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혹하다.. 잔인하다.. 징그럽다.. 역겹다.. 기분이 나쁘다.. 불쾌하다..
소설의 초반을 읽으면서 내가 느꼈던 감정들이다.

슬프다..  공허하다.. 막막하다.. 두렵다.. 아프다..
소설의 후반으로 갈수록 내가 느꼈던 감정들이다.

이 소설은 정말 나에게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게 했다. .
그러나 그 감정들 중에서 대부분의 소설에서 느낄수 있는..
희망이나 즐거움이란 감정은 책의 마지막장에 가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책의 마지막에서 아내는 말했다.
" 나는 우리가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볼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

눈이 멀어 버림으로 인해서 멀었던 눈을 다시 찾음으로 인해서 
우리가 깨닫고  얻어야 하는것은 무엇일까?

멀었던 눈의 시력을 다시 찾았지만 사람들은 단지 그것만으로 희망을 느낄 수있을까?
눈이 멀지 않았던 의사의 아내는 앞으로 혼자 눈이 멀것을 걱정하지 않을까...
사람들은 또 눈이 멀지 않을까란 두려움에 어리석은 행동으로 이기적이 되지 않을까...

인간의 본질과 이기심을 정말 추악하게 표현한 이 소설....
이책의 내용이 재미있고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자 여부를 떠나서..
이소설이 나를 즐겁게 하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시간이라는 것은 한번 흘러가면 절대로 되돌릴 수가 없다..
누구나가 살면서 한번쯤 되돌아 가고 싶은 후회되는 순간은 있을 것이다.
나 또한 한마디 말로 헤어진 연인과의 헤어짐 전이나 
가족에게 심한 말로 상처를 주기 전..
다시 고3때로 돌아가서 대학입시를 다시한번 치르고픈 마음 등등..
되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주인공은 사랑하는 연인을 잃었던 30년전 기억을 후회로 안고 사는 사람이다.
마지막에 작은 다툼으로 통화를 끝내고 영영 다시는 그녀를 못보고 만다.
다시 30년전에 그녀를 만날 기회를 잡을 주인공...
다시 그녀를 살리기 위해서 과거의 자신과 만남을 갖게 되는 그....

난 이소설을 읽으면서 참 많이 울었다.
이것은 이 남자의 사랑이 위대해서도 아니고 
과거로 돌아가서 그녀를 살린 이남자의 사랑이 대단해서도 아니었다.
이 소설의 그가 사랑했던 그 여인에 대한 연민때문에 눈물이 나왔다.
믿었던 사랑했던 남자의 배신으로 몇십년을 아무것도 모른채...
가슴에 멍만을 안은채 살아왔는데.. 그게 다 자신을 위해서 였다고 말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것이 모두 오해였다고 하고 가슴을 쓸어내리기엔 
너무 긴세월동안 그녀는 고통받은 것이 아닐까..

차라리 몇십년의 불행한 세월대신 멋진 하루를 선물하는 것이 그녀에게
더욱더 행복한 일이 아니었을까.. 물론 새로운 삶속에 안주했다고는 하지만
나로서는 정말 그녀의 마음이 아프게 느껴져서 책을 덮고도 계속 눈물이 났다.

권력과 미모 재능으로 역사를 이끌었던 50명의 여인들..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여인 중에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여인들의 삶 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에 다양한 여인들의 삶도 책속에 포함하고 있었다.

이책을 읽고난 다음 책을 읽을때 이책에 등장하는 여인들이 종종 등장하고는 했는데
그때마다 조금은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때는 아무 생각없이 읽었던 소설의 인용구에 나왔던 여인이 
이사람이었구나 싶어서 그 소설책을 다시 펴서 책의 내용을 다시 한번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속에 "샤넬코코"라는 여인은 정말 대단했다.
여성의 자켓에 주머니를 처음 단 사람..
여성의 치마 길이를 자유롭게 한 사람.. 
여성에게 바지를 처음입힌 사람..
그녀가 만든 샤넬 no.5는 향수는 아직도 사랑받고 있으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여인이 아닐 수 없다.

미인이라고 일컬어 지는 많은 여인들의 삶은 
정말 미인박명이라는 말이 맞는건지.. 
대부분의 이책의 여인들은 장수하지는 못했다. 
그중에는 정말 드라마틱하게 스카프가 자동차 뒷바퀴에 걸려서 
그자리에서 즉사한 여인도 있었다..
이걸 드라마틱 하다고 작가는 표현했지만... 글쎄..

이 책에 보면 옛날 왕정 시대나 공산주의 뭐 그런 얘기들이 나오는데.
비단 지금 시대만 해도 권력이라는 것은 정말 대단한것 같다.
권력이라는 것에 눈이 멀면 자기자식도 죽이고 며느리도 죽이고
그리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근친상간이 아무렇지도 않게 이루어졌던 
그시절은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책에서 유일하게 권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행복했던 여인이 있었는데 
바로 마리앙투와네트의 어머니 였다. 
그녀는 한나라의 왕이었고 남편또한 왕이라고는 하나 실질적으로는 
정치에 관심이 없어 그녀가 나라를 다스리고 권력을 휘둘렀다.
그러나 그녀는 현명하게도 남편에게 있어서는 한없이 순종적인 아내였기에 
그녀의 남편과 그녀는 행복하게 살 수 있었다고 한다.

50명의 여인들의 삶을 보면서 나도 이렇게 역사에 남는 여인이 될 수 있을까?
그렇게 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겠지만... 혹시라도 역사에 내 이름이 남는다면..
이책을 읽고 그렇게 될 수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