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속에는 어렸을 적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봤음 직한 동화들이 쓰여 있다.

 

『눈의여왕, 인어공주, 나이팅게일, 백조 왕자, 장난감 병정, 성냥팔이 소녀』

이렇게 총 6개의 이야기가 들어있는데 어릴 적에는 아무 생각없이 읽던 이야기들이

이만큼 나이가 먹어 다시 읽으니 너무 슬픈 이야기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마녀에게 목소리를 잃고

언니들과 부모님마저 떠나 왕자님에게로 간 인어공주.

그녀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며 부드럽게 입맞추던 왕자님은 결국에

인어공주가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말았다.

 

다시금 인어공주에게 지난날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인어공주는 차마 사랑하는 사람을 죽이지 못하고 물거품이 되고 만다.

아름다운 마음을 지닌 인어공주의 마지막은 아름답게 마무리 되었지만

그 옛날에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이 동화의 끝이 왠지 씁쓸한 기분인 것은 왜인지...

 

성냥팔이 소녀가 힘든 가난과 추위를 등지고 신기루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현실에서 가질 수 없는 마지막 환상을 품고 이제 더이상 힘들지 않는 세상으로

가는 이야기가 이렇게 아픈 이야기인 줄은 몰랐다.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는 책이 예뻐서 한권씩 사서 모으게 됐는데

어렸을적 읽었던 그 책들을 새삼 다시 한번 보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수채화 느낌나는 예쁜 일러스트 들은 감수성을 한껏 충만하게 해주는듯 하다.

예기치 않은 여동생의 죽음..

 

현장의 첫 발견자인 오빠는 동생의 죽음이 단순한 자살이 아님을 느낀다.

분노와 슬픔으로 동생을 죽인 범인을 스스로 직접 처단하겠다고 결심한 그는

주변의 증거들을 없애고 현장을 단순 자살 사건으로 보이도록 위장하기로 한다.

 

숨긴 증거들을 이용해 점점 범인에게로 다가가 보려 하지만

쉽사리 범인의 윤곽이 잡히지 않아 그는 더욱 조바심에 초조해 진다.

설상 가상으로 가가 형사는 이 사건을 의심하며 그에게 알 수 없는 말들을 남긴다.

 

가가 형사에게는 없는 단서들이 그에게는 있다.

그렇치만 매번 가가 형사는 그의 뒤를 바짝 쫒으며 그를 저지한다.

동생의 복수에 모든것을 거는 그를 가가 형사는 진심으로 걱정하는 것이다.

 

둘 중 누군가는 사람을 죽였고

반드시 둘 중 누군가는 그에게 사실을 말해 주어야 한다.

그는 진실을 알고 싶다.

 

무엇이 그렇게 동생을 죽음으로 몰고 갔는지

마지막에 전화로 울음 섞인 목소리를 제대로 받아 주지 못한

후회는 그에게 모든 진실을 알아야만 한다고 말한다.

 

언제나 그렇듯 이렇게 다양한 용의자가 존재하는 소설은

범인이 굳이 누구인지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요인들은 너무나도 다양하게 존재하고

잠시 정신을 잠시 놓은 순간 사람이 아닌 짐승의 모습으로 살의를 드러내고

자기 자신조차 같이 망가뜨리는듯 하다.

일본 에도시대의 다양한 귀신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총 9편의 단편을 담고 있는데 말하자면 일본식 전설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대적 특성상 그 당시 많은 서민들이 어느 정도의 나이가 되면

부모의 손을 떠나 장사집에 고용살이 일꾼으로 취직하여 일을 시작하였는데

10살도 채 안되는 나이에 부모의 곁을 떠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한번 집을 나서면 특별한 일이 없는한 몇 년 간이고 서로 얼굴을 보는게 힘들었다.

 

일꾼으로 일하는 장사집에는 다양한 많은 일들이 존재 하였다.

그런 일들 대부분이 도깨비의 장난같은 것으로 묘사되었다.

우리나라에 소복입은 귀신이 일반적으로 많이 등장한다면,

일본에는 요상한 형상을 한 도깨비라는 추상적 괴물이 귀신으로 주로 등장한다.

 

도깨비는고약한 냄새를 풍기기도 하고 사람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사람을 홀리기도 하고 사람의 형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리고 사람이 곧 도깨비가 되어 다른이들에게 두려움를 주기도 한다.

 

그것은 주로 어둠속에서 모습을 나타내기도 하고

남들은 다 볼 수 있지만 나는 볼 수 없을때도 있고

나는 보고 듣지만 느끼지만, 남들은 보고 듣고 느낄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어린시절 전설의 고향을 보면서 추억을 느꼈던 사람이라면

이 소설이 주는 매력을 좀 더 잘 느낄 수 있을듯하다.

 

개인적으로 사실적인 추리소설 타입을 좋아하는지라 조금 지루했다.

괴기스러운 이야기를 적었지만 자극적이거나 급박하지 않고

그냥 누군가가 앉아서 들려주는 조금은 무섭고 괴상한 옛날이야기를 듣는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