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트레스에 약한 사람인가, 강한 사람인가, 자기만의 스트레스에 대처법은 몇 가지나 가지고 있는가. 스트레스는 꼭 나쁘기만 할까. 스트레스가 너무 적거나 많은 상태는 건강에 이상이 생기지만, 그것이 적절할 때는 오히려 삶의 동기가 되고 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장현갑의 ’스트레스는 나의 힘’ 에서는 스트레스에 관한 전반적인 개념과 스트레스로 인한 심신의 변화, 대응하는 단계별 구분과 좋은 스트레스 선택하는 방법, 특히 글쓴이가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 스트레스를 치유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다. 

  심리치료와 신체치료의 통합, 이완반응과 그것을 일으키는 명상법, 호흡 수련과 이완 반응, 마음 챙김의 명상, 브레이크 아웃 발생과 일산화질소의 분출 등

  마음을 집중하여 안정 상태에 이르면 심장 박동이 줄어들고, 호흡 수가 감소하며 혈압은 내려가는 등 안정적인 신체 상태가 나타나는데 이를 이완반응이라고 한다. 이완 반응을 일으키는 마음 훈련을 통해 평화로운 상태가 나타나면 적개심, 불안, 신경증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완반응을 일으키는 수 많은 방법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호흡이다. 가슴으로 얕게 하는 흉식(가슴)은 스트레스를 부르는 불량한 호흡법이다. 보통 사람들이 주로 하고 있는 호흡법으로서 이는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얕은 호흡을 하게 되고 불규칙적이어서 답답함과 불편감이 생기고 충분하게 공기를 들이마시지 못하므로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반대로 스트레스를 물리치는 좋은 호흡법은? 바로 횡격막 호흡.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단전호흡, 심호흡, 복식호흡이 그것이다. 흉식 호흡에서 횡격막 호흡으로 바꾸게 되면 불안과 긴장을 통제하고 정서 반응의 강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일상생활에서 사람들과 섞여 살다보면 겪게 되는 자질구레한 스트레스도 몇 번의 심호흡을 통해 이완 반응을 일으키면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는 약식 활용법으로서 평소 짜증나는 일이 직면할 때마다 즉각 실행하여 덕을 볼 일이다.

  ’화 내기 전에 열 번만 심호흡(횡격막 호흡)하라.’ 이런 격언처럼 실제로 열 번만 심호흡을 해도 분노, 불안, 공포, 슬픔과 같은 반응의 독성을 해독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참을 인자 세 개면 살인도 면한다는 좋은 속담도 있지만 이왕이면 참으며 억누르는 것보다 심호흡 열 번이 훨씬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챙김의 실제 훈련 (건포도 먹기 훈련, 보디스캔 훈련, 정좌명상, 하타요가, 걷기 명상) 중에서 우리가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이 걷기명상이다. 걷기 명상을 할 때에도 눈은 정면을 향하고 가능하면 발쪽을 내려 보지 말아야 한다고 일러준다. 15분 내지 20분 정도 걷는 동안 왼발을 올릴 때는 "나는" 이라고 읊조리고 오른발을 땅에 내릴 때는 "평화롭다" 라고. 이렇게 자기만의 주문을 만들어 읊조리면 더욱 심리 안정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스트레스는 그것을 만들어 내는 것도 그것을 없애는 해답도 역시 ’마음’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병이 되기도 하고 묘약이 되기도 하고. 현대인들은 입만 열면 ’웰빙’을 외친다. 웰빙, 진정한 웰빙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마음이 더없이 평화로운 상태가 아닐까.

 

왕의 아들, 새끼 사자가 하품을 한다.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표정으로. 새끼 치타는 간지러운 햇볕에 일광욕을 즐기고 짝짜꿍이라도 하는 듯 애교스럽다. 밀림에서 그들이 마음 놓고 이렇게 천진난만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곁에 있는 어미 덕분이다.

 

머지않아 성장하여 이 초원을 호령할 왕의 아들, 새끼 사자도 지금은 어미의 보호가 절실한 시기.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승' 에 불과하다. 어미와의 이별은 곧 새끼들의 죽음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여기가 바로 세렝게티 초원, 야생 동물의 왕국이기 때문이다.

 

이 왕국에는 오직 정글의 법칙만이 존재한다. 대화는 필요 없다. 말보다 사나운 이빨이 먼저 앞서는 약육강식의 세계. 먹이사슬이라는 자연 법칙대로 무조건 힘센 놈이 이기고 마는 단순하고 무시무시한 곳이다.

 

최대 60톤이 넘는 거구 코끼리, 2층 높이 키를 가진 꺽다리 기린, 그리고 작게는 5~6센티미터의 몸 길이를 가진 바위 너구리까지.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총망라되어 왕국을 이루고 밤낮없이 천적을 경계하며 보초를 선다. 생존하기 위한 혈투는 끝이 없다. 어찌보면 그 싸움은 지능적이기까지 하다.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며 그마저도 없을 때는 남의 사냥감을 훔쳐가기도 한다는 하이에나, 그가 그렇게 비굴한 이유도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 새끼의 생명을 살리고 자신의 생명을 보존하기 위함이며 먹잇감이 없을 때는 며칠씩 이동하여 사냥을 하고 배를 채운 다음 다시 며칠을 걸어 와 새끼들 앞에 되새김질로 먹이를 토해 놓는다하니 가히 감동할 만하다. 이래서 '짐승만도 못한 인간' 이라는 말이 나왔는가 싶다.

 

새끼의 목숨을 지키고자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하이에나 뿐 아니라 강자와 약자의 구분을 떠나 모든 어미들의 공통점이라는 것이 이 글과 사진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이러니 이동 중에 어미를 잃은 새끼들은 한 순간에 먹잇감이 되니 얼마나 하늘이 노랗게 보일까. 폭풍우 치는 한밤중 망망대해에 혼자 남은 그런 절박함이 아닐까.

 

그 동물의 거침과 사나움, 무게와 크기에 기암을 토하기에 앞서 그들의 생존 방법에 초점이 맞추어지면서 자꾸 연민이 생기는 것은 왜일까. 특히 더 불리한 신체 조건을 가진 최약자, 톰슨가젤이나 뭉구스, 바위너구리 등을 보면서 마음이 짠해진다. '그것이 자연의 법칙이지 뭐' 하면서 위로하기에는 어쩐지 마음이 불편하기도하고.

 

이 책을 읽는 동안 여러 번 아프리카에 가 있는 꿈을 꾸었다. 한 번 읽고 책꽂이로 보내기에 아까운 책이다. 읽다가 잠이 들면 나는 꼭 아프리카에 가 있다. 정글 속 호수가 범람하기 직전에 발을 동동거리다가 잠이 깨기도 하고 무서운 동물을 만나 지나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하고 이상한 풀을 만나기도 하고....., 아프리카, 그 중에서도 탄자니아 세렝게티. 과연 먼 훗날 어느 때라도 내가 그 곳에서 사파리 모험을 할 수 있는 날이 올까. 아무래도 확률이 낮은 희박한 소망이다.

 

지금은 아프리카에서 상주하며 야생동물과 함께 동고동락하는 야생 사진 작가 이종렬의 '아프리카 야생중독'은 생생한 사진과 글로써 독자로 하여금 실제로는 실현 확률이 낮은 아프리카로 초대하고 있다. 생동감 넘치는 모험의 세계로! 치열한 약육강식 속에서도 모성 본능이 뜨거운 그 곳으로!

  그 동안 잠시 주춤하던 여행 바이러스가 꼬물꼬물 기지개를 편다. 이는 잠복기에 비해 한 번 일기만 하면 마른 풀에 불길처럼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만 해도 두 사람이나 여름 휴가 계획을 물어온다. 벌써 휴가 때 여행 계획을 들려 주는 사람도 있다.

 

  전국이 사람들로 들썩이는 휴가철에는 오히려 칩거하는 편인데도 벌써 가느다란 떨림이 인다. 일단 여행서 한 권으로 마음을 달래본다. 오래된 여행자 이지상 산문집 '낯선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다면' 3년 전에 구입한 책이지만 지금도 이따금씩 훑어보며 펼칠 때마다 한층더 숙성된 메시지를 얻는다.

작가는 유난히 현실과 여행의 조화를 강조한다.

 

  '유목은 결코 관념의 유희가 아니었다. 밥을 얻기 위한 치열한 고투와 함께 모든 걸 버리고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열정이 함께 가는 행위였다. 열심히 밥벌이를 하자. 그리고 떠나는 거야! 밥벌이와 자유, 삶이라는 수레가 먼 길을 가려면 그 두 바퀴가 튼튼해야 한다.'

 

  그렇다. 여행이란 결코 시간만 주어졌다고 해서 떠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여행도 현실이라는 것! 평소 밥벌이에 최선을 다 했다면 그 대가로 자신에게 주어지는 선물이 바로 여행이다. 돌아옴을 전제로 잠시 떠남은 설렘이 요동친다. 이런 상황에 어필해서 대유행을 쳤던 광고카피도 있지 않던가.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밥벌이에 열성을 다했다면 떠나라. 돌아와서는 다시 태어난 듯한 당신을 발견하고 처음인 것처럼 더 열심히 밥벌이에 매진할 것이다.

 

  물론 미루는 사람도 많다. 아니 대부분 사람들은 작가의 말처럼 대학만 들어가면, 취업만 하면, 이번 일만 잘 되면, 아이들 다 키워 놓으면, 은퇴하면......, 그렇게 꿈을 저장해 둔다. 나도 작가처럼 그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의 삶도 사랑한다. 그러나 삶이란 '산 너머 산' 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시간이다. 세월은 언제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 사람마다의 사연을 귀담아 듣고 좀 기다려주면 좋으련만, 시간은 매몰차다. 그냥 흘러간다. 조금 더 있다가... 이렇게 막연히 계획중인 사람은 그 시간이 정말 '조금만'이기를 바란다.

 

  예전에 중국 자금성에 구경 갔을 때 가족 여행객이 많았다. 연로한 부모와 동행한 자녀들이었는데 다 아는 사실이지만 자금성은 우리의 경복궁과는 스케일부터가 다르다. 정문에 들어서 한 바퀴 돌자면 두 시간 이상이 족히 걸린다. 그때 중간에서 포기하는 어르신들이 늘어났다. 다리가 아파서 못 걷겠다는 것을 딸이나 며느리가 함께 남아서 다른 일행이 올 때까지 그 자리에서 기다렸다. 그 때 알았다. 아, 여행이란 돈만 있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구나.

 

  물론 여행이라고 해서 즐거운 자유만을 극도로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그 나라의 음식이나 언어의 벽에 부딪치고 때로는 곤경에 처하고 심지어 운이 따르지 않으면 죽음의 위협도 맞게 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떠난다. 그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떠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자유다. 늘 일에, 돈에, 가족에, 조직 상하간에 얽매어 살던 사람들에게 인간 본연으로 당연히 누려야할 아름다운 심신의 자유. 사람이 사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존재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여행의 긍정적 가치가 아닐까.

 

  "여행이 즐거우려면 현실의 삶에서 스트레스가 많아야 해!"

그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여야만 팍 튕겨 나갈 때의 쾌감이 극대화 되는 것 아닌가. 그런데 현실에서 느슨하게 살다가 여행하니 그 여행이 짜릿할 리가 있나. 안에서 편하고 밖에서 즐겁고 그런 것은 없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절제와 극기였다. 그리고 풀어진 근육을 조이는 것처럼 삶을 조였다. 시간을 아꼈고 심플 라이프를 지향했다. 먹는 음식의 양도 줄였고 가짓수도 줄였으며 만나는 사람도 줄였다. 그리고 글을 썼고 공부했으며 돈벌이도 악착같이 했다....

 

  이는 책 안에서 내가 가장 아끼는 구절이다.

 

  지금 이 순간도 절제와 극기로 악착같이 밥벌이를 하는 사람, 그런 가운데 스트레스가 충만한 사람. 그런 사람은 큰맘 먹고 한 번 떠나보자. 평소 시간과 돈이 흥청망청이던 사람의 여행과는 차원이 다른 극도의 맛깔스러움을 느낄 것이다. 멋진 삶이란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