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최고의 베스트셀러라 불리는 성경(BIBLE)을 소재로 탄생된 작품으로

충분히 흥미를 불러올만하다는 점에서 이 책에 대한 첫인상을 품었다. 소재와 재미.

감동까지 갖췄을까? 절대 아니다. 비슷한 소재의 다빈치 코드와도 비교가 될 만큼.

책에 대한 관심에 비례해 이제껏 읽어왔던 모든 책들에 대해 후한 점수를 매기는 편

인 내게 이 책은 가혹할만치 평가이하이다. 종교를 떠나서 이 책에 대한 관심은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췄지만 상반된 평가만큼 오랫동안

도마위에 오를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악마의 숫자인 666을 상징하기 위해 이 책의 원서도 666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는데, 한글판으로 461 페이지도 결코 적은 페이지가 아니지만  전 두권으로 구성된

악마의 성경 1권을 읽고 있는 중에도 쓸데없는 구성묘사나 장편소설에 어울리지 않는

대사나 감정이입등이 읽는 내내 걸림돌이 되었다.  생소한 독일작가 뤼하르트 뤼벨의

전 작품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뒤 탄생된 작품이란 설명도 낮설기만 하다.

악마의 성경 1권에 대한 이야기는 이렇다. 인간을 죽이고 세상을 멸망시킬 수 있는 책,

악마의 성경. 한 수도사가 악마의 도움을 받아 하룻밤에 써내려간 악마의 성경. 손에

넣은 사람은 세상의 모든 힘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1572년 어느 날 한 수도원에서 끔

찍한 살육현장을 목격한 아이 안드레이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출생의 비밀을 안고 있

는 아그네스.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 키프리안과의 사랑과 악마의 성경의 비밀을 끝까지

지키려는 7명의 참사회원의 음모와 무참한 살육. 얽힌 이해관계가 주를 이루고 있다.

16세기 유럽의 중심이 되는 종교와 실존했던 사람들. 시대상을 모두 담으려한 작가의 수

고로움은 느낄 수 있지만 지금 세상보다 보다 적자생존이 치열했을 16세기의 화려함뒤에

숨겨진 암울한 뒷배경과 악마의 성경이란 타이틀의 연관성이 잘 묘사되었는지는 솔직히

느끼지 못하겠다. 악마의 성경이란 존재보다도 그걸 지키려는 이들과는 반대로 운명의 힘

에 이끌려 연관되어진 남겨진 사람들의 운명이 궁금증으로 남는다. 1권의 이야기는 충격

으로 다가온 한 장면에 멈추었다.

1권만을 읽어봤을 뿐인데 남는 아쉬움은 단 한권으로 스피드한 전개와 악마의 성경을 둘

러싼 시대배경과 등장인물들의 이해관계, 악마의 성경으로 나타내고자 한 작가의 의도가

분명했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을 해본다. 여러 날에 걸쳐 읽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을 감안하

더라도 쉽게 몰입이 되지 않았던 점은 유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