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책읽기 독서운동이 각 학교마다 실시되고 거실을 서재로라는 독서캠페인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에 동참하면서 너무나 반가운 맘과 동시에 한편으론
그 동안 책읽기를 잘하고 있었을까? 하는 의문에 검증받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연년생 두 아들에게 책읽는 습관을 들여주기 위해 주어진 환경에서 그래도 노력해
왔는데 지금 뚜렷하게 눈에 보이는 효과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좀 더 커서 아이
들이 자기의 생각을 펼치고 주장할 수 있을 때가 올거란 기대와 희망으로 오늘도
한 권의 책을 집어들게 된다.
엄마가 사랑하는 책벌레. 제목을 보니 바로 이 책은 큰 애 민석을 위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책 속 주인공 민호의 모습과 큰 애의 모습이 너무나 닮아있었기 때문이다.
늦은 귀가로 늦은 저녁을 들게 된 남편이 바라보이는 곳에서 두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기 시작했는데 본의아니게 함께 듣게 된 남편의 호응 역시 아이들 못지 않았다.
평소 짧았던 식사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당연했다. 그 자리를 뜨지 못하고 아예 얼굴을
돌리면서 내가 읽고 있는 책에 시선을 고정시키는게 아닌가.
"아빠가 들어도 너무 재미있다. 꼭 우리 민석이 보고 있는 것 같은데."
초등저학년 대상의 창작동화이다 보니 그림책 보다는 글밥도 꽤 되고 긴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두 아이들의 시선은 책에 못박힌 채 너무나 재미있어 하는 것이다.
아마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엄마와 아빠가 공감하는 부분을 함께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책읽기 싫어하는 민호가 학급에서 독서반장이 되면서 겪는 스트레스와 독후감 발표로
망신을 당하게 된 민호에게 거실이 서재로 바뀐 것은 민호의 심경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게 된 계기가 된다. 민호가 겪은 심경의 변화가 섬세하게 표현되어 마치 내가 그 주인
공이 되어 짜증이 난 맘과 창피함. 그리고 속상함, 책을 좋아하게 된 과정과 거실이 서재
로 변하면서 느낀 가족애까지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우리 가족은 엄마가 사랑하는 책벌레 책과 하나가 되어 공감하고 책에 대한 이야기와
느낌들을 나누고 아이들의 책읽기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었던 남편의 호응까지도 이끌어
내는 결과를 가져왔다. 큰 애도 느낀게 있었는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무안해 하는 것이다.
제목 : 엄마가 읽어준 책.
엄마가 읽어준 책은 다 재미있었다. 다른 책들도 똑같이 재미있었다.
엄마는 책에 나와 있는 것처럼 말,얼굴표정, 모두 다 엄청 똑같이 흉내냈다.
엄마가 방금 읽어준 ’엄마가 사랑하는 책벌레’에서 나온 것처럼 엄마는 꼭
책벌레같다.나도 엄마처럼 책을 많이 읽어서 책벌레가 되어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다. - (민석)
민석이의 바램처럼 책을 통해 꿈을 이루는 날이 오기를 바랜다.
이 한 권의 책으로 아이들이 책에 대한 소중한 느낌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꿈을 키워가
는데 도움을 받았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간 책의 중요성만을 고집하고 정작 아이
의 책에 대한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점을 반성해 보고 책 읽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한
점이 미안했다. 모처럼 가족이 함께 한 행복한 책읽기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