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을 세워두고 맨 앞의 도미노를 살짝 건드리만 하면 주르르르~ 몇십분 몇시간까지 연이어 쓰러지는 도미노, 그리고 도미노 공부법.  그 맨앞의 도미노를 어떤 것으로 어떻게 세워야할 것인가가 관건인데, 그것에 대한 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하고 있는 책이다.

 

특히 고등학생들의,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현장에서의 실전 경험이 있는 글쓴이의 내공을 녹여냈기 때문에 더 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공부를 잘 하기 위한 세가지 능력, 집중력과 이해력, 그리고 응용력. 그 중에서도  이해력을 제일로 뽑는다.  이해력이 기본이 되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이 아닌가. 이해된 정보를 바탕으로 응용도 가능하며 더 나아가서는 창의적인 문제도 만들어 낼 수 있으니 말이다.

 

이해력은 운 좋게도 훌륭한 유전인자를 가진 가족력으로서 선천적으로 선택받는 특별한 선물이 아닐까. 그러나 꼭 그런것만은 아니라는 것이  저자의 말이다. 얼마나 다행인지. 후천적으로도 집중력에 대한 방법을 제대로 알고 실천한다면 얼마든지 획득이 가능하다니 말이다.

 

스스로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했다해도 그에 상응하는 점수가 나오지 않을 때, 그때는 내가 과연 깊은 공부,를 했는지 돌이켜 봐야한다. 그저 비슷한 문제풀이들만 되풀이하지 않았는지, 또는 수박 겉핥기 식의 시간만 채우는 공부는 아니었는지,

 

저자가 경계하는 학습법이 바로 문제집으로 공부하기,다. 문제만 계속 풀어대다보면 비슷한 유형 찾기에 탄력은 받을 수 있을지언정 깊은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것. 기본개념과 필수지식에 대한 이해없이는 문제풀이로의 공부는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는 것이다.

 

앞에서 말했던 도미노의 개념, 성공적인 도미노 학습법. 첫번째 도미노를 잘 쓰러뜨려야만 마지막 도미노까지 순식간에 잘 쓰러뜨릴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첫번째가 중요한데, 그것을 학습법으로 옮겨와서 공부를 잘 하려면 그 첫번째 도미노를 어떻게 선정해야 할 것인가. 각 과목별로 중요한 그 첫번째 도미노부터 마지막까지의 팁이 있는 책이다.

 

뿐만 아니라 학교 수업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학생과 부모라는 수요자에 의해 완전히 사라질 수 없는 사교육의 현장, 그렇다면 좋은 학원이란 어떤 곳인지, 중학생일 때 우등생이던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어 성적이 뚝뚝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인터넷 정보시대에 정보와 지식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 학생과 교사라면 매우 흥미진진해질 정보들로 이루어진 책이라 하겠다.

 

요즘 정부를 선조 때에 많이 비유하는 것을 본다. 그러던 차에 류성룡의 저서인 <징비록>을 읽다보니 더 확연해진다. 공직자들의 무방비와 무책임, 그리고 무대책. 풍전등화 앞에 선 국운을 놓고 사리사욕을 채우며 자신의 공만을 드높이려 하니 바른 말을 해야 할 자리에서는 함구하고 묘책을 내는 사람에게는 질투와 모함을, 그것이 이 책 안에서도 적나라하다.

 

그 동안 류성룡에 대한 이야기는 이순신을 이야기할 때 곁들여지는 정도, 가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만약에 큰 전쟁을 오랫동안 치르던 그 위기의 시대에 류성룡이라는 인물이 없었다면? 이라고 가정하고 상상하면 금세 아찔해지고 만다. 어린시절부터 보아왔던 이순신을, 그의 예사롭지 않은 무예와 기백을 류승룡이 알아봐주지 않았다면, 그래서 나라를 구할 인재가 급할 때 그를 등용하도록 천거하지 않았다면 이 나라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지, 그러니 아찔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류성룡은 문관이면서 무관의 역할까지 넉넉히 해내는데 그 능력에 많이 놀랐다. 뿐만 아니라 임진왜란이 일기 전후로 외교관의 임무까지, 어떻게하면 백성을 위하고 국익을 위하는 길일까,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변덕이 죽끓듯 하는 왜적들과 명나라 수장을 달래기도 하고 으름장을 놓기도 하며 조율을 해가는데 그를 도와 일을 성사시킬 위인이 달리 없었다는 것이 애닯다. 전쟁에 무참히 살육을 당하거나 굶주림에 스러져가던 백성을 위해 기회가 닿을 때마다 군량미라도 써서 구제할 것을 임금에게 청하기도 하는데, 그런 상황을 임금이 먼저 살펴야하지 않았을까. 그가 임금보다 나은 위정자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왜적들이 도성을 함락해오자 버선발로 도망치기 바빴던 선조, 귀는 어찌그리 얇았던지, 공과 사를 분별 못하고 난리 속에서도 자신의 안위만을 먼저 챙겼던 임금에게 감히 애민과 충심으로 직언을 할 줄 알았던 류승룡은 멀리보는 혜안을 가진 사람이었다. 개인의 영달을 위해 임금의 총기를 흐리게 했던 여느 신하들과는 다르게 그는 조금이라도 더 백성에게 인정받는 임금이 되게 하고자, 애를 썼다.

 

그러나 길고 길었던 난리가 끝나자 정적들과 그들에 편에 선 임금은 그를 탄핵하고 만다. 그는 더 이상 정치에 미련을 두지 않고 고향으로 내려간다. 그리고 훗날 다시 선조가 불러들였을 때도 매번 거절을 했다고 한다. 지난 일을 징계하고 뒷날을 돌보는, 의미에서 집필한 <징비록> 그 안에는 지난 일에 대한 회상으로 보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풀어내는 역사 이야기가 있다.

 

<징비록>을 찬찬히 읽다보니 한 편의 드라마가 따로 없다. 그것도 안타까움으로 점철된 이야기들. <징비록>은 요즘 텔레비전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어 방영중이라 하던데 기회가 되면 책과 비교해가며 봐야겠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