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에서 프렌치 키스하기 : 우치동물원 야생동물 일기
아이들책만 읽던 나에게 모처럼 휴식을 전해준 어른책이다.
어른책이라고 해서 아주 어려운 그런 내용은 아니다.
재미난 에피소드같기도 하고, 감동이 있기도 한 그러한 책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수의사이다.
작은동물병원에서 반려동물을 진료하는 수의사가 아니라,
600여 마리의 야생동물을 진료하는 수의사이다.
자신보다 더 큰 야생동물들도 돌보면서 자신이 배워왔던 지식과,
부족하면 한의약의 저서까지도 읽어보고 진료를 하던 수의사였다.
바로 그 수의사가 근무하던 광주 우치동물원의 여러 동물 이야기가 이 책에서는 소개가 되고 있다.
1년 넘게 단식투쟁을 하는 아나콘다이야기,
모트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호랑이이야기,
코끼리의 출산을 지켜보던 그 날의 이야기,
야생동물을 살리려고 한의약 책을 뒤져보면서 자신만의 치료법을 찾아낸 이야기 등등
재미있으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받을 수 있다.
너무나 투철하게 드러난 직업정신이 그에게 볼 수 있었다.
동물진료과정에서 자신만의 치료법도 개발하기도 한 그는
야생동물 전문 수의사로 불릴만 하다.
최초로 코끼리의 출산을 지휘한 한국과 일본을 통틀어 최초로
코끼리의 출산을 경험했다고 하니,
과히 그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짐작이 될 것이다.
그리고 책제목의 프렌치키스는
동물이 갓태어났을 때 양수를 삼겨서 숨을 못쉴 때,
입으로 코를 빨아서 양수를 제거해주는
치료법인데, 그 치료법을 동물원에서 활용을 했다고 한다.
거대한 야생동물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이같은 일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책 중간쯤에 나오는 장님코끼리만지기 행사 참 의미있는 행사이지 않았나 싶다.
우치동물원의 장애동물들의 모습과 그 장님 학생들의 모습이 교묘하게 중첩이 되었던 것 같다.
이곳에서는 꼭 행복해져야 해!
책 표지 뒷면에 써 있었던 말이다.
아프거나 다치거나 그리고 버림받았던 동물들까지
거두면서 보살피던 야생동물전문수의사가 있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많은 동물관련 에피소드를 보면서,
동물원 역시 치열한 삶의 현장이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보던 동물원은 늘 평온해보였었는데 말이다.
동물원 속의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할만한 책이다.
동물 수의사를 꿈꾸는 우리 조카에게 전달해 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