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잔인한 내용의 글을 쓸때도 우스꽝스럽거나 재미있는 모습으로 담는다.
소설에 어떤 내용을 담을 지라도 그의 글 속에는 알 수 없는 천진함이 있다.
향수라는 소설을 읽었을때 그가 저지른 짓은 정말 잔인하지만
그가 행하는 행동은 잔인할 지라도 주인공의 열정과 마음이 어딘지 모르는 천진함이 있었다.
이책에서는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모든것을 풀어내기에
그런 천진한 작가만의 느낌이 가득히 베어 있었다.
주인공은 그의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나에게 보여졌고,
그것은 나 스스로 그 사람들의 성격을 추론할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똑같은 행동을 보고 그가 생각하는 느낌과 내가 생각하는 느낌은 달랐고,
그것은 현실이 되어서 소설에 반영되기도 하였다. 정말 신기한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자세한 묘사와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설명해 주는
작가의 세심함은 소설을 읽으면서 깊이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이 소설속에서 처음 좀머씨를 마주했을때 나는 그의 기이함이나 행동의 언뜻 떠오르지 않아서..
그를 묘사하는 부분을 2~3번정도 다시 앞으로 넘겨서 읽기를 반복하였다.
그 다음 부터는 좀머씨가 나타나면 나는 자연스레 그를 떠올렸고,
그를 보는 소년의 눈으로 좀머씨를 볼 수 있었다.
책을 다 읽고나서 나는 그를 동네 미친 사람쯤으로 생각하던 나를 생각했고
그가 그렇게 된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그의 고통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