가 어린 시절부터 영국 성공회 선교사들이 세운 교회 미션스쿨에서 교육을 받고 자랐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것은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책을 읽기 전에 이 작품이 아프리카 문학 작품이라는 것을 알고 나는 아프리카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나, 잠시 생각해 보았다. 내가 아프리카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어릴적 명화 극장을 통해 보았던 영화 <뿌리>를 보고 노예제도라는 것을 어렴풋하게 이해하게 된 것이고 이 후 나이가 들어서는 이디오피아라는 나라 이름이 아프리카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린 난민에 대한 세계적 관심과 보도, 그리고 가장 최근엔 피디들을 무릎팎 도사에 나오게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이 전부인 것 같다. 그런데 이 짧은 지식과 이해 속에서 내게 그들은 어느 나라의 어느 부족의 누구누구가 아닌 그저 아프리카 사람일 뿐이었다. 남자도 여자도 노인도 아이도 그저 온 몸이 검고 이상한 행동을 하는 아프리카 사람일뿐 부끄럽게도 내게 그들은 개개인의 이름을 지니고 한 사람의 인격을 갖춘 존재로 다가오지 않았다.

 

아체베는 이야기에서 우무오피아의 부족민인 남자 주인공 오콩코의 삶과 그의 불행한 파국을 전개해 나가는데 그것은 결국 아프리카의 운명과 일맥상통한다. 오콩코는 게으르고 나약했던 자신의 아버지를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자신은 아버지와는 정반대로 강인한 남자가 되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을 지닌 남자다. 그 강박관념은 그를 일찍이 용맹으로 이름을 떨치게 하고 가산을 일구어 부족에서 인정받는 지위에 오르게 하지만 바로 그 강박관념 때문에 자신의 아버지를 닮은 장남인 은워예를 항상 못마땅해 하고 남자답기를 강요한다. 내가 보기에 은워예는 단지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일 뿐인데 말이다.

 

책에는 아프리카 부족의 생활 양식과 종교, 그리고 여러가지 전통에 대해서도 표현하고 있는데 그 중 내게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나온다. 어느 날, 다른 부족의 남자가 오콩코의 부족민 여자를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상대 부족은 전쟁을 피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 남자의 열다섯 살 난 아들을 우무오피아에게 내어준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그럴 수 있겠다, 싶었는데 그 아이를 데려온 부족민의 대표들은 오콩코가 부족 전체를 대신해 한동안 그를 돌보도록 한다. 그 후 삼 년 동안 이케메푸나는 오콩코의 첫 번째 부인 집에서 은예웨와 함께 친 형제처럼 어울리며 자신이 마치 오콩코 가족의 일원인 듯 느끼며 살아간다. 오콩코조차 은워예보다 용감하고 총명한 이케메푸나를 아들처럼 생각하고 이케메푸나는 오콩코를 아버지라 부르며 따른다. 그런데 어느 날, 숲과 동굴의 신이 그러라고 하셔서(...) 우무오피는 이케메푸나를 죽이기로 결정한다. 우무오피아의 가장 나이가 많고 한 때 용감한 전사였던 에제우두는 이케메푸나가 아버지로 따르는 오콩코는 이 일에서 빠지라고 하지만 우리의 영웅적 주인공인 오콩코는 기어이 따라나선다. 아무것도 모르고 도끼와 자루를 들고 뒤따르는 남자들에 의해 숲으로 들어가 앞장서 가던 이케메푸나는 웬지모를 불안감에 뒤를 돌아다 보고 도끼를 내리치는 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오콩코에게 달려가 "아빠, 사람들이 날 죽여요!"라고 외치지만 자신이 나약하다고 여겨지는 것이 두려운 오콩코는 자신의 도끼를 빼 소년을 내리친다.

 

왜, 그들은 포로로 잡아온 인질을 바로 죽이지 않을까. 왜, 아무것도 모르고 죄 없는 아이를 데려다 기껏 정을 붙인 다음에 죽이는 것일까. 그것이 그들의 신이 내린 계시에 따라 행하는 것이라 이해해 보려해도 내게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이 일은 은워예에게 소리 없이 깊은 상처를 남겨 후에 영국인 선교사들이 들어와 세운 교회를 따르는 개종자가 되어 아버지와 의절하게 되는 사건의 작은 불씨가 된다. 이 외에도 쌍둥이를 낳으면 내다 버리는 관습, 오수라 불리는 소외된 계층, 등은 부족의 전통이 종교를 앞세운 서양 문물의 세력에 의해 무너지는 변화의 촉발제가 된다.

 

이케메푸나가 죽은 후, 오콩코는 마을 축제에서 실수로 사람을 쏴 죽게 한 죄로 7년 동안 부족을 떠나 유배생활을 하게 되고 드디어 7년 만에 고대하던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지만 그 사이 이미 우무오피아는 변화의 물결 앞에 많은 것이 달라져 있다. 용맹스러움과 강인함을 삶의 존재 이유로 여겼던 오콩코는 부족의 전통이 무너지고 추락하는 부족민의 위상에 괴로워 하다가 결국 비극적 최후를 맞는다. 여기에서 아체베는 오콩코의 개인적 비극과 아프리카 부족의 사회체제가 무너지는 현실을 제목처럼 '모든것이 산산히 부서지다' 로 표현한다. 그러나 하나의 세상이 무너진 후에는 또 다른 세상이 세워지듯 아체베는 새롭게 태어나는 아프리카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그것은 전통사회가 지닌 장점을 표현한 데서 엿 볼수가 있는데 가족간의 유대, 노인과 연장자에 대한 존경과 우대, 그리고 특유의 여유로움과 유머감각을 표현한 데서 느껴진다.

 

결말은 비극으로 끝나지만 그것이 새로운 시작의 예감이라는 희망을 품게 하는 아프리카 문학 작품의 진수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