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조작가의 그림일기이기도 하고 또한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28살 동갑내기 작가와 나.. 그래서 더 이책이 사고 싶었나부다.

20대 후반 그리고 20대 중반에 느꼈을 또는 느끼고 있는 
작은 감정과 생각들.. 내 친구들과 나누는 고민과 걱정거리들..
너무나도 공감가는 작은 이야기들에 웃음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중에 나를 가장 빵터지게 했던건 잘생긴 남동생 이야기.
 "너는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럽다고 말해서 어머니는 나를 두번죽이셨다."
야밤에 얼마나 크게 웃었던지.. 우리집에선 나 미친줄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빼어난 미모를 가지고 있지 않은 나이기에 이말이 왜 이리도 와닿던지..

이력서란에 쓸것이 없어서 이력서 대신 그림가득한 포트폴리오를 가져가서 
인턴이 아니라 그곳에서 전시회를 가졌다는 이야기에는 왠지 모를 벅참과 
조작가에게 갱장한 존경까지 느꼈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미술공부로 좀처럼 늘지않는 나의 실력에 
한숨만 푹푹쉬고 있는지라 나보다 저만큼은 멀리 있는 조작가가 너무 부럽다.
아직 붓도 한번 잡아 보지 못하고 열심히 연필질만 하고 있지만,
나도 언젠가는 하나하나 완성되어 가는 내 그림을 보면서 조작가처럼 설레일 수 있겠지..

자신만의 그림 스타일과 개성넘치는 글귀들 자신의 그림을 당당하게 여기는 마음..
이 책이 잘 팔리면 조작가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돈을 버는
아주아주 행복한 여자가 되겠구나 하니 한권 구매한 내가 다 흡족한 마음이 들었다.

20대 중후반을 살고있는 아직은 젊다고 그리고 철이 조금은 들었다고 생각하는 
우리들에게 친구같이 느껴지는 매우 다정하고 솔직한 그녀의 일기가 좋다.

포켓북 정도의 사이즈는 아니지만, 
A4용지의 반만한 사이즈의 작고 가벼운 책이다.

덕분에 가지고 다니면서 수시로 읽기에 매우 편해서
어느 가방에나 넣어가지고 다니면서 읽을 수 있었다.

뒤에 기록과 증언을 제외하고는 올 컬러로 되어있어서,
그림을 감상하기엔 부족함이 없었지만, 
편집 하시는 분의 센스부족으로 글자에 가독성이 좀 떨어지게 
편집이 되어 있어서 읽는 동안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다.
반 고흐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일생을 읽었다면 중간에 포기했을지도..

작은 검은 글씨에 레이아웃 또한 질서 정연하지 못해서
내용다음에 그림이 나와서 글을 읽은다음 앞으로 가서 
다시 그림을 봐야하는 수고를 여러번 해야했다.

내용면에서 보자면 반 고흐란 인간에 대한 불행과 
초라함 그의 불같은 성격과 광기에 초점을 맞춰서 그런지
그가 가졌던 인간적인 면이나 그의 성품에 대해서는
어딘지 모르게 조금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광기 어린 그의 모습은 수많은 다른 언론이나 책들을 
통해서 알아왔지만, 인간적인면에 대한 조명도 조금은 해주었으면 싶었다.

반 고흐에 인간적인 면을 조명한 조금은 따뜻한 느낌의 
반고흐의 일생이 담긴 책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

내 사랑 반고흐 37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그의 일생은 
그 누구보다도 드라마틱 하고 흥미롭지만,  
책 마지막에 눈물은 왜 나는지.. 나는 그가 너무 짠하다..

이 책은 잘못을 저지른 사람도 다시 살아갈 수 있으며
나는  이해할 수 없지만.. 삶에 대한 무한한 용서와 애정을 보여준다.

불륜을 저질러서 상대방의 배우자에게 상처를 줬지만,
결국 그 사람이 더 좋은 사람을 만나 다시 행복해 짐으로써 
불륜을 저지른 사람은 마음이 편해지고 안정을 찾게 된다.

섹스중독에 빠져서 섹스모임에서 마구 몸을 내어주며 피폐하게 
살아가던 한 여자가 몸이 안좋아 진 것이 계기가 되어 그 모임에 더 이상 참석하지 않고,
다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그러다가  좋은 사람을 만나서 결혼까지 약속하게 되지만
지난 과거의 사람들의 갑작스런 출연에 나름의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러던 중 사실은 그가 나의 과거를 알면서도 용서해 준것을 알게 되고
그에게 감사하는 마음과 더불어 나의 과거를 나조차 조금은 털 수 있게 된다.

이 두가지 에피소드 외에도 이 책안의 에피소드들은
어딘지 꺼림직하고 어둡고 기분나쁜 것들이었다.

바나나의 책중에서 가장 재미없게 읽은 책...

정서에 맞지 않는 내용들 속에서 찝찝함도 느꼈고, 
미리 사놓은 바나나의 책 2권을 당분간 집지 않게 될 만큼
이 책으로 인하여 바나나의 소설에 대한 나의 사랑은 식었다.

내가 내 자신을 용서 하는 일이 제일 힘들다는 말이 맞지만,
모든 잘못과 용서가 상대방으로 하여금 이뤄진뒤에 
그다음 나를 용서 하게 되는 것도 맞지만,
어디까지가 진정한 용서를 필요로 하는 경계인지에 대한 생각이든다.

실수의 범주와 절대로 실수 해선 안되는 선사이에서 
엄청난 일을 그저 방황이나 실수로 치부해서 무조건 용서되는 상황은
지독한 모순 같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