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뭔 일이냐, 책도둑 1권은 다 읽어내는데 석 달도 더 걸린 것 같구만 마저 읽어야 하나, 아니면 그만두고  다른 책을 읽어야 하나,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할 수 없이 집어든 2권은 사흘만에 후딱 읽어버렸으니 말이다. 1권만 읽고 2권을 읽지 않았더라면 정말이지 큰일날 뻔 했다. 이렇게 좋은 책을 영영 읽지 못하고 내 인생이 흘러가 버릴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나치 독일과 유대인 학살에 대한 소재로 씌여진 책을 읽은 거라곤 중학교 때 학교에서 필수 도서 목록에 들어있어 할 수 없이 읽었던 삼중당 문고의 <안네의 일기>가 전부다. 그 때는 책 읽기 자체도 지루해했던 시절이기도 했지만 역시나 너무 어려서일까, 자유와 희망을 잃은 채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던 안네의 힘겨운 삶이 그냥 이런 소설이구나, 하는 정도로 밖에는 와닫지 않았다.

 

철들자 망령날 나이가 되어서야 겨우 사람의 인생이라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정도를 헤아려 보고자 하게 되니 나 아닌 다른 사람의 고통도 조금은 돌아보게 된다. 그래서 이젠 <책도둑>같은 소설책을 읽고도 눈물 콧물을 줄줄 흘린다.

 

이 이야기의 화자는 죽음의 신이다. 죽음의 신은 2차 세계대전과 유대인 학살의 시기에 수많은 영혼을 실어나르며 한 소녀를 알게 된다. 아니, 한 소녀가 쓴 책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책을 통해 알게 된 소녀 '리젤'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 주게 되는 것이다. 죽음의 신조차 눈물짓게 했던 한 소녀의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녀가 왜 책도둑이 되었고, 결국엔 책을 사랑하게 되고 쓰게 되었는지도.

 

지금 당신의 가슴이 차갑고 냉정하게 굳어 있다면 이 책이 그 가슴을 따뜻하게 녹여 줄 것이다.

많이 고민하다가 결국 평점에 별 네 개를 주었다. 난 웬만하면 별 다섯 개는 흔쾌히 주는 사람인데...

 

처음 이 책을 사게 된 이유가 우선, 헌책방에서 세트로 싸게 팔고 있었고, 그 다음 제목이 '책'과 관련된다는 점(제목에 책이 들어가면 무조건 사려고 든다), 그리고 번역자가 정영목씨라는 점에 끌려 샀는데 오랫동안 책꽂이에만 꽂혀 있던 걸 드디어 한 번 읽어 보리라, 굳게 마음먹고 뽑아 들었건만 이게 뭐냐, 초장부터 도무지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결국 이 한 권을 읽어내는데 두어 달은 걸린 것 같다. 그런데 요상한 것은 흡입력이 없어서 읽기가 지지부진함에도 중간에 덮어버리고 포기하지 않고 마침내 끝까지 읽어냈다는 것이다(물론 1권이긴 하지만... ). 아마 그 이유는 주인공인 리젤의 '책'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사랑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 그 표현이 적절할진 모르겠지만 그건 사랑이 맞다. 왜냐하면 리젤과 주변 인물들과의 중요한 인간 관계가 모두 '책'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리젤은 남동생과 함께 기차에 태워져 공산당원인 엄마를 떠나 얼굴도 모르는 양부모에게로 보내지게 된다. 생존을 위해. 그러나 기찻간에서 동생을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게 되고 도중에 길에서 매장을 하게 된다. 그 때 한 인부가 떨어뜨리고 간 책을 주워 품에 넣고 양부모네 집으로 가게 된다. 열 살이 되도록 까막눈이나 다름 없던 리젤은 양아버지 한스 후버만과 함께 이제 밤마다 <무덤 파는 사람을 위한 안내서>를 교재로 '읽기'를 시작한다. 이렇게 해서 우리의 꼬마 책도둑의 책과 함께하는 인생이 시작된다.

 

히틀러가 유대인들을 학살하고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시대의 독일에서 유대인이 아닌 독일인들의 삶과 정신을 표현했다. 순수한 혈통에 자부심을 느끼는 대다수의 독일인들 속에서 인간적인 양심과 이성을 지키려고 애쓰는 소수의 독일인의 모습은 내가 지금껏 유대인 학살과 나치즘을 통해서만 보았던 독일의 모습과는 또 다른 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양아버지 한스 후버만이 이십여 년 전 전쟁터에서 만났던 전우에게 했던 한마디의 약속 때문에 유대인인 그의 아들 막스를 지하실에 숨겨주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리젤에게 뽀뽀 한 번 받는 것을 평생의 소원으로 걸고 있는 리젤의 단짝 친구 루디의 죽음을 예고하는 이 글의 화자인 죽음의 신이 이 이야기의 결말을 어찌낼지도 궁금하다.

이번이 13번째로 검정고무신을 구매한날이다

11권까지 구매했다가 초등학교때 물물교환에서 12권을 득템했고 바로 지금 13권을 구매한것이다.

하지만 이번권은 동생이 엄마에게 조른덕에 사서 나도 같이 볼수있게된것이다.

작년부터 중학생에 접어들면서 만화책사달라고 조를겨를도없이 1년이 지나갔는데 새학년 새학기에 접어들면서 오랜만에 접해보는 반가운 책이었다.

여태껏 본 책이라고는 이상한 국어책 사회책 과학책 수학책 영어책 (어휴..) 였는데 유일하게 반가웠다.

주문이오자마자 외우던 단어장을 던져놓고 조금만 미리봐야지 하다가 오늘도 역시 다 읽어버리고 말았던것이었다.

은근 아쉬웠던점은 너무 빨리 읽어버렸다는것이다.

(보통책이었으면 빨리 읽어 없에버리고 싶어 안달이났을텐데..ㅇ0ㅇ)

 

옛날같았으면 검은교복이 하얗게 될때까지 입고 다 쓴 공책 지워서 다시쓰고 구멍만 양말도 꿰메서 다시 썼을것을

지금은 교복도 딱맞는걸로사서 한학년올라갈때마다 바꿔 사는 애들도 있고 공책은 두꺼운 스프링공책을 사놓고 몇장안써서 찍 찢어버리고 금새 쓰레기통에 버려져있는경우가 대다수인걸 보고 시대가 참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아침마다 맨날먹어 질릴정도인 계란후라이도 엄마가 옛날엔 귀했다고 맨날 입버릇처럼 말해서 이해가 안됬는데 검정고무신을 보며 이해한것도 많았다.

요즘에는 고기먹는것도 꽤나 흔해져서 그럭저럭인데 검정고무신에서는 고기만 나오면 갑부인마냥 으쓱거렸다.

 

이것저것 옛날과 비교해보면서 즐거움을 느꼈는데 그냥 만화본다기보단 옛날 생활모습을 재밌게 이해할수있는 좋은 책인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