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 두고 내 머리속에 그리고 가슴속에 함께 기억될 책을 찾았다.
한구절 한구절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말들 속에 내가 기억해야 할
좋은 구절들이 너무 많아서 책을 읽으면서 그 구절을 잊지 않기 위해...
나는 다시 한번 소리내서 읽고 기억하려고 노력했다.

작은나무가 부모를 모두 잃고 나서 시작된 할아버지 할마니와의 산속에서의 생활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알 수 없는 자연과의 조화로움 그 자체였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해서 너무나도 무지한 나는
인디언들이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사는 모습에 나름의 진한 감동을 느꼈다.

책속의 인디언 소년은 너무 나도 맑은 마음과 천진함으로
나를 흐믓하게 미소짓게도 하고 그 천진함이 때론 너무 슬퍼서 
눈물을 한바탕 쏟아 내게 하기도 했다. 

한가지 한가지의 에피소드들이 다 알찼지만,
개인적으로 윌로존의 이야기와 소를 구매했던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와닿다.

직접해보고 깨닫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단지 이 에피소드에서의 할아버지가 하신 말뿐만 아니라,
할아버지의 모든 말들은 모두 내 가슴속에 와 닿아서
이 책을 읽고 제대로 된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책 속의 화자인 어린나무는 어려서 전부 이해할 수 없었던 것들에 대해서,
어느덧 20대후반의 어른이 되버린 나는 그래도 이해할 수 있는  뭔가를 많이 배웠다고 생각하기에,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으로 하여금 마음이 따뜻해 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든다.

몇 년전 친구의 선물로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란 책을 읽었었다.
그 당시 읽은것은 자주색 표지에 공지영작가가 쓴 여자이야기로
공감가는 부분이 많기도 하고 같은 여자로서 너무 와닿아서 그런지
같이 가슴아파 하면서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여자이야기를 다 읽고나서 남자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왜인지 그 당시엔 여자이야기만 읽고 남자 이야기를 따로 읽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얼마전 친구가 자신은  남자이야기가 더 좋았더라는 말을 듣고 
뒤늦게 남자이야기을 구매해서 이제서야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초반에는 전에 읽었던 자주색 책까지 들쳐보면서 느릿느릿하게 읽다가
내용이 중반을 넘어서서는 놓치 못하고 피곤도 잊은채 다 읽고나서야 잠들 수 있었다.

읽는 중간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계속 흐르고 있었고,
여자이야기도 물론 좋았지만, 막상 남자 이야기를 읽고나니,
남자이야기를 안 읽었으면 정말 후회 했을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책의 내용이 너무 좋았다.

7년이라는 시간... 생각만으로도 너무도 그 긴 시간동안 서로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했던 윤오와 베니.. 그리고 다시 준고와 최홍으로 돌아갔던 시간들..
이 책이 어떤 계기로 인해서 출판이 되었던지간에 국적이 다른 사람간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눈에는 그저 한남자와 한여자의 사랑으로만 보일 뿐이었다.

서로 다른 나라를 담아내야 했던 힘든 작업속에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나라를 느낄 수 있게 해준 두 작가..
단지 그나라의 모습만이 아닌 일본과 한국이라는것 이상의 
감정과 글을 보여준 공지영과 츠지 히토나리는
나에게 책에 감동 이상에 멋진 사랑이야기를 들려준 멋진 파트너였다.

하드보일드 하드 럭은 2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
비교적 적은 분량의 단편집이다.

첫번째 단편은 나른하면서 기묘하고 신비스러운 느낌이었다.
조금은 이상한 느낌과 이상한 꿈들.. 어떤게 꿈이고 어떤게 현실인지 모를..
묘한 분위기 속에서 여러가지 경험을 하게 되는 주인공..
모든것이 맞아 떨어지는 오묘한 날..그리고 이상한 경험들..

그것은 사실 두렵게 느껴진다거나
무서운 감정을 유발하는 복선들이 아니었다. 
애틋한 감정은 감정대로 그리운 감정과 후회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인간심리를 그대로 반영한 듯한 느낌이랄까..

악몽이라고도 할 수 없고 무서운 경험이라고도 말 할수 없는
죽은자와의 만남을 통해서 다시 남은 사람은 오히려 살아갈 힘을 얻는다.
담담한 내용속에서 좀 찡한 느낌이 들었다.

두번째 단편은 언니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였다.
사랑이 많고 정열적이었던 언니의 예기치 못한 병으로 인한 빠른 죽음
그것은 살아있지만 살아있지 않는 이상한 상태였다.

언니의 약혼자는 언니와이 약혼을 파기하고 시골에 내려갔지만,
장례식장에 다시 나타나 언니의 마지막을 지켜 주었다.
아버지에게 욕을 먹고 어머니에게 맞아도 그는 언니의 마지막을 지켰다.

소심하고 약한 그지만 마지막은 언니와 함께했다.
그중간 동생인 나는 정신없이 바쁜와중에 그의 형에게 호감을 느끼고,
언니의 죽음을 점점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면서 무기력하고 힘들었지만
사람들은 어느새 이만큼 성장해서 자신을 다독이고 다시 서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사람의 삶이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더 열심히 살고,
생각처럼 인생이 되지 않기 때문에 예기치 않은 일들에 더 당황하지만,
가끔은 예기치 않은 우연은 사랑을 가져오기도 한다.

죽음앞에서 초연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 중에서 가장 죽음에 대해서 현실적인 느낌으로 다가온 책이다.
개인적으론 두번째 언니의 죽음을 다룬 단편이 더 좋았다.
추억을 말할때나 얘기들이 왠지 아련한 느낌이랄까..

중간중간 삽입된 일러스트가 책의 내용과 맞지 않아서 
감동을 반감 시킨것 빼고는 별 다섯개 줄수 있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