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지 않고 떠나기, 책의 제목부터가 와 닿았다. 보통 사람들은 현실을 버리고 떠나기가 매우 힘들다. 눈 앞의 현실을 살아내야하니까.그래서 그것은 꿈으로만 삼고 결국 잠시 잊거나 두고, 떠났다 돌아오기를 반복한다. 그렇기에 가끔 다 버리고 떠나는 사람을 부러워하며 대리만족으로 위로를 삼는다.

 

김희영,의 글과 사진으로 엮어진 여행기 <버리지 않고 떠나기>

근사한 글쓴이다. 그리고 부러웠다. 먼저 해외 출장의 기회가 있는 직업이 부러웠고, 기회가 왔을 때 야무지게 활용하는 그녀가 또한  멋있었다. 그녀의 현실적인 세계여행이 모두 출장으로 얻어진 여정은 아니어서 대학시절부터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부지런함과 용기. 특히 좀더 젊고 자유로울 때 권하는 여행에 공감이 간다.

 

혼자서 때로는 여럿이서 떠났던 여행. 그 여행에서 발견하게 되는 새로운 자아. 경험함으로써 견문도 넓힐 수 있지만, 그 동안 나에게 이런 면이 잠재해 있었나, 싶을 만큼 생소한 면모도 발견할 수 있으니, 이것은 직접체험에서 얻어지는 귀한 것이라 하겠다. 틈틈히 짬을 내서 떠났던 그녀의 세계여행 -캐나다, 이스라엘, 독일, 베트남,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그리고 훌쩍 떠날 수 있는 가까운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바로 브라질에서 보았던 이구아수 폭포다.

 

그 웅대한 폭포 앞에서 내가 제일 먼저 떠올렸던 것도 영화 <해피투게더>의 양조위다. 동성애자인 양조위와 장국영은 이구아수 폭포를 찾아가는 도중에 서로 헤어지게 되고 몇 번인가의 만남과 이별, 그 후 마지막으로 찾아간 이구아수 폭포는 혼자 남은 양조위의 모습과 어우러져, 거대한 슬픔이 되었다.

 

그런데 글쓴이도 이 폭포의 굉음 앞에서 마음의 동요가 일었나보다. 그 동안 고된 가장역할로서의 무거운 책임감과 녹록치 않았던 직장생활과 그런 것들이 합해져서 갑자기 울컥해짐. 거대한 자연은 그 울음을 고스라니 받아주었다. 울음을 퍼내고 난 후의 카타르시스.

 

여행은 그렇다. 나를 비우고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각오를 하고, 열적은 감정도 표현하게 하는, 그것은 바로 여행. 그녀에게 있어 습관이 되어버린 여행은, 그녀를 쉽게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워킹맘으로서 예전에 비한다면 여행의 기회도 줄고 특히 장기간의 여행은 쉽지 않을테지만 말이다. 그래서 그녀는 권한다. 기회가 될 때, 좀더 자유로움이 있는 청년시절에 많이 할 수 있기를!

차고 넘치게 끝까지 칭찬하라,는 글쓴이의 말은 칭찬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알려준다. 아이들의 자존감과 자율성을 키워주는 칭찬. 자꾸 어긋나는 아이의 바른 습관을 들이는 것은 체벌이나 꾸중이 아니라 바로 칭찬, 이라는 것.

 

아이의 생각을 들여다보기 전에 부모는 스스로가 정한 규칙을 아이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누구도 행동에 대해 당연한, 것이란 없다고 글쓴이는 말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해, 이것은 서로간의 갈등을 일으키고 화해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는 위험한 생각이라는 것이다.

 

부모가 생각하는 만큼 아이는 성숙한 사고의 개체가 아니며 내 아이는 특별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눈높이를 맞추어야 한단다. 아이는 자제력과 통제력이 약하므로 아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늘 관심을 가지고 살펴야 한다. 이 때 작은 것일지라도 잘한 일이 있다면 아주 크게 칭찬을 아껴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러나 무한한 사랑과 무조건 허용,은 구별하라고 한다.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울며불며 떼를 쓰거나 가족간의 회의에서 자기 중심적으로 결정을 원하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는 기회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아이에게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고집을 피울 때는 엘로카드 경고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과감히 레드카드를 내밀어 퇴장시켜야 한다. 그래서 아이가  상실,의 경험을 함으로써 약속을 어기면 안된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글쓴이의 이 육아비전에 깊이 공감했다. 그리고 레드카드를 내민 후, 아이의 행동에 변화가 보인다면 빠른 시일내에 재도전의 기회를 줄 것.

 

바른 습관을 길러주는 칭찬의 대화법, 나쁜 버릇을 잡아주는 행동의 심리학, 사회성을 높여주는 규칙의 힘, 건강한 자존감을 세워주는 노하우 등. 글쓴이 오쿠다 켄지는 긍정적이고 현실적인 육아 상담으로 일본 엄마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아동심리 전문가이며 응용행동분석학자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육아 교육의 여러 팁들이 매우 구체적이며 현실적이다. 특히 10세 미만의 육아를 맡고 있는 분들이 읽어두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10대가 되기전에 실컷 관심을 갖고 칭찬하자. 왜냐하면 그 시기에 형성된 습관이나 인성은 10대 20대를 지나 평생의 습관으로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가 변하면서 사람의 얼굴만큼이나 다양해진 직업군, 조금 과장된 말이지만 그 정도로 생소한 이름의 업종을 많이 만나게 된다. 지금 청소년들이 성인이 될 때쯤이면 더 참신한 일들이 많아지리라.

 

진로를 계획하고 그에 맞는 준비를 꼼꼼히 해가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그 꿈을 이룰 확률이 훨씬 높을 것이다. 꿈 찾는 십대를 위한, 직업 멘토. 장래에 무슨 일을 할까,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과 아직도 꿈에 대해 전혀 생각이 없는 청소년 모두에게 유익한 책이 될 것 같다. 이 책을 계기로 미래 진로를 그려볼 수 있을테니 말이다.

 

물론 이 책에서 소개된 14명은 평범한 사람들이 선망하는 절정의 전문직종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이 그 직종에서 입지를 굳히기까지의 내력을 보면 보통사람들의 충분한 공감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그 직업을 갖기 위해 필요충분의 조건을 갖추었다기 보다는 스스로의 참신한 사고와 강력한 실천력으로 꿈을 이룬 이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강력사건이 생길 때마다 텔레비전에서 볼 수 있는 범죄 심리학자, 표창원. 예리한 분석과 추리력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프로파일러인 그가 어린시절에는 시한 폭탄과 같은 말썽쟁이였다면 쉽게 수긍이 가는가. 그러나 마음을 다잡고 경찰학 박사1호가 되기까지의 일들은 어찌보면 드라마틱한 요소가 될 수도 있겠다.

 

제과의 명장 김영모. 그도 어린시절 눈물 젖은 빵으로 인생의 서러움을 맛보며 굴곡 심한 경험들을 한다. 배고픔은 빵에 관한 관심과 애정으로 이어지고 빵 만들기에 몰입, 지금은 명실공히 분점까지 가지고 있는 제과계의 명장이 되었다.

 

외과 의사 전문의 이국종, 간호학 박사 김수지, 작곡가 윤일상, 아나운서 이지애, 국제공무원 임형준, 변호사 힐러리 클린턴, 항공기 조종사 신지수, 지구물리학자 이상묵, 사회적 기업가 강성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연결해주는 헤드헌터 유순신, 건축가 승효상, 페이스북CEO 마크 저커버그 등. 익숙한 이름도 있고 생소한 이름도 있다. 이들에게도 시련은 있었고 그 때마다 극복의 의지가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을까. 선천적 능력이나 환경의 영향도 성공과 어느 정도는 유관하지만 진정한 비결은 무엇보다 의지, 강인한 의지와 실천력이 누구보다 부단했다는 것.

 

앞에서 말한 것처럼 특히 우리의 십대 청소년들, 분별없이 무조건 학습에 열중할 것이 아니라 진로를 생각하며 그를 향해  목표의식을 갖고 진취적으로 실행해 나간다면 이들처럼 꿈을 이룰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이 책이 좋은 자극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