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친정이 시골이지요.

마트나, 미용실은 물론 없거니와 동네 통틀어 슈퍼 라고는 4개쯤 되는

그래도 나름 마을의 형식을 제대로 갖춘....

풍차마을입니다.

두아이를 낳고 생각만큼 친정에 자주 못하여 그게 제일 큰 아쉬움인지라.

언제나 친정생각을 하면 죄를 짓는듯 한....그런 마음이랍니다.

2년전......그러니까 울 둘째가 4살, 큰 녀석이 1학년이었을....그때 겨울방학에...

친정에 갔는데....첫날은 이녀석들이 마당넓은 친정집에서 뛰어노느랴 하루를 금방보내더니..

그것도 잠시.....가지고 놀 것에대한 실증감....흙, 돌, 지푸라기, 할아버지 경운기....

그것도 실증......잼없다고, 둘째녀석  집에 가겠다고 눈물을 짜니

아버지께서 갓태어난......정말이지 태어난지 1주일된....토실토실 이제 눈을 금방뜬.....누런 강아지를

어미개 몰래 살짝 꺼내옵니다.

혹시나 싶어 강아지 목줄 하고,  작은녀석 몸에 묶어 주니...영락없이.....질질 끄는 장면이 연출되어...

담장 높게 설치한 곳에서 바라만 보던 어미개가 컹컹대고,  누런 강아지는 낑낑대고, 울집 두 악동은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고 좋아라 웃기만 해대는 모습...

그때, 제가 이녀석아 어미개가 울잖아.   아기강아지가 힘들다고 하잖아...했네요.

그제서야 사태를 파악한 큰아들, 미안했는지 간식거리로 만들어준 삶은 고구마와 우유로 강아지에게 주면서 미안....합니다.

신기하게도 어미개도  컹컹대던 모습이 사그라지고, 지켜만 보다가 아이들이 강아지를 잘 보호하니 어미개는 이내 자리를 뜨더군요.

그렇게 시작한 강아지와의 인연.....두녀석이 제일 좋아하는 동물이 되었고, 그때 놀면서 찍었던 사진이 제일 추억에 남는 사진이 되었습니다.

5일 있을 동안 친정집에서의 장난감 문제로 아이들이 화를 내거나 실증을 내본적은 단 한번도 없었네요...강아지가 생기고 난후, 강아지 밥챙겨 먹이고, 같이 달리기 한다고, 달리기 시키고, 간식 같이먹고, 어미개 주변에는 못가니 멀리서...우리가 잘볼께....하며 고래고래...외치던 그 순수함이 얼마나 귀엽던지...

나중에 집에 돌아갈 때쯤이 되니 가방에 넣어달라고 집에가서 키우겠다는 고집을 부리던 큰녀석

할머니 할아버지보고 강아지 밥 잘주라고 신신당부하던 둘째 녀석....

그리고 우리아이들은 6살, 10살이 되었습니다.

그기억이 사라지지 않았는지,  한번씩 친정 부모님과 통화할때면 우리 강아지 잘 크고 있냐고, 물어보네요.ㅋㅋㅋㅋ

하나동생 두나를 읽는 내내  2년전 우리두아이가 친정집에서 놀았던 그생각이 났습니다.

장난감처럼 다루던 강아지를 동생처럼 보살펴 주고, 정을 주고, 헤어질때쯤 눈물을 흘리는 모습....

더욱이 강아지를 동물이 아닌 사람처럼 나로 표현했기에.....나는 두나입니다로 시작했기에...

아름다움이나, 뭉클한 감동을 잊어버리는 나같은 어른에게는 너무나 옛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책이고,

우리아이들에게는  그때의 사진과 더불어 예전에 놀았던 장면을 떠올리며, 다시금 이야기를 할수 있는 좋은 책이며,

애완동물에 대한 편견을 버릴수 있는 책입니다.

우리아이들은 오히려 시골에 있는 누렁이를 백구를 좋아합니다. 똥개 일지라도 그개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함께 뛰고, 함께 뒹글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

운전을 하다보면 애완용 강아지를 안고, 운전하시는분,  데리고 오지 말라고 해도 꼭 데리고 마트에 들어오는  강아지 데리고 오시는분이 있는데...

우리아이들 그 강아지들 이쁘다고 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재들은 왜 여기 있어.....뛰어 놀지 않고.....

서정적인 시처럼 잘 표현된 하나동생 두나는 마치 한편의 순정 만화를 보는듯하고, 한편의 시를 읽는듯 마음이 슬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