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맘에 들어 일단 집어들었다. 한글날이 내일이라 그런지 유독 10월에는 한글에 대한 생각을 자주하는 편이다. 아시다시피 우리 한글이야 세계가 인정한 문화유산 아닌가. 다만 우리가 우리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그 가치를 소중히 다루고 있지 않다는 데에 안타까울 뿐이다. 

이 책은 우리 한글에 대한 저자의 다양한 시각과 생각을 아름답고 소박하게 잘 표현한 글이다. 저자는 일본을 대표하는 시인으로서 한국을 사랑하고, 지난날 일본의 잘못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열린 마음으로 한글의 아름다움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이야 다양한 문화적 교류를 통해 비교적 지난날 보다는 한국에 대한 인식이나 생각들이 많이 바뀌었고, 그런 흐름 속에서 한국을 좀 더 알고 싶어하는 일본인들이 많지만, 저자가 한국어를 공부하려고 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일본인이 한국어를 익힌다는 사실은 확실히 사람들의 눈에 띄는 일이었으리라. 

저자는 한국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글을 말한다. 특히나 한자말보다는 순수 우리말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것 같다. 사실 나 역시 한자말의 엄중하고 권위적인 느낌보다는 알록달록한 우리말의 명랑함을 좋아한다. 때문에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저자의 생각들이 내가 평소에 느끼고 있었던 부분과 많이 맞아 떨어졌다. 

어쨌든 한글에 대한 외국인이 본 시선이 굉장히 섬세하고 따뜻해서 기분이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읽어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