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의 표현처럼 단 것은 자식에게 모두 주고 쓴 것만 먹어도 쓴 줄 모르고, 주고도 한 없이 모자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자식을 꼭 키워봐야만 알겠는가. 나의 부모가 나에게 그랬고 나의 형제가 그들 자식에게 그랬으며 세상 모든 부모 또한 그러함이 인지상정이다.

 

  그러고도 부모 노릇은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자식의 건강과 좋은 성적을 바라고 훌륭한 사람이 되어 사람들에게 존경받으며 잘 살기를 바라는 것이 부모의 한 가지 염원이지만 인생 새옹지마라고 자식 마음대로 안 되니 원. 그런데 이 책 속에 나오는 부모와 자녀들은 비교적 성공하여 뭇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인물들이다.

 

  여기 14인의 부모가 있다. 이미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 자식들,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잘 성장하여 잘 살고 있는 자식을 둔 부모도 많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고비와 우여곡절이 있었다. 지금의 영광은 그것을 현명하게 잘 극복한 대가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부모가 갈등의 순간이 있던 과거의 그 시절로 돌아가 자신에게 편지를 보내는 조금 독특한 형식의 글이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를 들어 올린 역도 참피언 장미란 선수의 어머니, 이현자씨. 부모를 닮아 어릴 때부터 기골이 장대하던 딸에게 다이어트를 강요하며 서로에게 상처를 입혔던 시절, 외모도 경쟁인 대한민국에서 딸을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그런 욕심을 냈을 것이다. 한창 자랄 나이에 식욕을 억제하라는 강요는 어린 장미란에게 형벌과도 같았으리라. 결국 딸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어 역도 선수의 길을 열어준 어머니는 그 젊은 시절의 자신과 지금의 훌륭한 딸에게 편지를 쓰며 사랑을 전하고 있다

 

  초등학생이던 세 딸들에게 더 큰 세상을 보여주겠다며 전세금을 빼서 1년 동안 가족 세계 여행을 떠났던 아버지, 조영호씨. 1997년과 2002년 두 차례에 걸쳐 1년씩 세계여행을 떠났던 그는 지금도 후회가 없다. 물론 큰 모험이었다. 가장으로서 여행 후 생계 문제도 걸렸고 1년을 휴학하고 돌아왔을 때 아이들의 학업 문제도 고민이었다. 그러나 결행했다. 아이들은 살아있는 공부를 함으로써 스스로 자신들의 삶을 개척해 나가리라 믿었고 그것은 이루어지고 있다. 세 딸은 현재 미국 유학 생활 중이며 그들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고 있다. 모두 여행 중에 얻었던 경험이 생활력에 밑거름이 되었으리라.

 

  장애인 국가대표 수영선수 김진호의 어머니, 유현경씨. 장애로 퇴학 당한 아들 때문에 절망하던 서른 네 살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다. 시련을 겪으며 수 없이 눈물도 훔쳤지만 '진호엄마'는 이 우주에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라는 숙명적 사랑으로 아들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는데 조력했다. 그것은 고통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이라고 생각하니 아들이 더 사랑스러웠고 자식으로 태어나 준 것이 진심으로 고마웠다고 고백한다. 어머니가 아니라면 그 누가 이런 정성과 사랑을 쏟을 수 있겠는가. 부모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는 좀처럼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미스코리아 진의 당선자이며 하버드생 금나나의 어머니, 마술사가 되겠다는 아들을 응원하기로 결심한 세계적인 마술사 이은결의 어머니, 중학교를 그만 두고 대안학교를 선택할 때 딸을 믿어 주었던 송정희 씨. 그 딸은 유명 대학에서 현재 영상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이 되었다. 사교육을 물리치고 자신의 방식대로 교육하며 조금의 불안감은 있었지만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kbs '퀴즈 대한민국' 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최연소 퀴즈영웅이 되었던 신정한의 어머니. 남들과는 조금 다른 그녀만의 교육 방식 등

 

  14인의 사연을 듣고 보니 자식들의 성공 뒤에는 그만한 역량을 가진 부모가 있었다. 어려운 상황을 잘 헤쳐나가도록 자식을 철석같이 믿어주고 조력해 준 부모. 어떤 강요나 호들갑은 찾아 볼 수가 없다. 남들 말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소신이 있다. 그리고 자식의 선택을 무조건 말리거나 질책하지 않는다. 그 길이 현재는 고될 것이 불 보듯 훤할지라도 도전하고 성취하도록 함께 인내하고 기다려주는 부모의 용기와 사랑. 그것은 현재 그런 갈등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만하다. 그러고보니 각계 최고봉에서 존경 받고 있는 자식이 있다면 그것은 먼저 부모의 공로라고 할 수 있겠다.

  삼성토탈의 전신인 삼성종합화학은 외환위기 당시 막대한 자금난으로 인해 2003년 프랑스 토탈그룹의 아토피나와 합작 계약을 체결하면서 회사명을 '삼성아토피나'로 바꾼다. 그리고 1년 후 다시 삼성토탈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충남 대산에 자리잡은 삼성토탈은 13개 공장으로 구성된 100만 평 규모의 합성수지와 화성제품, 항공유,연료유,LPG 등 에너지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삼성그룹의 대표적인 에너지 화학기업이다. 이 책에서는 삼성토탈의 창업과 위기, 그리고 극복의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면 아마 지금의 발전도 이 책의 간행도 없었을 것이다.

 

  초창기 삼성종합화학 공장의 건설은 바다를 매립하여 17개월이라는 단기간에 완공한다. 삼성토탈은 5천5백억 원을 투자하여 2006년부터 2008년 까지 20개월에 거쳐 기존 공장의 증설과 신규 공장을 건설하는 대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또 2010년까지 지속적인 설비 개선과 보완투자를 통해 대산공장을 세계적인 수준의 공장으로 육성해 나가기로 한다.

 

  그렇다고 아무 시련없이 늘 승승장구했던 것은 아니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큰 시련에 빠지게 되는데 이 때 '위기는 새로운 기회'라는 일념으로 사원 모두가 일심동체가 되어 전화위복으로 삼는다. 위기극복에서 찾은 것이 바로 '성공의 DNA' 이다. 삼성토탈이 위기를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된 사례가 도전과 열정, 그리고 신뢰이며 이것이 바로 삼성토탈 조직 안에 잠재되어 있는 성공 DNA다.

 

  선발 업체를 따라 가려면 똑같은 방법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고 제품 차별화와 고급화를 추진하는 데 도전하여 매진한다. 열정은 같은 일을 하더라도 단순히 열심히 한다는 수준을 넘어 '목숨 걸고' 하는 문화가 조직 내에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신뢰, 삼성그룹은 노조가 없다. 그렇다고 노사간의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외환위기를 겪으며 노사간의 신뢰가 많이 약화되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 상생의 노사협력 체계를 구축하며 노사안정이 모든 업무의 최우선임을 깨닫고 개선해 나갔다. 공장을 관리하듯 팀원을 관리하고 노조가 없는 것이 아니라 필요 없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 투명경영 마인드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삼성토탈은 수 많은 위기상황을 헤쳐 오면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도전과 열정, 신뢰, 창의, 글로벌 마인드 등 미래를 위한 성공 'DNA'로 무장하고 초일류 기업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 이들의 열정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어렸을 적 나는 들쥐랑 놀았다. 이렇게 말하면 경악하는 사람이 분명 있겠지. 그러나 사실이다. 가을 아침 이슬이 거치기 전, 논에 나가 보면 어미 들쥐가 밤새 낳아놓고 간 새끼 쥐들이 곳곳에 있었다. 그 새끼들이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그를 직접 본 사람들이라면 알 일이다. 손바닥에 올려놓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예뻐하다가 다시 그 자리에 놓아두곤 했다. 중학교를 마치고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어느 날, 교실 구석에서 쥐 한 마리가 나타났다. "쥐다." 이 외침에 돌아보지도 않고 제일 먼저 책상 위로 올라섰던 학생이 또 나이기도 하다. 그 때는 어찌나 소름이 끼치던지. 시골에서의 친분은 어느 새 사라지고 도시에서의 쥐는 끔찍했다.

 

  어렸을 적에는 가는 곳이 모두 생태계의 축소판이었다. 따로 채집을 나서지 않아도 어디서든 나비며 벌을 잡을 수 있었고 개미며 거미를 지나쳤고 채소밭에서는 배추벌레와 굼벵이도 구경했다. 기는 동물도 어디서든 마주한다. 이들은 생김이 모두 끔찍해서 아무리 시골 출신이라도 파충류만은 지금도 마주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시골에서의 생활은 예고없이 이들과의 대면이 있었고 줄행랑을 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렇다해도 그런 자연 속에서 살았던 16년은 나에게 말할 수 없을 만큼의 축복된 삶이었고 고마움이었다.

 

  동물과 식물의 모든 것 '자연도감'을 읽으며 나는 어렸을 적 자연 속으로 빠져든다. 이는 일본 작가의 것을 번역한 책인데 특히 자연관찰이나 채집에 관심 있는 초,중,고 학생들에게 유익할 것이다. 그림이 삽입되어 있어 이해를 돕고 있으며 동물의 채집 방법과 과정, 동물의 종류별 모습과 행동양식, 심지어 그들의 분비물까지, 채집자의 준비물과 복장까지도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어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하다. 동물은 곤충류,조류,포유류,파충류,양서류,어류 조개류로 구분하고 식물도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는 것으로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존재의 소중함을 깨달은 것이 바로 숲이다. 한 그루의 나무에 얼마나 많은 동물의 집이 마련 되는지. 너구리나 여우, 오소리의 구멍, 하늘다람쥐, 부엉이의 집, 박새, 딱따구리의 둥지, 들쥐, 두더지 구멍, 하늘소 애벌레의 집......, 수도 없다. 숲의 사막화에 온갖 동물들의 생사문제가 달려있다는 말, 실감한다.

 

  자연과 사람은 서로 떨어져서 살 수 없다. 공존공생이다. 자연이 잘 살아 갈 환경이 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의 환경이다. 지구에는 100만 종이 넘는 동물과 37만 종이 넘는 식물이 살고 있다고 한다. 사람이 동물과 식물 입장에서 깊이 있게 생각해 볼 문제다. 먹이 사슬이 깨지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먹이사슬은 숲이 우거지고 개울에 물이 풍부하게 흐른다는 것을 전제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런데 현재 우리의 숲과 개울은 어떠한 지 어른들이 나서서 반성하고 그 조화로움을 되살리기 위해 실천해야 할 때라는 생각, 더 늦기 전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