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세계의 신화와 전설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까? 기대되고
설레이는 맘으로 덥석 두툼한 책을 집어 들었다. 아이들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들의 상징적인 것들을 알아보느라 한동안 탐독해 있
었던 것이 새삼스럽다. 그리고 나라간 교류로 지구촌은 하나라는 슬로건답게 해외여행도
자유로운 시대에 살고 있는 모두에게 다른 나라의 신화나 전설을 알아야 하는 것이 어쩌
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우직하고 듬직한 곰, 또는 어리석은 곰을 이야기하는데 여
러나라의 전설속에 등장한 다양한 곰의 모습에 오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라의 특색에 맞게 조금씩은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하고 문화의 차이로 다소 허무맹랑하
고 엉뚱하기도 하다는 것을 감안하고 읽는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 말하고 싶다.
신화나 전설에는 사람이 대상이 될 수도 있고, 특정한 동물이나 생물이 대상이 될 수도 있
지만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신화와 전설 1 에서는 여러 동물들에서 유래된 전설이나 신
화를 다루고 있다. 이제껏 단편적으로 다루어졌던 신화와 전설의 이야기만을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정말 한 동물에 얽힌 전설이 이리도 다양하고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
었던 것을 행운으로 생각한다.
곰,늑대,사자와 호랑이,표범,고양이,퓨마,스라소니 등 우리나라에도 몇몇 전설들이 내려오
는 동물들의 이야기 59가지에 푹 빠져 들었다. 우리나라에도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사람이
되고자 100일을 인내하며 끝내 사람으로 환생한 곰(웅녀)의 인내심과 끈기도 생각해본다.
사람과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를 두고 지냈던 곰과는 달리 늑대의 이미지는 상당히 호전적
이고 사람의 두려움을 불러 일으키는 잔인함으로 기억되었고 사람들에게는 결코 사랑 받지
못하는 재앙의 상징으로 여겨졌다고 하지만 지금 늑대는 어떤 동물보다도 고통스러움에서
살아가고 있는 멸종위기의 동물임을 잊지 말고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다른 등장 동물인 고양이과의 사자와 호랑이는 동물의 제왕으로 위엄과 강인함과 용맹스
러움의 상징이었다. 비록 사나운 맹수이지만 침범할 수 없는 위엄으로 존경의 대상이기도
하다. 다른 동물들보다 더욱 많은 신화와 전설이 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고양이과의
대표적인 동물들의 이야기속으로 들어가본다. 고양이의 탄생을 이야기는 하는 중동의 전설
에는 성서에서 아직도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노아의 방주에서의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고 있다. 미처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이야기를 읽고 보니 더욱 그럴듯하다. 암,수 한쌍씩의
모든 동물 중에서 생쥐 한쌍의 번식력으로 골치덩어리가 된 생쥐들의 퇴치 작전을 부탁받은
사자를 조롱하던 쥐들, 사자의 재채기로 콧구멍에서 튀어나온 털뭉치가 바로 고양이였다는
것이 우습기도 하고 그렇게 탄생한 고양이의 특성이 이야기속에 나타나 너무나 그럴싸해서
탄성이 나왔다. 이야기속 동물들이 나라마다 다르게 표현되고 상징되었다는 것도 흥미로웠
지만 아프리카의 전설 속 이야기들은 잔잔한 여운과 함께 감동도 전해졌다.
중간 중간 삽입된 삽화들은 더할나위 없이 생생하고 이야기에 담긴 뜻을 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예전에 접했던 세계의 동화,한국의 동화 일러스트처럼 화려하고 섬세한 그림들은 눈
을 즐겁게 해주었다. 소개된 동물의 신화의 마무리로 역사 속에 숨어있는 전설 이야기는 이야
기로 남기지 못한 상징적인 이야기를 남겼던 것 같다. 아이들이 단편적으로 접해 봤던 몇 가지
의 신화와 전설보다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들을 부담없이 조금씩 접해볼 수 있을 것 같아 좋다.
세계의 신화와 전설을 통해 호기심을 달고 사는 우리 아이들의 풍부한 상상력을 더욱 키워보
는 계기가 되어줄 것 같아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